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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TX, GTX 다워야 한다

전병수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7/21 [17:09]

[칼럼] GTX, GTX 다워야 한다

전병수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입력 : 2022/07/21 [17:09]

▲ 전병수 논설위원     ©국토매일

[국토매일=전병수 논설위원]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건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시공 중인 GTX A노선의 ‘조기 개통’을 주문하면서부터다. 대통령의 주문에 주부 부처인 국토부의 원희룡 장관이 화답하면서 세간의 시선은 ‘공사 기간이 얼마나 단축되느냐’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공사들은 공정계획을 다시 짜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누구보다 GTX A노선의 조기 개통을 바라는 이는 고양시, 파주시 등 경기북부와 화성 동탄 등 남부 주민들이다. 예를 들어 고양시 대화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타고 강남 삼성역을 갈 경우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하루 4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노선이 구불구불한데다 중간에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시간의 6분의1을 잡아먹는 것이다. 강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그러나 GTX가 개통되면 일산 킨텍스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30분 안에 주파할 수 있다. 그러니 주민들이 손꼽아 개통을 기다릴 수밖에.

 

이런 현상은 비단 A노선만의 일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A~F 노선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GTX는 부동산 시장마저 흔들어놓고 있다. 각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의 토지며 아파트 가격이 자고나면 오를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GTX 라인은 그렇지 않다. 오죽했으면 ‘GTX 불패’라는 말이 나왔을까. 주민들이 GTX의 ‘G’자만 나와도 눈을 동그랗게 뜨는 이유다.

 

GTX는 윤 대통령의 역점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GTX 아젠다를 선점했다. A, B, C 노선의 연장 등을 넘어 순환선인 F노선 건설까지 공약으로 내세웠다. 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공약이었다.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윤 후보의 철도정책에는 “GTX만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당선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마구잡이식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조각 때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부에 앉히고 GTX 조기 개통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원 장관과는 죽이 잘 맞는다. 대통령이 숙제를 던지면 장관이 받아 푼다. 원 장관은 정치인 출신답게 기민하게 대처한다. 때로는 현장에서, 때로는 청사에서 기자들 앞에서 능숙하고 자신감 있게 브리핑한다. GTX 사업을 대통령이 앞에서 끌고 장관이 뒤에서 미는 모양새다. 앞으로 가열 차게 사업을 추진할 기세다.

 

철도를 안전하고 빨리 건설한다면 두 말할 나위 없이 좋다. 정책 시행자든, 건설사업자든, 이용하는 주민이든 토를 달 이유가 없다. 하지만 초대형 프로젝트의 완공 일정을 1년이나 앞당기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GTX는 지하 40m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다.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고 변수도 많다. 또 크고 작은 민원들이 부수적으로 따라다닌다. 서두르다보면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나 부실시공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GTX에 대한 대통령과 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은 확인이 됐다. 홍보도 충분히 이뤄졌다. 지나친 홍보는 자칫 프로젝트 자체를 정치화할 수 있다. 게다가 여야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언사를 남발하며 개입하게 되면 GTX 사업은 경제가 아닌 정치사업이 되어버린다. 사업의 정치 쟁점화는 피해야 한다. 위험하다. 우리는 이미 정치화된 부동산이 국민을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었는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GTX 전체 사업을 다듬고 다듬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일정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이 조기 개통을 주문한 A 노선의 경우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들을 확실하게 걷어내야 한다. 개통 후 따를 불편사항이나 안전문제 등을 찾아내야 한다. 철도 본연의 임무인 대량수송, 고속운행 실현은 기본이다.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GTX는 GTX 다워야 한다. Great Train 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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