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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칼럼] 민자사업 해외 전략적 과제㉛-리스크의 기본적 특성

이재성 경영학 박사
CP³PⓇ Approved Trainer국제공인민자전문가

이재성 박사 | 기사입력 2024/09/23 [08:47]

[기획 칼럼] 민자사업 해외 전략적 과제㉛-리스크의 기본적 특성

이재성 경영학 박사
CP³PⓇ Approved Trainer국제공인민자전문가

이재성 박사 | 입력 : 2024/09/23 [08:47]

[국토매일=이재성 경영학 박사] '인프라 프로젝트(Infra Project)'라는 것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인프라를 설계하고, 건설하여 준공과 함께, 목적에 맞게 운영하고자 하는 의사결정이다. 인프라 건설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토지의 획득과 사용이다.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경우를 예를 든다면, 토지 매입 가격을 예상하고, 이를 건설원가(Capex)에 반영하여야 한다. 또한 토지 구매 기간도 예상하여야 한다. 토지 구매가 완료되어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재성 경영학 박사     ©국토매일

이 토지 매입에 따른 리스크(Risk)를 보기로 한다. 첫째, 토지 매입 가격이다. 대상 토지가 국유 재산이 아닌 경우, 수 많은 토지 소유자와 구매 협상을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어떠한 가격에도 자신의 토지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지주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미 짐작이 가시겠지만, 가격의 고하를 불문하고 자신의 소유 토지를 팔지 않겠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분들은 토지수용법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것은 그 나라의 법률에 의한 강제 집행이 가능한 경우이다. 그런데, 그 나라에, 아니면, 특정 주에는 토지 수용에 관한 법률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위의 토지 구매에 따른 리스크를 가장 보여주는 두 가지 역사적 사례가 있다.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적 철강기업인 포스코건설이, 인도의 오릿샤 주에 120만 톤 종합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인도 중앙 정부 및 오릿샤 주 정부와 제철소 건설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포스코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 사업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다년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을 중단하게 되었다. 제철소 부지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현지 주민들이 몇 천 년 동안 살아온 터전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겠다고 버텼기 때문이었다. 인도 법률에 따르면, 중앙 정부와 주 정부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년에 걸쳐 장 기간의 세월을 허송하다가, 다른 주로 제철소 부지를 옮기는 방법으로, 부지 문제를 해결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토지 구입과 관련한 국내 사례를 보기로 하자. 자세한 사실관계 보다, 대강의 줄거리를 보시기 바란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취한 조치 가운데서, 탁월한 것 중의 하나는 도로 부지 매입에 관한 뛰어난 책략이다. 어느 날 서울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불러, 경부 고속도로 서울 - 경기도 구간의 예상 공사 노선을 알려주고, 2~3주 내로 토지 구매를 완료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많은 공인중개사를 투입하여 일시에 토지를 구매하면서, 토지소유자들이 국가에서 도로부지를 구매한다는 사실은 절대 눈치 못하도록 일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토지 구매 금액은 현재 수준의 시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구매 후 금액이 남으면, 지자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특혜를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경부고속도로 토지 매입은 다른 나라에서 상상도 못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되었고, 토지 구매 예산도 초과 없이 진행했다고 한다.

 

여기서 필자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어려운 리스크 이론이 아니다. 사업 구상을 했다면, 국가의 대통령이든, 기업의 최고 경영자든, 사업의 성공에 위협이 되는 사건들을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위협(Threat)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사업의 실패를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국가나 기업에서 실행하는 대규모 사업들은 분명 위협 요인이 많이 있겠으나, 잘 되면 지금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기회요인(Opportunity)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민자 사업 중에서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히는 튀르키에의 차나칼라 대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건설 실적을 가진 일본을 물리치고 수주하여, 납기 보다 일 년을 앞 당겨 준공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세계적인 명품 다리가 되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대림산업과 SK 건설은,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민자기업으로 가는 최상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가지고 있는 기업 역량을 전부 쏟아부어, 세계를 감동시키는 역작을 창조한 것이다.

 

한국의 건설사들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사업에서 생길 수 있는 위협요인을 보면서도, 동시에 기회 요인을 동시에 보았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위협만 보고, 기회를 못 보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리스크관리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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