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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원산까지…분단철로 끈 잇는다

남북 분단으로 끊어진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시작

국토매일 | 기사입력 2016/01/11 [15:59]

서울에서 원산까지…분단철로 끈 잇는다

남북 분단으로 끊어진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시작

국토매일 | 입력 : 2016/01/11 [15:59]
 
▲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증기기관차가 있는 강원도 철원군 (구)월정리역  © 국토매일

[국토매일]한국전쟁 이후 냉전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유라시아 대륙 진출 통로였던 경의선과 경원선은 반세기 이상 단절되었지만 최근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는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경원선 복원사업 시공사는 현대건설 주관으로 대림사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아산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선정되었으며 총 사업비 약 1,508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며 2017년 12월 29일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총 11.7km 구간을 2단계로 나누어 백마고지역에서 남방한계선까지 닿는 9.3km 구간까지 복원 과정이 1단계 구간 완료 후 남방한계선부터 군사분계선까지 2.4km 2단계 구간은 향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경원선 종점역 백마고지역은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 가까우며 농한기라서 인적마저 드물었다. 하지만 경원선 복원사업의 시작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역이며 백마고지역부터 경원선 남측구간 끝 지점 남방한계선까지 붉은색과 노란색 깃발들이 규칙적으로 세워져 펄럭이고 있다. 노란색 깃발은 새로 개설될 경원선 노반 좌우를 의미하고 붉은색 깃발은 노반 중심을 의미한다.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공사구간 대부분 철원평야 민통선 안에 있어 본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검문소에서 신분 확인 후 민통선 내부로 출입했다.
 
민간인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지역이고 농한기이기 때문에 철원평야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규칙적으로 세워진 깃발은 남방한계선까지 쭉 이어지며 깃발들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안보여행지로 잘 알려진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역에 도달한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표지판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증기기관차가 있는 월정리역은 남북 분단의 아픔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표지판에는 월정리역부터 남, 북한 주요 도시까지 거리가 표기되어 있으며 월정리역 남쪽에 있는 철원역에도 단절된 경원선이 하나로 이어지기를 염원하는 통일염원의 침목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월정리역에서 북한 평강까지 거리는 19km에 불과하지만 남북으로 분단되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 있는 평강을 현재 갈 수 없다. 따라서  휴전선을 지나 경원선 북측구간과 연결이 되면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가 원산과 청진을 거쳐 러시아에 도달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TSR철도를 이용하면 유럽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동북아 중심의 철도 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남북통일 경원선 복원 프로젝트 왜 중요한가?
 
▲  통일염원의 침목 조형물이 있는 (구)철원역  © 국토매일

경원선은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 용산에서 원산까지 연결된 철도 노선이며 원산부터 함경북도 종성군까지 연결된 함경선을 거쳐 러시아로 진출할 수 있었다.
 
비록 우리나라 자의가 아닌 침략국가 일제에 의해 타의적으로 X축 수송구조를 갖추게 되었지만 8.15 해방 이후에도 기존에 부설된 철도를 근간으로 도시가 발전되었으며 현재 남한, 북한 둘 다 이러한 X축을 기초로 국토가 개발되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경원선이 통과하는 원산과 금강산 일대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여름철 중심으로 많은 승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경원선이 개설된 주요 목적은 일제의 대륙 진출 및 물자 수탈 목적으로 부설되었기 때문에 여객보다 물자 수송량이 많았고 경의선과 함께 일제가 유라시아 대륙으로 침략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
 
해방 후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국토를 X축으로 연결했던 경의선과 경원선 철도구간 절반이 단절되면서 대륙으로 진출할 수 없게 된 우리나라는 사실상 섬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분단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노선, 열차시설이 상당수 파괴되고 종전 후 냉전시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경의선과 경원선은 오랜 기간 동안 단절되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남북 화해무드와 경협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북측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경의선을 통한 철도수송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3년 남측 문산과 북측 개성을 잇는 경의선 27km 구간이 다시 연결되었다. 대부분 화물 수송이지만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다시 이어진 경의선을 통해 방북하기도 했다.
 
경의선과 함께 대륙으로 진출 통로 역할을 했지만 분단 후 끊어진 경원선은 2005년 소요산역-군사분계선 철도건설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 2007년 12월 31일 신탄리역-백마고지까지 5.6km 구간 공사를 시작해 2012년 11월 20일 개통되었다. 그리고 지난 4월 16일 경원선 철도 복원사업 기술조사가 시작되었고 7월 29일 노반, 궤도 건설공사 착공을 시작해 8월5일 기공식을 진행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축사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경원선 남측구간의 경우 현재 용산역에서 소요산역까지 전철이 운행하고 있으며 소요산역부터 백마고지역까지 디젤 동력분산식 통근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남측 경원선 최북단역인 백마고지역은 약 1시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통근열차 이외에 서울역-백마고지역을 오가는 DMZ 관광열차가 하루 1편씩 운행되고 있다.
 
▲ 경원선 남측구간 종착역인 백마고지역  © 국토매일

DMZ 관광열차 기준으로 서울역-백마고지역 운행시간은 2시간 조금 넘으며 통근열차의 경우 동두천역-백마고지역 운행시간은 55분이다. 현재 경원선은 소요산역부터 연천역까지 통일 후 복선구간을 전제로 전철이 다닐 수 있도록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연천역-백마고지역 구간은 비전철 구간이다. 경의선 남측구간이 복원되어 최북단 월정리역이 영업을 개시하면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통근열차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경원선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예정대로 경원선 복원사업이 끝나게 되면 월정리역까지 열차가 운행되기 때문에 DMZ 안보관광 접근성이 더욱 좋아지고 따라서 철원군 경제발전에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방한계선까지 잇는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은 우리나라가 먼저 단절된 철도를 잇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북한에 직접 보여주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지역 특성상 가파른 산과 고원이 많고 우리나라와 대립 관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의해 연안 바닷길이 대부분 막혀 있다. 그래서 북한은 연안해운업 발달하지 못했으며 철도 수송비율이 저조한 우리나라와 다르게 북한의 철도 수송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따라서 통일 또는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철도를 통해 물류 수송이 실현되면 남북 철도산업 발전은 물론 경원선은 경의선과 함께 유라시아 대륙과 직접 연결되며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 물류수송이 대량으로 가능해 대한민국은 진정한 동북아 물류의 허브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경원선 복원사업 대부분 민통선에서 진행 육군과의 협조는 필수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주관사 현대건설은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철도가 지나가는 지층 기반암이 현무암 지대이고 터널 구간이 없기 때문에 공사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경원선이 철새도래지를 인접 통과하고 태봉국 수도 유적지이기 때문에 19개의 문화재가 분포되어 있어 기존 경원선 노선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새로운 노선으로 설계된다.
 
또한 대부분 공사구간이 민통선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육군의 협조가 절실하며 다행히 현재까지 육군과 협조가 순조롭다고 한다. 다만 민간인 통제 구역 특성상 민통선에 진입하려면 신분확인 절차가 필수적이고 민통선 지역은 일반적인 공사와 다르게 야간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야간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
 
이번에 복원되는 경원선 남측구간 백마고지역에-월정리역 9.3km 구간 설계속도는 200km/h이며 남북통일 또는 경협 시 철도가 연결될 경우를 대비해서 설계속도를 높였고 국도 3호선, 지방도 463호선 도로를 통과하며 신월천, 대교천 등 2개의 하천을 통과하기 때문에 길이 50m, 80m급 교량이 세워지고 종점인 남방한계선까지 완만하게 경사가 올라간다.
 
철원평야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터널 구간이 없는 경원선 복원사업은 노반 다지기 공정이 대부분이며 여기에 동원되는 자재는 복토 130만 루베(25톤 덤프트럭 기준 10만대)가 투입되고 따라서 하루 약 100대 이상의 덤프트럭이 민통선 공사지역에 드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농로, 수로가 통과하는 박스는 64개가 투입되고 콘크리트 침목, 침목 아래를 받쳐주는 자갈이 사용되는 자갈궤도로 설계된다.
 
현대건설은 공사장비, 건설자재는 시공사 소유의 장비와 자재들을 사용할 것이며 부족한 자재와 장비는 근거리 지역 등 외부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사현장에 투입될 인력은 연간 1,8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는 24명의 인원이 현장 근처에서 상주하고 있다.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 건설공사를 맡은 도재선 현대건설 소장은 “안전관리 지침을 매일 체크해서 기본과 원칙을 충실히 지켜 공사기간 동안 무재해를 목표로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공정률은 0.55% 진행되었으며 내년 하반기 60% 이상 공정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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