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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대아파트가 봉인가

전병수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1/10 [15:03]

[칼럼] 임대아파트가 봉인가

전병수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입력 : 2023/01/10 [15:03]

▲ 전병수 논설위원     ©국토매일

“벽지는 찢어져 있고, 천장은 마감도 안되어 있고, 베란다에는 새시도 없었다. 이런 신축 아파트에 ‘그냥 살라’니, 입주자는 억장이 무너진다.” 마감이 덜 된 상태로 입주를 시작해 논란이 되고 있는 충북 충주의 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를 두고 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탄식이다. 실제로 언론에 보도된 현장 사진들을 보면 장관의 말에 한 치의 틀림이 없다.

 

새해 벽두부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더구나 문제가 된 아파트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공공의 자본을 지원받아 민간이 지어 공급하는 아파트다. 목적은 무주택자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조금만 더 설명을 보태면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싸고 상승률도 5%로 제한돼 있다. 또 최대 8년 동안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고 취득세나 재산세 등의 부담도 없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아파트인 것이다.

 

이어지는 원 장관의 말. “공공이 지원하고 민간건설업체가 시공한 일부 서민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 건설업체도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인한 자재 수급곤란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냥 사세요’라고 조롱까지 했다고 하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원 장관 만 화가 나고, 억장이 무너지고, 용서가 안 되는 것일까. 네티즌들의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건설사를 공개하라”, “면허를 취소하라”, “상응한 징벌을 가하라”, “임대아파트 하자,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임대아파트 입주민 깔보는 행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자” 등 화난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시공사와 감리, 그리고 관리 감독청에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총체적인 부실인지 구조부터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목소리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입주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건설사의 황당한 현장 관리를 성토하는 목소리였다.

 

네편 내편으로 갈라져 상대를 향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는 지금의 한국 사회의 단면이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입주자에 대한 깔봄 내지는 시샘이 표출된 것일까. 그 무엇이라도 해도 용납이 될 수 없다.

 

입주자의 심정을 생각해보자. 새집으로 입주하는 마음이 얼마나 설레고 기뻤겠는지. 이런 심정을 헤아려 축하까지 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배려는 하지 못할 망정 저런 기쁜 마음에 생채기는 내지 말았어야 했다. 굳이 분탕질을 해서 본인의 인간성과 낮은 수준의 자사 기업문화를 드러내고, 알지 못하는 입주자와 그의 가족들에까지 못질을 해서야 되겠는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을 보고 말았다. 사라진 기업의 도덕성과 윤리, 기본을 잃은 기업의 바닥을 봤다. 인간성의 문제이며 건설서비스의 문제이기도 하다. 시공에서 입주에 이르는 과정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체 어느 나라의 풍경이란 말인가. 아주 못된 짓이다. 기가 막힐 뿐이다. 문명화된 21세기 대한민국 건설사회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러니 멀쩡한 건설인과 건설사들이 덤터기로 욕을 먹는 것이다.

 

그동안 건설인과 건설업계가 이른바 ‘노가다’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던가. 끊이지 않는 질시와 폄훼 속에서도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해왔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일부 기업과 건설인들의 몰지각한 행위로 건설산업의 이미지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추락은 금방이지만 원점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수십 배의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  

 

다행히 해당 아파트는 국토부가 확인에 나서자 부랴부랴 하자처리를 완료했다고 한다. 원 장관은 “서민이 거주하는 민간 임대아파트에 대한 하자 민원을 전수 조사해 하자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임대아파트도 이제는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의 말에 공감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의 제재를 가하라. 그리고 새해에는 제발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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