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

향후 국내 건설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3가지 특징

국토매일 | 입력 : 2017/07/27 [09:11]

" 2020년 이후 선진국형 건설시장으로 패러다임 변화 본격화"

 

▲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국토매일

[국토매일] 2020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은 선진국형 건설시장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건설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주요 특징은 노후 시설의 유지보수 수요 급증, 신축 시장 축소 및 질적 변화, 운영(O&M) 시장 성장 및 시공부문과 시너지 확대 등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2020년은 향후 건설경기 사이클상 불황국면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아, 불황국면 중에 건설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본격 시작된다는 점에서 국내 건설기업과 정책당국의 사전적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투자 기준으로 건설경기는 2017년 연말부터 2018년 상반기 사이에 후퇴국면에 진입하고, 2019~2020년 중에는 불황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국내 건설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3가지 특징별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특징 : 노후 시설의 유지보수 수요 급증

2020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은 노후 시설의 유지보수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지보수 공사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선진국형 건설시장으로 본격 전환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1990년대에 주택 200만호 건설,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건설투자가 급증했는데, 2020년 이후에는 사용한 지 30년이 지나 노후화되는 시설물이 급증하면서 유지보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자국 건설시장에서 유지보수 시장의 비중이 대체적으로 40~50% 수준이나, 현재 우리나라는 20% 이하 수준으로 추정되며, 2020년 이후 동 비중의 증가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유지보수의 수요는 재축(rebuild), 개축(renewal), 소규모 보수·보강 등으로 세분되어 시장을 형성하는데, 공공 부문은 예산상 한계 때문에 대규모 재개축을 통한 성능 개선보다는 소규모 보수·보강을 통한 소극적 대응에 그치는 경우가 많을 전망이다.

 

도로의 경우 2020년 이후, 철도의 경우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유지보수 비용이 과거의 완만한 추세선을 벗어나 급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예산상 제약 때문에 유지보수 수요가 바로 건설시장으로 연결되기는 어렵고, 당분간 소규모 보수·보강과 같은 소극적 대응에 그칠 전망이다.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때, 우리나라도 1990년대 신축되었던 수많은 공공시설들이 준공된 지 40년이 넘는 2030년 이후 대규모 재개축 필요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별도 기금 마련, 민간자본 투입 등의 논의가 증가할 전망이나, 충분한 재원이 확보되기는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민간 부문은 도심 노후 아파트, 상업용 빌딩 등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건축물을 중심으로 공공 부문에 비해 대규모 재개축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에 신축된 시설들의 사용 연수가 40~50년 지나면서 재개축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때 우리나라도 2030년 이후 상업용 빌딩이나 상가와 같은 다중이용시설 중 준공된 지 4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재개축 공사가 증가할 전망이다.

 

아파트의 경우는 9 · 1대책으로 재건축 가능 연한이 30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주택 200만호 건설정책 등을 통해 급증했던 1990년대 준공 아파트들의 재건축 시장이 2020년대 중후반을 전후한 주택경기 호황국면에 다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1990년대 준공된 아파트들의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것과 2020년 이후 주택보급률 향상, 신규 주택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재건축 사업성이 있는 아파트는 서울을 비롯해 지방 광역시의 주요 지역에 있는 아파트로 한정될 것이다.

 

둘째 특징 : 신축 시장 축소 및 질적 변화

신도시, 광역교통망 등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의 점진적 축소, 공공부문의 신축 예산 축소, 신규 주택 수요 축소 등의 영향으로 신축 건설시장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우선 공공 시장의 경우 향후 노후 시설의 유지보수 예산 급증으로 신축 예산 및 신축 공사 발주 축소가 우려된다.

 

민간 시장의 경우는 현재 약 40만호인 신규 주택 수요가 2030년에 30만호 수준으로 연평균 7~8천호씩 꾸준한 감소가 예상된다. 신규 주택 수요는 2030년대 중반을 전후해서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택 보유 비율 하락이 시작됨에 따라 감소세가 상당 폭 확대될 전망이다.  

 

203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신규 주택 수요의 감소세가 확대됨에 따라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시장도 동시에 상당 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경기 사이클이 통상 10년 정도임을 감안해 2030년대 중후반을 전후해 주택경기가 다시 호황국면에 접어들지라도 이때는 신규 주택 수요가 상당 폭 감소해 있어 재건축 수주가 과거와 같이 호조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울 강남권과 같은 일부 선호 주거 지역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재건축 시장이 다시 호조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030년 이후에는 아파트 건설시장도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재건축이나 수직증축 리모델링과 같은 대규모 재개축보다는 소규모 보수, 실내 리모델링, 보강 등과 같은 소규모 유지보수 위주로 시장이 점차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0년을 전후해서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택 다운사이징이 대규모로 발생해 대형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신축 건설시장이 점차 축소됨과 동시에 신축 건설시장에 질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향후 신축 건설시장은 첨단 기술, 마케팅 분석 기법, 사회 트렌드 등의 접목을 통해 일정 수준 신축 건설시장을 유지하는 형태로 질적인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건설기업이 첨단 기술, 마케팅 분석 기법, 사회 트렌드 접목 등을 통해 신축 건설시장을 창출해 나가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이 설계/엔지니어링, R&D, 마케팅 분석 등으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특징 : 운영 시장 성장 및 시공부문과 시너지 확대

향후 신축 건설시장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유지보수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건설기업들 중 일부는 유지보수 시장에 관심을 가짐과 동시에 운영(O&M) 시장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건축물의 경우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기업형 민간 임대사업의 법적 기반 마련에 따라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 임대관리 및 유지관리, 자산관리에까지 기업의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데, 해외 사례를 참조할 때 TSP(Total Solution Provider) 관점에서 시공사업, 개발사업 등과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사회기반시설(Social Infrastructure)의 운영시장은 급성장하지 않고, 민자사업 증가, 공공시설 위탁관리 및 민영화 등에 따라 점진적 성장이 예상되는데, 시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해외 신흥국 인프라 시장 진출과도 연계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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