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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소 철도시대 전격 개막’ …디젤동차노후화 심각

해외 각국서 수소열차 개발 ‘박차’…韓 트램-기관차-동차 부분 R&D 진행
개발 속도 빠른 수소동차에 비해 한국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개선이 시급

박재민 기자 | 기사입력 2022/10/28 [09:49]

[기획] ‘수소 철도시대 전격 개막’ …디젤동차노후화 심각

해외 각국서 수소열차 개발 ‘박차’…韓 트램-기관차-동차 부분 R&D 진행
개발 속도 빠른 수소동차에 비해 한국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개선이 시급

박재민 기자 | 입력 : 2022/10/28 [09:49]

▲ 디젤동력 대체를 위해 수소동차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알스톰이 개발한 수소동차  © 국토매일

 

[국토매일=박재민 철도경제 기자]세계적인 기후 위기로 ‘탄소중립’이 주요 화두로 제시되는 가운데, 교통 분야에서는 디젤동력을 수소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유럽 철도는 이미 수소동차가 상업운행을 시작하면서 앞도적인 개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철도도 이에 따라 수소동력으로 움직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미 수소트램은 실증사업을 시작했고 동차는 시제차량이 시험선에서 주행 중인 상태다.

 

하지만 개발 속도에 비해 규제나 운영사의 도입의지가 상대적으로 더디면서 수소 철도산업에 세계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샌드박스와 제도 개선으로 수소열차가 활발히 운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선 이미 상용화된 수소열차


 

올해 이노트랜스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열리면서 각 참가사들의 친환경 수송기술을 뽐내는 장을 열었다. 특히 각 기업은 수소동력 열차를 야외에 전시하면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멘스(Siemens)는 오는 2024년부터 독일 현지서 운행을 시작하는 수소동차 미레오 플러스 H(Mireo Plus H)를 전시했으며 스위스 슈타들러 레일(Stadler Rail)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곧 운행될 수소열차 플리트 H2(FLIRT H2)를 공개했다.

 

프랑스 알스톰(Alstom)은 야외 전시장이 아닌 인근 운행선로에서 수소동차 코라디아 아이린트(Coradia iLint) 시승행사를 열었다. 앞서 알스톰은 지난 8월 24일 독일 니더작센주에서 수소동차 영업운전을 시작하면서 세계에서 첫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처럼 전 세계 철도산업이 수소를 내세운 가운데, 앞으로 디젤 동력차량은 탄소배출이 적은 수소동력으로 대체될 뿐만 아니라 변전소나 전차선이 필요 없어져 철도 건설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로템이 개발중인 수소트램  © 국토매일

 

수소트램-동차-기관차 개발에 나선 K철도


 

 

우리 철도도 노면전차(트램), 동차, 기관차 등 수소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분야는 수소트램이다. 지난해 4월 현대로템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수소트램 컨셉카를 공개했다. 이후 산업부는 같은 해 9월에 상용화하는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이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넥쏘 수소연료전지(95kW) 4개에 해당하는 380kW급 수소트램을 상용화하기 위해 올해 9월부터 오는 2023년 말까지 핵심기술을 확보, 이듬해 양산을 목표로 추진한다.

 

올해는 수소트램용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2023년부터 울산역에서 울산항을 잇는 유휴선로에서 누적 2500km이상 주행하면서, 연비 등을 고려한 최적주행패턴을 검증할 계획이다.

 

기관차는 액화수소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액화수소 기반 수소기관차 핵심기술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수소기관차를 제작하기 앞서 관련 부품을 개발하기 위한 과제다. 민간에서는 현대로템, 브이씨텍, 패리티 등이 협력한다.

 

액화수소는 수소기체를 냉각해 액체로 바꾼 것을 말한다. 액화를 사용하면 기체보다 800분의 1로 압축돼 많은 양을 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압 탱크를 만들 필요가 없어져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연구진은 먼저 규모가 작은 부품(Small-Scale)을 만든 뒤, 내년부터 노면전차(트램) 차량에 장착해 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후 시제품을 개발해 실제 차량에 설치하면서 이번 연구과제를 마친다. 2025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차량을 개발하며 2029년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제작 마친 수소동차 “교외선 실증화 목표”


 

▲ 우진산전이 개발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수소동차   © 국토매일


수소동차는 지난 2018년부터 국토교통부의 국책 연구과제로 개발을 시작했다. 철도연은 '수소연료전지 기반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최적화 기술개발'을, 우진산전은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철도차량 운용 기술개발'을 맡아 영업선 운행을 위한 실용화에 중점을 뒀다.

 

이 열차는 2량 1편성으로 최고속도 110km/h(설계최고속도 121km/h)급이며 2.5km/h/s의 가속 성능을 갖췄다. 한번 수소를 충전하면 최대 600km까지 달릴 수 있게끔 제작했다.

 

이는 현재 내구연한이 도래한 디젤동차(RDC) 등을 대체하기에 충분한 사양이다. 전철화가 되어 있지 않은 철도노선이나 도심부 광역ㆍ도시철도 등에서 운행하기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동차를 제작한 우진산전은 “디젤기관차나 디젤동차는 소음이 클 뿐만 아니라, 매연과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적 측면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디젤을 동력원으로 하는 열차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수소열차로 대체하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음ㆍ미세먼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차량이 전부 제작돼 오송에 위치한 철도종합시험선로에서 시운전 중이다. 이제는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만 남은 셈이다.

 

우진산전을 비롯한 연구진들은 교외선에서 상용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8월 25일 한국철도학회 하계심포지엄에서 우진산전 관계자는 “교외선에 기존 디젤동차를 투입하는 게, 운영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번에 개발한 수소전동열차를 빨리 실용화해 디젤동차를 대체ㆍ투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젤동차 전량폐차, 수소동차 대체 제격


 

이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다수의 디젤동력 차량이 노후함에 따라 순차적으로 폐차 시킬 계획이다. 이 중 디젤동차는 모두 폐차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수소동차로 대체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분당을)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 철도에서 운용중인 디젤기관차 220량 중 기대수명 25년을 넘은 차량은 51량이며 118량은 조만간 25년을 넘어간다.

 

디젤동차는 총 109량 보유하고 있는데, 차령(車齡) 모두 기대수명 20년을 넘어갔다. 사실상 모든 차량이 노후화된 상태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오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디젤기관차 59량, 디젤동차 44량을 순차적으로 폐차시킨다. 특히, 디젤동차는 최근 잔존수명이 1-2년에 불과하다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모든 열차가 폐차되는 셈이다.

 

코레일이 디젤동차 전량 폐차를 계획하면서 경기도가 추진 중인 교외선 재개통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시, 양주시 등이 시설개량비와 운영손실비를 부담하는데, 시설개량에 전철화는 포함되지 않고 디젤동차를 운행시킬 계획이었다.

 

당시 지자체는 디젤동차 잔존수명이 5년 이상 될 경우 100억 원을 투입해 정비를 거친 뒤 운행시킬 계획이었다. 그런데 현재 디젤동차는 시한부 판정을 받아 운행계획을 다시 바꿔야만 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과 경기도는 교외선 재개통에 따른 차량운행 방안을 놓고 재협의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이 교외선은 디젤동차 대신 수소동차를 투입하기 시의 적절한 구간이라고 주장한 이유다.

 


규제에 막힌 실증화 ‘지자체 관철 필요’ 


 

하지만 현재 수소동차를 운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애로사항이 많다. 지난 철도학회 하계심포지엄에선 관련 규제나 법령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더 이상 진전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었다.

 

특히 기술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고려했을 때 수소차에 비해 수소열차 도입·확대가 너무 느리다는 점도 문제도 나왔다.

 

티랩 오동익 대표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선박, 열차, 드론 등은 연구개발 시작단계로 실증 및 상용화 단계인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미흡하다”며 “디젤열차 퇴출과 수소열차 도입 사이에 공백 기간이 생겨 ‘미스매칭’될 수 있다”며 “수소열차가 디젤열차를 대신할 수 있는 만큼 세심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트램뿐만 아니라 중ㆍ장거리 열차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수소열차 도입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이행 및 도시 대기환경 개선, 그리고 철도운영비 등 효율성 개선을 위해 수소철도의 조기 실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업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류준형 추진시스템연구실장은 “이미 규제 샌드박스로 오송시험선에 수소충전소가 구축된 듯, 교외선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충전소 구축이 가능하고 차량도 투입할 수 있다”며 “문제는 운영사 내규에 수소동차, 충전소와 관련된 내용이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교외선에 수소동차를 운용할 수 있는 빠른 방법은 정부-운영사-연구진 간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외선 재개통 사업의 비용을 부담하는 경기도 측은 이 사업과 수소동차 연구개발은 별개 건이라며 도 차원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소동차 시범운행 결정 여부는 국토부 및 코레일과 협의해 추진할 사안”이라며 “사업 협약 상 디젤 차량을 운행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고 일축했다.

▲ 지멘스사가 개발한 수소동차  © 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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