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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존 건축물의 내진(耐震) 보강을 촉진해야

기존 건축물의 내진(耐震) 보강을 촉진해야

국토매일 | 입력 : 2017/04/04 [18:21]

 

▲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토매일] 지난해 경북 경주 인근에서 진도 5.8의 강한 지진이 발생한 이후, 건축물 및 기간시설물의 내진(耐震)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지진이 증가하고 있는데, 1980년대에 비하여 2010년대의 지진 발생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지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으며, 내진 대책도 주로 고층 건축물이나 원자력발전소 등 중대 시설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진에 의한 인명 피해는 내진설계 등이 취약한 3층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집중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내진 대책의 중요성은 외국의 피해 사례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에 발생한 진도 7.0 규모의 아이티공화국 지진에서는 10만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2007년의 중국 쓰촨성 지진은 진도 7.8이었는데, 8만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반면, 일본에서는 1995년 고베 대지진의 경우 진도 7.2였는데, 사망자는 6천명 수준이었다. 또, 2011년 거대한 쓰나미를 동반한 후쿠시마(福島) 대지진은 진도가 무려 9.0을 넘었는데 사망자는 1만 5천명 수준이었다. 

 

지진 발생시 인명 피해와 더불어 사회기간시설이 붕괴될 경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려면 내진설계나 내진 보강과 같은 사전적인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지진·화산재해대책법?이나 ?건축법? 등을 통하여 신규 시설물이나 건축물의 내진 성능 확보를 추진하여 왔다. 예를 들어 신축 건축물의 경우 1988년에 6층 이상 10만㎡ 이상에 대하여 내진설계를 의무화한 이후, 2017년부터는 2층 이상 500㎡ 이상의 건축물까지 내진설계를 확대하였다. 

 

반면, 기존 시설물 및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은 매우 미흡한 상태이다. 국민안전처에 의하면, 2016년 현재 공공시설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은 46% 수준인데, 이 가운데 학교시설은 내진성능 확보율이 3%에 불과하다. 또, 송유관이나 전기통신, 수도시설, 그리고  철도, 공항 등 기간시설물의 내진성능 확보율도 매우 낮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강진(强震)이 발생할 경우, 국가기간시설이 마비되는 등 심각한 사태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

 

민간 건축물은 더욱 심각한데, 2016년 현재 총 698만동 가운데 내진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48만동 규모로서 7%에 불과하다. 특히 단독주택의 내진성능 확보율은 3% 내외로 극히 낮은 편이다. 이는 일본의 경우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이 82%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민간 건축물의 내진 성능을 개선하려면, 일정 부분 건축주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내진설계 대상이 아니었으나, 현행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내진 보강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내진 성능 보강을 강제하는 것이 요구된다. 

 

대형 건축물 뿐만 아니라 중소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도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소규모 주택은 대부분 지진에 취약한 조적조(組積造)로 시공되고 있다. 따라서 강진(强震)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주택에 대하여 내진성능 진단이나 구조 보강을 확대하려면, 세제나 금융 지원 등을 통한 제도적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민간 건축물의 내진성능이 보강된 경우 ?지방세특례제한법?에서 취득세 10% 및 5년간 재산세 10% 감면 규정을 두고 있으나, 거의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세 감면 확대 등 실질적인 유인이 될 수 있도록 세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기존 건축물의 내진 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자금 보조를 비롯하여 대출,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제도를 두고 있다. 특히 내진 진단 비용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2/3를 부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내진 보강을 활성화하려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소요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주거환경개선자금이나 국민주택기금 등의 활용도 검토해야 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특별수선충당금을 확충하여 내진 보강을 실시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한편, 내진 보강을 위하여 과도한 비용이 소요될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구조안전상 위험이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재건축을 통하여 내진 성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기존 건축물을 재건축할 경우, 그동안 건폐율이나 용적률, 층수 등과 같은 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존 건축물에 대한 특례를 확대하여 재건축을 통한 내진 보강 사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인?허가시에도 내진 보강을 전제로 층수나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끝으로 지난해 경주 지역의 강진(强震) 이후 지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바 있으나, 최근 내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사그라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이 7%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주 지진 사태는 언제든 더 큰 참화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기존 건축물의 내진 보강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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