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정책마당] 정희규 국토교통부 수자원정책과장

도시 물순환, 저영향개발로 회복하자

국토매일 | 입력 : 2017/09/05 [09:09]

[국토매일] 도시가 개발되면서 야기하는 물리적인 주요 변화중 하나는 불투수층의 증가인데, 지붕, 도로, 주차장 등의 불투수로 인해 본래 지표의 투수 및 자연정화기능이 상실된다. 지표에 다다른 강수의 자연스러운 침투가 차단되면서 지표 유출이 증가되고, 지체시간 없이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어 홍수, 가뭄과 같은 수재해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개발된 도시지역의 물순환은 자연상태와 다른 형태로 지속적으로 왜곡되어 왔다. 전국 불투수면적률 조사(2013)에서는 전국 불투수면적률이 개발시대 초기인 1970년 3%에서 2012년 7.9%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서울은 불투수면적률이 50%이며, 부천시 62%, 수원 49%, 목포 46% 등으로 조사되었다.

 

최근에는 도시 개발로 인한 주변 환경과 수문학적 변화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문제점들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LID는 유역 개발에 따른 환경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왜곡된 물순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침투, 저류 등 자연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소 기술(식생수로, 빗물정원, 습지, 옥상녹화 등)을 적용하여 개발 전 본래의 자연적 물순환 상태에 가깝도록 모사하는 최신 도시계획기법이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미 저영향개발(LID) 개념을 적용시켜 왔는데, 워싱턴주 레이시에서는 도시화에 따른 홍수피해와 하천오염을 막기 위해 무영향 배수배출 조례(Zero Effect Drainage Discharge Ordinance)를 제정하였다.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도시 개발 시 산림이나 자연 토지의 비율을 60%이상 유지하며, 저영향개발 기술을 도시 개발 계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개발 전·후의 물순환에 대한 영향을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도시 물순환 왜곡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처방안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최초로 아산 신도시를 분산식 빗물관리 시스템을 설치할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였다. 분산식 빗물관리시스템이 설치됨으로써 일강우량 15mm까지 전량 지하 또는 지상에 저장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아산시 평균 연 강우일수 107일 중 70%이상에 해당하는 약 80일 동안 신도시 밖으로의 빗물 유출이 없게 된다. 강우 시 처음 5mm까지는 지하로 침투시켜 지하수로 활용되고 다음 10mm까지는 지상 저류조에 저장되며 그 이상의 우수는 하천으로 방류된다. 따라서 하천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우수(강우시 초기우수 5mm)를 공공수역으로 유출시키지 않고 자연적으로 정화시켜 처리함으로써 하천수질도 개선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지자체 중에서 서울시는 2004년부터 빗물관리를 위해 추진한 법령·제도정비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본격적인 물순환 도시 전환을 추진하여 ‘시민과 함께 만드는 건강한 물순환 도시’라는 비전과 ‘자연 물순환 복원을 위한 빗물 표면유출 저감’을 목표로 빗물 마을 조성,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도 등 다양한 정책들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 및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수자원 관리·이용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물순환 문제 개선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을 위해 왜곡된 물순환 체계를 바로잡는 저영향개발은 필수적인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선진·개발도상국에서도 저영향개발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본 기술에 대하여 아직 우리나라는 도입·적용단계로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학술적·기술적·제도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점오염 개선장치, 유출저감 시설 등 요소기술 위주의 소규모 계획에서 벗어나 도시유역차원에서 계획되는 기술지침 수립과 연구·사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학계·산업계가 모두 참여하여 제도적인 정착과 사업의 확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정부부처의 공동연구를 활성화시키고 제도적 정착을 위한 통합된 기준마련이 필요하며, 시범사업을 면밀하게 계획하여야 한다.

 

신도시 계획과 도시재생 초기 단계부터 이수·치수·환경 전 분야에서 저영향개발을 장려하고, 열섬 저감과 탄소 중립에도 기여하는 그린 인프라 설계로 자연적 순응 기법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건전한 도시물순환 저영향개발 기술은 국내외 물산업 경쟁력의 체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미래 기후변화 대응 표준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