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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물관리 정책부처 간 엇박자…컨트롤타워 부재

국토부, “생·공용수 우선”…농림부, “농업용수도 중요” 대립, 안전처는 나몰라라

박현군 기자 | 기사입력 2015/06/23 [09:44]

가뭄 물관리 정책부처 간 엇박자…컨트롤타워 부재

국토부, “생·공용수 우선”…농림부, “농업용수도 중요” 대립, 안전처는 나몰라라

박현군 기자 | 입력 : 2015/06/23 [09:44]
[국토매일]가뭄이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국토교통부에 용수수급상황실을 운용하고 올 해 초부터 가뭄 대비 범정부적 비상메뉴얼 마련 및 유역 통합관리 등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왔다.
▲ 지난해까지 풍성한 수량을 자랑했던 소양강(사진 왼쪽)이 올 해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오른쪽).     © 국토매일

그러나 최소한 7월 말까지 중부지방에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뭄의 위험도가 심화되고 그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범 부처 간 가뭄 대응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한반도 중부권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가뭄의 관리는 국토교통부(장관 유일호)의 댐 용수 비축을 중심으로 진행해 왔다.

다만 지난 3월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물 관련 기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뭄대비 비상메뉴얼을 마련하면서 범 부처 통합 물관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가뭄에 대한 피해가 현실화 되면서 이같은 입장에 대해 조금씩 불만의 목소리가 퍼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부, 先농업용수 중단원칙에 이견

가장 많은 불만의 목소리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내부에서 가뭄 심화 시 농업용수를 생·공용수와 함께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비상 매뉴얼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가뭄이 계속될 경우 농업용수보다 생활용수 공급을 우선해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다”며, “그러나 先농업용수 공급 중단 後생·공용수 공급 조절 원칙은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올 해 심화되는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사진은 밀양시 내 위치한 가산저수지 모습     © 국토매일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농업용 댐의 저수량을 하류로 방류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농사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논 밭이 완전히 가물게 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내년도 농사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농업용 댐의 물을 방류하는 시점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도 함께 줄여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은 국가 생존의 기간산업인 만큼 쉽게 포기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적하는 문제는 공업용수다.

국민들이 직접 마시고 씻는데 사용하고 생활용수가 최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데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광역상수도 체계상 공업용수 소진 후 생활용수 중단조치는 불가능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는 동일한 취수원에서 같은 광역상수도관에 의해 공급된다.

농업용 댐과 저수지가 별도로 있는 농업용수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용수공급의 하천수, 발전용수, 농업용수, 생·공용수 순 축소 방침은 올해 3월 범정부적으로 확정된 사안”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도 공식적 반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언론에 비친 가뭄의 심각성은 대부분 모습은 천재(天災)라기 보다는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 내 관계자는 “지금까지 언론에 비친 가뭄 피해는 사실상 농업 용수 고갈에 대한 문제”라며, “결국 농업용수의 확보 및 치수의 실패일 뿐”이라고 말했다.

생활용수 비상공급, 국토부-환경부 각개전투

▲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물로 여수시 논에 물을 대는 장면     © 국토매일

또한 생활용수 비상공급 체계에 대해서도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부 간 연계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충청북도 충주시 하곡마을 등 중부권의 도서·산간지역 일부에서는 수자원공사, 환경부, 농어촌공사로부터 비상급수를 받아 물부족을 경험하지 않는데 반해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부의 비상급수체계에만 의존하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하에 이뤄지고 있는 비상급수체계가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물 관련 타 부처와 협업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환경부는 이달 초부터 인천시의 27개 마을 4936명, 강원도 14개 마을 925명 등을 포함해 경기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등 총 5개 광역자치단체의 65개 마을 7182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방상수도 비상공급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우선 광역상수도망이 들어가지 않는 도서·산간지역에 대한 비상급수체계를 운영 중이며, 이는 우리 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서·산간지역의 생활용수 공급은 지난해부터 한국수자원공사가 진행해 오고 있던 일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초부터 아리수 공급, 급수차 지원, 지하수 개발 등 도서·산간지역의 생활용수 공급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광역상수도망이 지나가는 곳에 일부 농업용수 공급도 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수자원공사의 통합물관리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시작된 가뭄으로 계곡·지하수 등 취수원에 물이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에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의 공급 지원에 나서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마을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 선택적으로 용수공급을 지원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 국토부나 수자원공사와의 협력체계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국토부나 수자원공사와의 급수관련 업무협조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역상수도로 급수조정과 관련 국토부로부터 어떠한 협조요청도 들은 바 없기 때문에 지방상수도 급수지역의 비상급수 운영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광역 상수도가 들어가지 않는 곳을 중심으로 점차 비상급수체계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국토부나 한국수자원공사와 비상급수에 대한 구체적인 협업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조는 국토교통부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 부의 업무는 광역상수도를 통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 3월 합의된 비상메뉴얼에 따라 한강수계의 저수량 확보에 힘을 더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도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광역상수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비상급수시스템의 이같은 각개전투 기조는 4대강 물의 농업용수 활용 방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지난 19일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대책을 내 놨지만 목마른 대지에 물 한방울에 지나지 않는 현실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9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한강수계 일부 저수지와 농경지에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등 4대강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비상급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여수시 인근의 농경지만 해택을 보는 것이다.

실제 가뭄 피해가 극심한 강원도 산간지역과 충청북도 지역은 혜택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와관련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15톤 규모의 대형물차와 고속펌프 등을 동원해 물을 나르는 것”이라며 “급수관로 등을 통한 이동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물 공급을 “수자원공사, 여수시, 농어촌공사와의 협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수자원공사에서 3개 보의 물을 여수시의 농경지에 공급하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농어촌공사의 역할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 가뭄문제 뒷전

정부의 가뭄 대응은 지난달까지 하천 및 광역상수도(국토교통부), 생활용수 지방상수도 및 하수도(환경부), 농업용수(농림수산식품부) 등 각 부처별로 차분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달 초 기상청에서 올 해 중부권에서 장마시기가 늦어지고 그나마도 마른장마 가능성이 높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해당 부처 수자원 담당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 내 관계자는 “7월 말까지는 비가 거의 오지 않을 경우 비상 운영 시스템만으로도 국민들의 생활과 산업현장에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마른장마가 한번 더 진행된다면 비상사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 일각에서 최악의 상황 시 하천용수 우선 배출 원칙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마른장마에 대한 위기감으로 인한 것이다.

현재 정부의 가뭄관리 대책은 국토교통부 산하 수자원개발과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성해 수자원개발과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난 3월 결정한 비상메뉴얼에 따라 용수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자원개발과 관계자는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은 광역상수도 취수원의 용수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 외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과의 협업 등 범부처별 가뭄관리대책은 국민안전처 자연재난대응과에서 총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자연재난대응과는 가뭄과 관련 지난 19일 가뭄관련 특별교부세 지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자연재난대응과 차상화 사무관은 “우리 부는 여름재난 관련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한다.

가뭄 문제는 그 중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상청의 마른장마 예보, 중부지방 논·밭의 용수고갈, 한강수계 댐들의 비상운영 등에 대해서도 “이같은 문제는 각 부처별 업무”라며, “현재 안전처 중심 종합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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