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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번째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고비용·기술국산화 미비

장점-무진동 높은 정숙성, 단점-높은 전기료, 악기상에 취약

김진우 기자 | 기사입력 2016/02/24 [14:21]

세계 2번째 도시형 자기부상열차…고비용·기술국산화 미비

장점-무진동 높은 정숙성, 단점-높은 전기료, 악기상에 취약

김진우 기자 | 입력 : 2016/02/24 [14:21]
▲ 무료운행하는 인천 자기부상열차 © 국토매일

[국토매일-김진우 기자]자기부상열차는 직접 레일에 철제차륜이 굴러가는 기존철도와 다르게 강력한 전기에너지를 자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열차를 궤도와 일정 간격을 띄워 운행한다.
 
자기부상열차의 장점은 기존 철도와 다르게 레일과 마찰하지 않아 소음 진동이 없다. 또한 속도를 높일수록 차륜이 레일과 밀착되지 않고 헛돌아 높은 속도를 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자기부상열차는 이런 단점이 없으며 일본에서는 이미 자기부상열차로 시속 600km/h 이상 달성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1993년 대전엑스포를 운행하는 시속 40km/h급 자기부상열차를 시험 운행했으며 2006년 국책사업 계획으로 확정했다. 이후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 컨소시움은 영종도에 자기부상열차를 유치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하고 5개 지자체와의 유치경쟁 끝에 자기부상열차 후보지로 선정됐으며 2010년 2월 착공 후 6년 만인 지난 3일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개통했다.
 
인천 자기부상열차를 건설하는데 투입된 예산은 3,138억원이며 자기부상열차 개발비용과 신호시스템을 접목시키는데 약1,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으며 열차 도입비용은 1량당 50억원이다.
 
▲ 자기부상열차 노선 © 국토매일

조용하고 정숙했던 인천 자기부상열차
 
최근 본지 기자는 인천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했다. 인천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역부터 용유역까지 6개역이 있고 6.1km구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시험운행이기 때문에 승객들에게 운임을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평일 오전임에도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자기부상열차 내부로 들어섰다. 한쪽은 여느 지하철과 비슷한 일자형 벤치가 적용됐고 다른쪽은 공원에서 볼 수 있는 타원형 벤치가 적용된 걸 제외하면 일반적인 경전철과 큰 차이가 없다.
 
자기부상열차는 궤도에 밀착된 열차가 출발 시 궤도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소음이 유입되지만 역을 벗어나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조용하고 진동이 없어 기존 전철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 설계최고속도는 110km/h이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시속 70-80km/h 곡선 구간에서는 시속 30-40km/h 속도를 유지한다.
 
종점역인 용유역을 통과한 자기부상열차는 출발역인 인천국제공항역으로 되돌아간다. 기존 철도는 현재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옮길 때 분기기를 통해 다른 궤도로 이동 가능하다. 반면 자기부상열차는 복선 궤도 사이에 있는 대각선 방향 궤도구조물 따라 궤도가 자동적으로 연결되면서 열차가 이동된다.
 
인천 자기부상열차는 현재 8량 4편성 도입한 상태지만 현재 운행되는 자기부상열차는 4량 2편성이 운행중이다. 운행 중 특이한 점이 있다면 호텔 등 건물이 밀집된 지역을 통과하는 경우 호텔 투숙객들의 프라이버시 고려해 해당 구간에서 미스트 윈도우(Mist Window)가 활성화되어 차창 밖을 볼 수 없고 건물 밀집 구간을 통과하면 미스트 윈도우 기능이 비활성화되어 차창 밖을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약 15분 소요되며 무인운전(Driverless)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유사시 승객들을 대피하고 수동조작이 가능한 승무원 1명이 탑승한다.
 
베타테스트를 벗어나지 못한 인천자기부상열차
 
인천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되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2번째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개통식 시험운행부터 최정호 2차관을 포함한 귀빈들이 탑승한 열차가 갑자기 멈추는 굴욕을 겪으면서 “아직 완전히 시험테스트를 끝내지 않고 무리한 운행을 하는 것인가?”라는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또한 납품된 자기부상열차 핵심기술 대부분을 국산화하지 못해 외국 기술을 들여와 일부 수정하는 수준이며 자기부상열차 신호시스템은 국내 독자기술이 없어 일본 교산에서 개발한 ATP/ATO 시스템을 토대로 포스코 ICT에서 인천 자기부상열차 운행환경에 맞게 데이터를 수정 적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천 자기부상열차 열차시스템이 아직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종도는 산이 없고 바다와 인접해 다른 지역보다 강풍이 잦은 기후를 보여주고 있지만 강풍과 폭우, 폭설 등 악기상 조건에서 자기부상열차 운영테스트를 하지 않아 악기상 상황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제대로 운행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궤도에 설치된 센서가 비나 눈을 맞을 경우 오작동을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인천공항공사 내부 직원들조차 자기부상열차가 사고 없이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경전철대비 비싼 전기료
 
또한 자기부상열차는 전기력으로 자기장을 발생시켜 차체를 궤도에서 약간 띄워 운행하는데 이때 소요되는 전력이 일반 경전철보다 더 높아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열차를 운영하는데 한 달 평균 전력비용이 8,700만원 수준이지만 인천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1월 한 달 청구된 전력비용이 9,400만원으로 인천 자기부상열차가 의정부경전철 대비 운영구간이 훨씬 더 짧고 4량 2편성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전력비용은 훨씬 더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인천 자기부상열차 1단계 구간노선 © 국토매일

2단계 구간 개통 후 인천시가 직접 운영
 
기존 경전철과 비교해서 전력비용 등 유지비용이 훨씬 더 높지만 인천시, 인천공항공사는 무임승차 종료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채 당분간 운임을 받지 않고 무료로 운영중이다. 그리고 용유역에서 국제업무지역까지 연결하는 9.7km 2단계 구간이 완공되면 인천공항공사는 운영권을 인천광역시에 넘겨주게 된다.
 
현재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인천공항공사가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기부상열차 운영제안서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
 
하지만 인천광역시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 재정자립도 평균 이하를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정대로 2단계 구간을 완공해 운영한다 하더라도 유지비용이 높고 아직 기술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현행 자기부상열차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인천 자기부상열차 2단계 구간이 노선은 계획되어 있지만 착공시기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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