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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 이언구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장

4차 산업사회에 대비한 미래전략을 준비해야...

국토매일 | 기사입력 2017/01/26 [14:15]

[기계설비] 이언구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장

4차 산업사회에 대비한 미래전략을 준비해야...

국토매일 | 입력 : 2017/01/26 [14:15]
▲ 이언구 원장     © 국토매일

[국토매일] 작년 이맘때,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2016년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국내소비가 개선흐름을 보이면서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남북관계도 개선되고, 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IT산업을 중심으로 창조경제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는 반대로 나타났다.  3%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경제성장률은 2% 중반에 머물렀고,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으며, 창조경제는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레토릭으로 밝혀졌다. 

 

주요 산업의 실적만 살펴보더라도,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조선산업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고, 국제경쟁력을 갖췄다던 해운업도 하루아침에 몰락하고 말았다.  국가경제를 견인하던 전자산업은 갤노트7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세계5위를 자랑하던 자동차산업도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인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건설산업이 고군분투하였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2%대의 경제성장도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016년도 건설산업의 전망은 비교적 부정적이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9%에 머물고, 국내수주는 10.6% 감소하며, 해외건설과 주택건설투자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016년에 건설투자는 10.8%가 증가하면서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GDP성장률의 50% 가까이를 건설산업이 담당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와 같은 건설산업의 선전은 민간건축, 특히 주택건축경기의 호조세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이와 함께 지난 수년간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통하여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2017년이다.  정부기관과 민간연구원 및 해외기관들 모두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회의적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2.6%를 예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이보다 낮은 2%대 초·중반대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1%로 전망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5%,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 LG경제연구원은 2.2%를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2.5%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0%에서 2.6%로 낮추었는데, OECD가 2017년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3.4%로 전망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SOC예산감축에 따른 토목 및 공공발주의 감소와 해외건설플랜트의 부진 및 국내 주택시장의 위축 등으로 인해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1.8%에 그쳐 경제성장률에도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LG경제연구원). 건설수주액도 작년에 비해 13.6%(건설산업연구원)에서 많게는 18%(현대경제연구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에서는 SOC예산의 60%를 금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함으로써 건설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방지하고, 필요시에는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국내정치의 불확실성과 급격한 대내외환경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와 같은 예측이 꼭 맞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올해 건설경기는 지난 2년간의 상대적 호황과 비교해볼 때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은 분명하다.  

 

혹자는 건설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  지난 수백년간 수많은 산업이 흥망성쇠를 거듭하였지만, 건설산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온 필수불가결의 산업인 것이다.  특히, 산업사회의 전환기에 있어서 건설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즉, 공업생산과 화학, 전기산업의 발전 및 대량수송과 노동분업, 그리고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대변되는 1, 2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건설산업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인터넷과 환경, 금융, 서비스산업의 발전으로 촉발된 3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는 첨단, 고성능, 초고층, 인텔리젼트, 친환경건설 등을 앞세운 새로운 패러다임이 건설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제 세계는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AI(Artificial Intelligent, 인공지능), 융복합(Convergence) 등으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은 20년, 30년 후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다.  일례로, 4차 산업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이미 시제품들이 여러나라에서 거리를 누비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3사도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자율주행자동차의 보급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이상으로 클 것이다.  교통시스템의 변화에 따른 도로/교량/터널 등 토목인프라의 전반적인 개선은 물론이려니와, 주차시설의 획기적 변화에 따른 건축공간의 전반적 재구성이 뒤따를 것이다.  이밖에도 드론, 로봇, 가상현실, 신소재, 바이오,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기술들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건설산업이 감당해야할 변화의 크기는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면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미래기술 확보에 소홀히 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추락할 것이며 건설은 그야말로 사양산업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올해 건설경기가 다소 위축될 것이라고 해서 의기소침해 하거나 주저앉을 필요는 없다.  잠깐 숨을 고르면서 페이스를 조절하고, 힘을 기르면서 앞을 내다보는 장거리 레이서의 전략처럼, 산업의 현황과 실태를 살펴보고, 4차 산업사회의 도래에 대비한 미래발전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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