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매일=이재성 경영학 박사] 민자사업은 전통적 조달(Traditional Procurement)보다는 훨씬 복잡한 의사결정 절차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업의 실행 주체로서 Private Party가 실질적인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조달에는 필요하지 않은, 몇 가지 고려사항을 타당성 검토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 언급하고자하는 분야는 투자 가치 타당성( Value for Money)에 관한 것이다.
민자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이 검토는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다. 기본 접근 방식은 민자사업과 전통적 조달 중 '어느 것이 원가가 더 적게 들어가는가?' 하는 질문이다. 전통적 조달 방식에 따라 정부가 정하고 있는 원가계산 기준에 따라 산정한 원가와, Private Party가 자신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원가산정치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원가산정치에서 특별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리스크에 대한 예비비 부분이다. 정부측에서 책임지는 리스크에 대한 부분은, 전통적 조달이든 민자든 어느 쪽이나 동일 금액이기 때문에, 비교 목적으로 전통적조달(정부조달) 원가산정치에서도 제외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민자방식에는 정부가 부담해 주는 것을 제외한 기타의 리스크에 대비한 원가만을 가지게 된다. 이것을 'Risk -Adjusted Cost(리스크 반영후 원가)'라고 한다.
리스크 반영후 원가를 서로 비교해 전통적 조달과 민자를 비교하여 어느 쪽이 더 작은 금액으로 할 수 있는 지를 보는 것을 투자가치 타당성 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세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민자 방식이 전통적 조달 방식보다 더 싼 경우이다. 그래서 민자 방식을 채택하도록 결론을 내린다.
둘째, 민자 방식이 전통적 조달보다 더 비싼 경우이다. 그래서 전통적 조달 방식을 채택하도록 결론을 내린다. 따라서 민자 방식은 포기를 하는 것이다.
셋째, 민자 방식이 전통적 조달보다 더 싼 경우이다. 그러나 민자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전통적 조달을 선택하도록 결정한다.
위의 첫째와 둘째 경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접근법이다. 이것을 우리는 '정량적 분석(Quantative Analysis)'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런 정량적 접근 즉 숫자에 대한 방식이 절대적 신뢰를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국가, 또는 그 사회가 처하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환율이 연중 급변하거나, 인플이션이 국제 수준에서 볼 때, 납득이 되지 않거나, 마약 거래 등으로 국내 치안이 몹시 불안정한 경우 등의 환경에서는 리스크 측정이 불가능에 가깝거나, 인력 및 자원 조달이 너무 불확실하여, 원가산정 자체가 너무 불확실성이 너무 높게 된다. 따라서 의사결정 시점에서, 우리가 손에 가지고 있는 원가산정치(Cost Estimates)라는 것이, 신뢰성을 가지기 어렵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거기에 대한 대안이 정성적 접근(Qualitative Analysis)이다.
투자가치 타당성(Value for Money)은 숫자를 통하여 의사결정을 해 보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숫자로 나온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OK라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숫자는 그렇게 나왔지만, 이것은 숫자 일뿐 결코 신뢰할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정성적 판단이다. 쉽게 말하면, 숫자는 이렇게 나왔지만,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민자 방식은 실패의 가장이 높기 때문에, 전통적 조달로 가야겠다고 결정하는 길을 남겨 둔 것이다.
계산을 통해 객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많이 있으나 지금까지 경험을 돌아볼 때 주관적 접근법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정량적으로 결정한다는 환경이 주어지면 불확실한 조건들도 모두 정량화를 해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없고, 거기서 무리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기초 단계에서 가정한 수많은 변수들을, 중간관리자와 최종 의사결정자가 모두 검토해 적합 여부를 가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의한 것이 정성적 분석의 진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식보다는 지혜를 더 높게 보고 살아가고 있다. 지식은 언어와 수식으로 표현되어야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지혜는 이 두 가지를 모두를 포함하지만,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