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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위기 빠진 설비조합

국토매일 | 입력 : 2017/04/04 [17:51]
▲ 백용태 편집국장           © 국토매일

[국토매일] 전문건설업종 중 유일하게 기계설비업을 대표하는 보증기관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 한일건설 경영악화로 인해 공사이행보증 3228억원을 보증해준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은 조합 태동 이후 최대 경영악화라는 좌초 위기에 빠졌다.

 

3228억원은 한일건설 17개 공사현장에 공사이행보증을 발급했고, 그중 계약보증금 24억원과 선급금 22억원이 지급된 상태다. 문제는 남은 공기일정에 따라 발생되는 리스크를 얼마나 줄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17개 공사현장이 준공될 시점까지 모든 책임은 조합이 짊어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일건설이 2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개시를 신청했다. 이번 한일건설 경영악화는 고의적 이라는 색깔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지난 2015년 4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기록이 있다.

 

이런 전과 기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합은 신규 회원사로 받아들였다. 기계설비건설업이 아닌 종합건설업을 받아들인 것은 다름 아닌 수익창출 다변화를 꾀한다는 일환으로 보증서 발급이 어려운 종합건설사(종건사)들을 유치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그렇다보니 신용평가가 낮은 등급 또는 보증한도가 적은 종합건설사들에게 보증의 문을 열어준 셈이 됐다.

 

‘소탐대실’.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말이다. 결국 보증수수료 20억원 챙기고 그 대가로 몇 십 배를 물어주어야 할 신세가 됐다.

 

기업이 부도나는 것은 보증기관으로서는 불가항력이다. 그러나 경영상태가 부실한 기업은 그만큼 위험확률이 높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익구조 확대라는 명분은 어쩌면 위험한 장사가 많은 이문을 남긴다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조합은 지난해 15개 종건사를 신규로 가입, 약 1000억원의 보증서를 발행했고 이를 통해 보증수수료만 약 20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문제는 또 있다.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조합 경영의 독립성이다.

 

조합 최고경영자는 이사장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운영위원장이 최고 결정권을 행사한다. 중요안건들은 모두 운영위 거쳐 승인을 받아야하며 그런 측면에서 위원장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이번 사건 역시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안 받았느니, 구두보고만 했느니 하는 말들이 무성하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종건사들을 신규 회원으로 받지 말았어야 했다. 이들을 통해 보증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고 그런 공로로 지난달 총회에서 임기 3년을 마친 김기석 이사장을 1년 연임시켰다. 그러나 이사장은 이번 사건의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결과적으로 운영위원회는 종건사들의 신규가입을 인정해준 것이며 그 책임 또한 운영위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시각에서 조합은 이사장 부임 초부터 노사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지난해 70일간이라는 최장 노조파업을 기록했고 마침내 조합 폐쇄라는 위기를 겪었다. 그 과정 속에서 경영진과의 불신의 벽은 끝내 깊은 상처로 남고 말았다.

 

이번 사건 역시 조합의 내부분열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경영진과의 소통부재 그리고 임직원들과의 신뢰부재 등이 이 같은 결과의 근본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조합의 진로가 새로운 수술대에 올랐다. 피해규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손실규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 해법은 경영진과의 소통, 신뢰 회복이 급선무일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먼저 조직화합을 주문해본다. 그리고 모두의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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