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일자리 위축'…8월 취업자 12만3천명↑, 두달째 10만명대건설업 8만4천명·제조업 3만5천명 감소…청년층,40대 취업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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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증가 폭이 2개월 연속으로 10만명대에 그쳤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일자리가 줄면서 전체 고용지표를 압박했다.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과 40대 취업이 위축된 추세도 이어졌다.
(연합뉴스) 유례없는 역대급 폭염도 일시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무더위 속에 야외 일자리 활동이 위축되고, 혹서기 탄력 근무 등으로 취업 시간도 줄었다는 것이다.
◇ 두달째 10만명대 그친 증가폭…제조업·건설 일자리 부진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80만1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만3천명 증가했다.
5월(8만명)·6월(9만6천명) 10만명을 밑돌았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7월(17만2천명)에 이어 두 달째 10만명대를 유지한 셈이다. 30만명을 웃돌던 연초 흐름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5~6월 한 자릿수대에서 7~8월 조금 더 증가했지만 (작년 대비) 기저효과가 두터운 상황이어서 가파른 증가세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건설의 부진한 고용 상황이 이어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3만5천명 줄면서 두 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제조업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업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수출과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천명 줄면서 4개월째 감소했다.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정보통신업(10만1천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4천명), 운수창고업(9만4천명)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었다.
연령대별로도 청년층과 고령층의 구조적인 격차가 지속됐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23만1천명 증가했다. 40대 취업자는 6만8천명, 20대 취업자는 12만4천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50대 고용률이 0.6%p 내리면서 5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50대 일자리 비중이 큰 건설업 부진과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실업자는 56만4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9천명 줄었다.
실업률도 1.9%로 0.1%p 낮아졌다. 실업률이 1%대로 떨어진 것은 1999년 6월 구직기간 기준이 변경된 이후로 처음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4.4%로 1년 전과 동일했다.
기획재정부는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실업률 같은 주요 고용지표는 양호한 모습이지만, 건설업과 자영업자 취업자가 감소하고 청년층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폭염…업종별 고용·취업시간·일시휴직 지표 '악화'
'역대급' 폭염도 변수로 작용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폭염일수는 16일로, 2016년 16.6일에 이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서운주 국장은 "모든 고용지표를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변화되는 부분에 폭염까지 더해졌다"며 "폭염으로 취업자 수뿐만 아니라 일정 산업군의 취업시간, 구직활동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부진한 건설업의 고용지표가 더 악화한 것도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활동 중심의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4.1시간으로 작년 동월보다 1.5시간 줄었다. 일시휴직이 74만2천명으로 18만5천명 늘었다.
폭염에 따른 실외활동 중단 또는 탄력근무 지침 등으로 취업시간이 줄었고, 보건복지나 공공행정에서 일시휴직도 늘어났다는 게 통계청 해석이다.
구직 활동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특정한 이유가 없는 '쉬었음' 인구는 256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천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20대 청년층에서는 취업 준비 요인이, 60대 이상에서는 폭염 요인이 각각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