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17 서울로’ 성공을 기대하며

국토매일 | 입력 : 2017/05/23 [09:50]

 

▲ 백용태 편집국장         © 국토매일

[국토매일] “원래 땅 위에는 길이 없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 사상가 루쉰

 

1970년 개통한 서울역 고가를 2017년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서울로 7017’의 개장됐다.


약 597억 원의 예산을 들여 3년여에 걸친 공사기간이 완료됐지만 예상과는 달리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있다. 미국 뉴욕 명소인 하이라인 파크를 한국에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현실은 무척 달라 보인다. ‘한국형 하이라인 파크’가 우려와 기대를 주고 있다.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주변 경관과 공원이 잘 어우러져 있다. 기본 골격인 철길과 주변 주택 그리고 예술인의 공간이 조화롭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하이라인 파크에 갔을 때 아늑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조용하고 운치 있었다. 하이라인 파크 자체가 여행 명소일 뿐 아니라 다른 주요 여행 명소와 연결시켜 준다고 한다.


반면 서울로 7017 주변 모습은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주변에는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철길 밖에 없다. 평일, 주말 모두 단체들의 시위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탄 기국’이, 현재는 ‘5·18 국가 유공자의 명단을 공개해라’는 시위가 매일 열리고 있다.


주말 서울역은 큰 가방을 짊어지고 KTX를 타러가는 사람 외에는 데이트 장소, 나들이 장소로 아무도 찾지 않았었다. 주변 식당은 직장인이 출근하지 않는 토·일요일 모두 영업하지 않는 곳이 많다. 서울로 7017과 주변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화제가 된 서소문공원이 있다. 서울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서소문공원도 주말에는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서울역 주변에는 관광지도 없고 ‘힙’(최신 유행이나 세상 물정에 밝은)한 감성의 식당도 없다. 고층빌딩숲과 오피스텔 그리고 직장인들의 ‘밥집’이 있을 따름이다. 젊은이, 관광객이 과연 강남, 홍대, 이태원 대신 이곳을 선택할지 의문이 든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운영되지 않고 흉물로 남겨진 폐선로를 재활용해 만든 공원이다. 반면 서울로 7017은 서울 교통의 핵심에 위치해 서울역을 기준으로 동서부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폐선로가 아닌, 차량 이용이 빈번해 막히기 일쑤인 필수 교통시설이었다.


이곳이 폐쇄되자 단번에 교통대란이 찾아왔다. 우회하는 차량 때문에 서울역 인근이 아니라 마포까지 차가 막히는 현상이 찾아왔다. 주변 직장인들은 서울로 7017이 반갑지 않다.


하이라인 파크는 생김새는 육교와 같지만 뜯어보면 공원에 가깝다. 조용한데다 앉을 곳, 누울 곳이 많다. 전망을 바라볼 곳도, 잠시 쉬어갈 가게도 있다. 2.4km에 달하는 길이는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려 산책길로도 적당하다. 하지만 ‘한국형 하이라인 파크’를 표방한 서울로 7017은 공원을 지향했지만 결과물을 보면 육교에 가깝다.


서울로 7017은 1024m로 비교적 짧다. 앉을 공간도 하이라인 파크에 비해 부족하다. 집회, 시위도 빈번한데다 차량과 열차로 인해 주변 소음도 시끄러운 편이다. 서울로 7017을 공원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주로 서울역 동부와 서부를 건너는 육교로 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로 7017은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했다. 원래 1930년대에 지어진 고가 철도인데 트럭 운송에 밀려 잡초가 무성한 흉물이 되자 철길에 꽃과 나무를 심어 신 개념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새 고가 보행길이 ‘서울로 7017’이란 이름으로 시민에게 개방됐다. ‘7017’은 서울역 고가도로가 탄생한 1970년의 70과 새롭게 태어나는 17개 보행길의 17을 합친 숫자라고 한다. 국내 최초의 공중 보행길 이자 보행 안전법에 따른 첫 보행자 전용길이다. 645개 원형 화분의 꽃·나무가 228종 2만4085주에 달하는 공중 정원이다. 밤에는 파란 조명을 켜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수 길로 변신한다.

 

찻길에서 사람 길로 바뀐 서울로 7017은 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 기여할 것이다. 훗날 역사에서 ‘사람 중심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힐지 시민의 발걸음에 달려있다. 그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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