[기획] SOC 예산 축소, '일자리 창출' 정책과 엇박자

건설업 10만명 일자리 사라질 위기…선진국 SOC 투자 증가 눈여겨 봐야

홍세기 기자 | 입력 : 2017/09/05 [09:12]
▲     © 국토매일


[국토매일-홍세기 기자] 문재인 정부는 첫 예산안을 통해 복지·일자리 등 사람에 대한 투자는 대폭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물적 투자는 삭감하면서 건설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SOC 축소로 인해 10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일자리 창출 정책이 반대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올해보다 7.1%(28조4000억원) 늘어난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내놨다.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12.9%(16조7000억원) 늘어 전체예산의 34.1%에 달했다. 반면 SOC 투자는 올해보다 20%(4조4000억원)나 줄어 17조7000억원에 그쳤다. 

 

SOC 분야는 정부 예산안 기준으로 작년과 재작년 각각 8.2%, 6.0% 삭감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재임기간인 2017∼2021년 계획 연평균 -7.5%에 비해서도 삭감 폭이 큰 수준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OC 예산의 대규모 삭감 우려에 대해 "올해 SOC 예산 이월액이 2조원 초·중반대라 구조조정을 보완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SOC는 지역 일자리와 상관관계가 있어 필요하다면 예산편성 뒤에도 SOC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며 "공공기관 선투자를 통해 지역 경제와 고용에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건설과 마찬가지로 환경(6조8000억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15조9000억원) 분야도 각각 2.0%, 0.7% 줄어 감축 전환했다.

 

따라서 이번 예산안에서 정부는 SOC를 최대 희생양 삼아 복지 재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는 건설이 지금까지 보여 온 성장기여도를 고려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경제성장률 2.8% 가운데 60%에 육박하는 1.6%가 건설업이 견인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 회장인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3일 'SOC 투자 축소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기본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한 SOC투자의 정상화’를 주제로 SOC는 대규모 토목 건설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환경친화적 SOC 투자 체계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선진국 대비 부족한 SOC 투자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국제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SOC 투자는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복지와 대비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복지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아울러 향후 SOC 투자는 친환경, 복지, 사회 네트워크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적 시설물과 공간 개선 측면에서 투자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OC 축소 일자리 18만개 사라질 수도 '경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지난 달 9일 '지역 SOC 예산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지방 정부 SOC 예산이 12조원 넘게 감소했고 이로 인해 18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박수진 건산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SOC 투자는 경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저소득 계층의 일자리와 소득 창출, 국민 복지 증진, 미래 경제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건설업 취업자 중 약 70%인 120만명이 건설 기능인력과 단순 노무 인력으로 구성된 일용직 종사자"라고 역설했다.

 

선진국들의 SOC 투자 증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이 지난 2월 발표한 '한국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적정성 분석연구'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2007년 경제위기로 SOC 예산을 2.6% 감축했지만, 2009년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 고용창출과 생산력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꾸준히 예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무려 1조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헌하면서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영국은 2014∼2015년 기준으로 10여년 전보다 전반적으로 모든 SOC 부문에서 평균 33% 예산을 증액했다. 2009∼2010년 최고점을 기록했다가 유럽발(發) 경제위기를 직면해 큰 폭으로 줄었지만, 2014∼2015년에 다시 최고점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상건 국토연 국토인프라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사실 정부 부처 간 SOC 예산에 대해 보는 시각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부터 이뤄야 한다"며 "예산 규모로 접근하기보다는 도로와 철도 등 시설물의 현재 상태 및 수요 등에 대한 정밀진단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선제적인 정밀진단을 통해 노후 시설을 조기에 파악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향후 '미봉책' 또는 '졸속행정' 비판에서 정부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