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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고속철도 개통 40일’ 세미나… 때 이른 자화자찬?

국토교통부·교통연구원, 19일 ‘철도경쟁 40일의 기록’ 주제 세미나 개최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17/01/19 [17:56]

‘수서고속철도 개통 40일’ 세미나… 때 이른 자화자찬?

국토교통부·교통연구원, 19일 ‘철도경쟁 40일의 기록’ 주제 세미나 개최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7/01/19 [17:56]

 

 교통연구원 발표 자료, 긍정적 분석 일색… “경쟁 아닌 담합 우려해야” 지적

 

▲ '철도 경쟁 40일의 기록, 철도 르네상스의 서광을 확인하다' 세미나 모습      © 조영관 기자

 

[국토매일-조영관 기자] 지난달 9일 SRT 개통으로 117년 철도 역사상 최초로 철도 경쟁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SRT 운행 이후 40일간의 기록을 되짚고 향후 보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때 이른 세미나 개최로 성과를 내세우기 위한 ‘자화자찬’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철도경쟁 40일의 기록, 철도 르네상스의 서광을 확인하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비롯해 주종완 국토부 철도운영과장, 오재학 교통연구원 연구부원장, 최진석 교통연구원 철도안전산업연구센터장 등 정부 및 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진석 센터장의 발표에 따르면, SRT는 개통 이후 지난 12일까지 5주간 총 152만여명이 이용했다. 이는 일평균 4만3352명으로 경부선 3만3601명, 호남선 9751명이 이용한 것이다.

 

SRT 개통으로 KTX의 전년 실적 대비 경부선·호남선 이용객은 일평균 2만8431명 감소하고, 지난 5주간 총 99만4453명이 줄었다.

 

SRT의 1일 최대 공급좌석수는 7만8720석으로, 코레일이 ㈜SR에 임대한 22편성의 KTX-산천 좌석 3만7433석을 감안할 때 수서고속철도 개통으로 순증가한 좌석수는 최대 4만1287석이다.

 

최진석 본부장은 이용객 변화와 관련해 “철도는 수요가 경쟁을 만든다는 기존 경제학자들의 법칙보다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아직까지도 통하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SRT 개통이라는 공급으로 철도 수요가 증대돼 철도 시장 발전을 가져왔다고 자평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장호 한국교통대학교 교수의 <철도경쟁 도입의 배경>과 최진석 센터장의 <철도경쟁 40일의 기록>의 주제 발표 후 김형진 연세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주종완 국토부 철도운영과장,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수, 김성수 철도서비스 시민평가단 간사, 이충일 조선일보 도시·교통전문기자 등이 참여해 토론이 진행됐다.

 

그렇다면 정말 국토교통부와 교통연구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SRT 개통은  ‘철도 르네상스의 서광’일까. 이번 세미나는 SRT 개통에 따른 향후 국내 철도 산업의 전반을 되짚어본다는 취지로 열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RT가 개통한 지 100일은커녕 5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철도 르네상스’라는 거창한 명칭까지 붙여가며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이 세미나를 연 것은 시기상조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나아가 실적 홍보를 위해 자화자찬하는 격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심지어 교통연구원에서 발표한 통계자료가 부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SRT 개통은 이른바 ‘신의 한 수’다. 하지만 수서고속철도 구간은 평택 분기점까지일 뿐 부산과 목포까지 KTX와 공동선로는 물론 공동으로 역사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말하는 ‘경쟁’은 정작 허울일 뿐 ‘담합’으로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SRT 브랜드 명칭이 이용객들로 하여금 이해의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려운 명칭에도 홍보가 부족해 일반인들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코레일의 실패 사례인 KTX광명역을 반면교사삼아 수서고속철도 동탄역과 지제역의 접근성을 감안해 광명역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KTX 비해 SRT 이용객들의 주중 업무출장 통행목적이 적다는 교통연구원의 분석에 대해서는, 아직 서비스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SRT 정기권’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인 ㈜SR 방종훈 홍보팀장은 본지 통화에서 “정기권은 하나의 정책이자 제도이기 때문에 열차가 개통된 지 한 달 조금 지난 시점에서 아무 근거나 데이터 없이 제도를 확정해버리면 이용객들에게 오히려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기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단계는 아니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이날 토론에서 철도 경쟁에 대해 “올해 공역역사에서 공정하게 운영이 일어날 수 있도록 공동역사 활용기준을 마련하고, 선로를 배분할 때도 어떤 식으로 두 운영사가 적절하게 경쟁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종완 과장은 또 “이번 세미나가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사실 올해를 SRT 개통원년으로 보고 SR은 운영자체가 안정화되면 전략적으로 운송계획을 어떻게 짤 것인지 좋은 서비스를 할 것인지의 연구를 하는 등 전략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RT 개통과 관련해 최정호 차관은 “철도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워 철도 종사자들로 하여금 질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늘려 결국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철도를 만들고자 하는 게 철도 경쟁 도입의 목적”이라며 “철도 경쟁이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은 만큼 정부에서도 철도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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