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담]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도시재생, 시대적 트렌드이자 소명…지속성과 인내심 필요

변완영 기자 | 입력 : 2017/04/18 [08:49]
▲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 변완영



‘상생·협약’으로 젠트리피케이션 극복

주민자생력을 키우고 수익모델 창출해야

 

[국토매일-변완영 기자] 서울시는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영등포·경인로 일대 등 2단계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인 중심지재생지역 7곳, 주거지재생지역 10곳 등 총 17개소를 최종 확정해 지난달 10일 발표했다.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은 지역사정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2017년~2021년까지 5년간 총2000억 원 내외의 마중물 사업을 지원한다. 서울형 도시재생 1단계가 쇠퇴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2단계 사업지는 도심을 물론 동북·서남권 등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서울형 도시재생을 서울 전 지역으로 본격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재생이 재개발, 재건축을 대체하는 단어로 점차 익숙해져가고 있다.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면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재생의 큰 줄기이다. 다시 말해 사람 중심의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제고함과 동시에 쇠퇴한 지역을 역사, 문화적인 측면에서 살리는 작업이다. 서울형 도시재생의 기본방향은 함께 잘 살고, 함께 행복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도시재생의 최전선에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을 만나서 도시재생의 트렌드와 과제를 짚어보고 극복할 문제점과 방향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진 본부장과 일문일답이다.

 

- 도시재생에 대해서 서울시가 관심이 많다. 본부가 설립된 지 2여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가시적인 성과물은 무엇인지?

 

2015년 1월 시작해서3년째 접어들고 있다. 같은 해 12월 2025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했다. 첫해에는 조직 출범해서 기반을 다지는 해라서 조례제정, 센타 설립, 전략기획 등을 했고 서울역 역세권 일대, 세운상가일대, 창신·숭인 일대 등 1단계 13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서 2016년에는 주거지형으로 창신숭인, 중심지형으로 세운상가를 시작했다. 

 

- 올해 집중적으로 할 일은 무엇이고 예산확보는 어느 정도인지?

 

올해부터는 도시재생을 본격적으로 해나가면서 고민은 도시재생이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게 끌고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즉, 초기에는 주민참여, 협력을 이끌어 가는데 방점을 두어 행정이 4-5년 동안에는 케어(care)하지만 행정이 빠져나간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주민스스로가 지속가능하게 만들어갈 것인가. 그리고 주민스스로 자생력을 기를 수 있게 수익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 13개 추진 올해17개 추가지정으로 ‘도시재생 특별법’에 의한 총 30개 사업이고  예산이 대략 5천억 원 정도이다. 예산은 이미 연차별로 모두 확보돼 있다.

그리고 ‘도시재생 특별법’이 아닌 주거환경관리사업, 성곽마을 재생사업, 노들섬 특화사업, 한강개발 및 협력사업 등에 총 5천억 원 정도해서 거의 총 1조 원을 5년 동안 도시재생에 사용하겠다는 박시장의 의지를 보인바 있다. 

 

-재건축, 재개발보다는 재생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인지도가 떨어지고 생소해 하는 것 같다.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나 관심을 유도하기위한 전략은?

 

그동안 도시 관리의 툴이 개발이었다. 조선시대 4대 문 안이 10만~20만정도 600여년을 이어왔다, 그리고 6,70년대 개발되면서 천만이 되었죠. 성장과 개발과 확장의 시기를 거쳐 왔다. 2008년 금융위기이후에 저성장·저고용·저출산 시대에 도시가 저성장시기를 맞이했다. 

 

이제는 도시가 개발과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강남처럼 재건축할 부분과 강북처럼 사업성 있는 곳은 재개발해야하는 부분의 중간지역에 놓여있는 곳은 어떻게 할 것 인가하는 고민이 있다. 그대로 놓아두면 기반시설은 노후화되고 주거환경 열악해지며 삶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노출된다. 이 부분을 관리와 보존중심으로 재생해야한다. 결국 개발만 가지고는 안 되고 관리도 병행해야한다.

 

처음에는 담장에 페인트와 벽화정도였지만 지금은 기반시설 리뉴얼하고, 주택 리모델하고, 골목 상권 살리고, 공동체회복하고, 지역역사자원 발굴과 연계해서 산업화해야 한다. 이것이 곧 재생인데, 재생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보인다.

깊이 들어가서 느껴야한다. 구체적인 사례로 ‘다시세운’세운상가는 1969년에 지어진 한국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인데, 80년대 강남개발 90년대 용산전자상가 생기면서 쇠퇴했다, 재개발을 구상했지만 저성장시대에 사업성이 안 되고, 소유권이 복잡해서 아노미상태였다. 그래서 재생차원에서 그대로 보존하면서, 리모델링하고 데크를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묘에서 남산까지 1Km 보행길 살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산업을 들여다보니 7천개 산업 2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전기, 전자, 금속, 조립, 가공, 조명, 음향 등 다양한 업종이 제조, 유통, 판매가 복합된 형태로 들어서 있지만 낙후돼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오고 있는데 이곳에는 기술자들이 많았다. 과거에는 기술자들의 포지션이 있었는데 지금은 디지털화되고 대량생산체계가 되면서 기술자들이 설자리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곳은 ‘핵무기 빼고는 다 만든다’는 설이 있는 기술력과 다양한 재료들이 산적해있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많고 트렌드를 가진 젊은 청년들이 투입되면서 장인들의 기술력과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결합해서, 세운상가가 신산업육성의 혁신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말씀하신 것처럼 재생이 자세히 들여다봐야하고 장기적이고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시의 도시재생 홍보 방법은?

 

재생은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것도 아니기에 마을공동체를 이끄는 일꾼들과 역량 있는 주민들을 발굴해서 그 지역을 위해서 협력할 인재를 키워나가야 이들이 주체적으로 재생사업을 해 나간다. 모든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마인드를 가진 핵심적인 분들이 해야 하고 꾸준히 발굴하고 주체들을 키워야한다. 실제로 이런 주체들이 많지만 지역이 넓기 때문에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 젠트리케이션 현상으로 상인, 건물주,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세운상가는 작년에 사업 착수하면서 건축주, 서울시, 자치구가 적정 차임을 유지하자는 ‘상생협약’을 맺었다. 성수지역 같은 경우도 성동구에서 조례도 제정하고, 해방촌도 협약을 맺었는데 상생협약은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 마장축산물 시장에서는 이미 건물주의 50%이상이 ‘상생협약’에 동의했으며, 용산전자상가도 상인연합회·시설주·시와 구가 협의체를 구성해 임차상인의 권리를 보호하기로 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법적으로 임대료상한선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못하다. 법적인 효과가 없더라도 약속으로 지키는 것이 더 우선할 수 있다. 서로약속을 지키면 법 이상으로 잘 지켜 질것으로 확신한다. 사회적으로 시민의식이 올라갈 것이다. 법으로 정해지면 좋겠지만 법만 바라볼 수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창신·숭인지구에는 구조가 복잡해서 협약을 맺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창신숭인은 봉제 산업, 주거 등 다양한 업종들이 있어서 만만치 않다. 그래서 디테일한 고민이 필요하다. 뉴타운 지정할 때와 해제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점차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 주민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과 민간의 참여는 어느 정도로 하고 있는지?

 

지역재생협동조합을 만들어가고 있고, 주민 참여형으로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센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 1단계는 관주도로 했지만 2단계 할 때는 주민역량사업을 먼저 해서 후보지28개중 거의1년 정도 주민역량, 거버넌스를 같이해서 갖추어진 곳 17개를 선정했다. 그래서 2단계부터는 주민의 참여와 역량이 갖춰져서 출발하기에 사업수행이 좀 더 수월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든다.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들의 역할이 중요한 주거지재생은 6개월간 19개 지역 주민 모임 1500여명이 참여해 도시재생 공감대형성을 위한 주민설명회와 마을축제, 공동체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주민제안공모사업 등을 시행하면서 주민중심의 도시재생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단체와 서울시가 중복된 사업은 없는지? 또한 어떤 협조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자치구에서는 꼭하고 싶은데 재정 등으로 자치구 혼자서 어려운 곳이 2단계 중심지형이 다수 포함돼 있다. 중심시가지형은 역사·문화적 의미가 있거나 도심활성화의 잠재력을 지닌 곳 6개소가 선정됐다. 예컨대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마장축산물시장 재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용산구전자상가(상가활성화를통한 지역경제 살리기), 금천구 독산동 우시장(서남권 특화상권조성), 동대문구 청량리·제기동 일대(역사와 시장 관광자원화), 강북구4.19사거리일대(자연·역사·문화·공동체등 신 연계관광 중심지) 조성 등 자치구에서 바라는 것을 시와 자치구가 함께한다. 주거지형은 주거환경이나 인프라형성 등은 주민들과 함께해야하기 때문에 자치구가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중심지형은 서울시도시계획과 종합적으로 맞아야 하니까 서울시가 협조해줘야 한다. 

 

- 중앙권력을 지방에 이양해주는‘분권형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그리고 SH공사의 역할은?

 

재정을 포함해서 권력배분이라는 것이 중앙과 지방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재생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중앙정부는 재정정적 지원측면을 강화하고, 지방정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서울시차원에서는 도시적 중심지, 경제 기반형은 서울시가 주도하고, 주거환경은 자치구에서 역할의 배분이 필요하다. 지방으로 갈수록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창신·숭인 앵커시설을 비롯해서 서울역고가일대 재생도 SH에서 하고 있어서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SH는 공익이 우선하지만 수익성이 없다.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야하고 수익을 재투자해서 다시 재생을 하는 식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야 진정한 ‘공공 디벨로퍼’의 기능과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 원 도심을 살리는데 실패사례도 있는데..

 

원도심이 쇠퇴하는 이유는 수도권으로 고급인력이 빨려드는 부분과 혁신도시 등 도시외곽을 개발하다보니 인적 자원이 외부로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이고 원천적인 고민을 하지 않은 체 재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질적인 재생을 한다면 밖으로 나간 인력을 끌어들이면 성공할 수 있다. 지방전통시장재생도 성공사례가 종종 있다. 이런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

 

- 도시재생의 계속성을 담보하는 방법과 나아갈 방향은?

 

재생은 시대적 트렌드이고 소명이다. 재생 말고는 새로운 도시 관리 툴이 없다.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철학이지만 중앙정부에서 특별법까지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3단계 주거지재생사업을 위한 준비단계로 희망지사업은 3월에 공모하고 4월에는 선정예정이다. 지역별 8천~1억2천만 원을 지원해 도시재생주민교욱, 주민제안공모사업 등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하겠다. 희망지 사업 지원자격은 10인 이상 주민모임과 지원단체가 공동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현재는 도시재생기금 등이 다른 부분보다는 적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금도 커지면서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지방 같은 경우 역사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원 도심을 살려야하는데 중앙정부의 재생적 지원 하에 원 도심을 적극적으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물리적 재생만이 아닌 경제, 사회, 문화를 포괄하는 인문적 재생을 통해 공동체의 복원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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