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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고속열차 탈선, 올해만 두 번째 사고… "철도안전 빨간불"

승객 11명 부상, 선행열차 이상여부 보고…관제원 별다른 안전 조치없었다.

박재민 기자 | 기사입력 2022/07/04 [17:15]

[종합] 고속열차 탈선, 올해만 두 번째 사고… "철도안전 빨간불"

승객 11명 부상, 선행열차 이상여부 보고…관제원 별다른 안전 조치없었다.

박재민 기자 | 입력 : 2022/07/04 [17:15]

[국토매일/철도경제=특별취재팀] 올 들어 고속열차가 벌써 두 번씩이나 탈선했다. 이번 탈선사고는 SRT열차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안전을 강화한 시점에서 열차탈선사고는 안전 고삐를 조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3시 24분. 대전광역시 소재 대전조차장 인근에서 부산에서 출발한 SRT 338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승객 11명이 가벼운 부상과 그중 7명은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국토교통부는 탈선된 열차 이전의 선행열차가 이상여부를 보고한 정황을 두고 시설물로 인한 탈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산서 출발해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 338열차가 오후 3시 25분경 대전조차장역에서 탈선했다. / 사진=대전소방본부 © 국토매일


-사고열차 기종은 코레일로부터 임대한 'KTX- 산천 203호 열차'

 

사고열차는 SR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임대받은 KTX-산천 기종 203호기다. 당시 코레일은 2014년 호남고속선 개통에 투입된 현대로템으로 부터 도입한 차량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대전조차장 인근 경부선 상행선 중 고속열차 전용선로다. 이 구간은 고속선과 일반선이 나란히 있어 속도를 시속 120km로 제한하고 있다. 당시 열차는 시속 70km 이내로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는 대전조차장 구내 34호 선로전환기를 약 40m 지난 지점에서 후부 동력칸과 앞 객실 대차 등 총 2개가 궤도를 이탈해 약 200m를 지나 멈췄다.

 

열차에는 약 380여 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이 탑승했으며 이 중 1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설물 피해로는 PC침목 457정, 가동브라켓 1개, 조가선 50m, 끌림검지기 1개 등이 파손됐다. 아울러 대전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상행선 KTX 고속열차는 모두 경부선 일반선로로 우회했고 수서역행 상행선 SRT 고속열차의 경우, 대전서 고속선 하행선으로 우회했다가 다시 고속선 상행선으로 갈아타는 등 운행 장애를 겪었다.

 

이로인해 상행선뿐만 아니라 하행선 열차가 최대 2시간 가까이 지연 운행해 승객들의 불편을 겪었다.

 

-국토부, 재난상황반 가동...밤샘 복구 후 다음날 오전 정상운행

 

사고가 발생한 후 국토부는 긴급 철도재난상황반을 가동했고 코레일은 229명의 복구 인원이 투입됐다. 또, 익산과 대전에서 기중기 2대를 현장에 급파했으며 선로보수장비 2대, 굴삭기 5대 등을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사고조사를 위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요원이 복구작업 이전 현장에 급파해 조사를 마친 이후 오후 7시부터 뒤틀린 선로 복구 작업을 시작으로 전력단절과 동시 전차선 철거작업을 거쳐 새벽 3시부터 기중기 2대를 동원해 탈선열차를 들어 궤도에 인양했다.

 

이후 오전 7시부터 선로ㆍ전차선 등을 복구작업을 마치고, 7시 13분까지 시험운행을 거쳐 선로의 안전성을 최종 확인후 열차운행이 재개됐다.

▲ 야간 선로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대전조차장 탈선사고 현장 / 철도경제  © 국토매일


-"선행열차 이상징후 발견에도 관제원은 감속ㆍ주의운전 등 안전지시 없어"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국토부가 '선행열차에서 이상징후가 있었음에도 후행열차에 해당역에서 근무하는 관제원을 통한 감속 또는 주의운전 지시가 없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렇다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문은 레일이 휘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대전의 최고기온은 섭씨 34.5도에 달했다. 사고 발생시간이 오후 3시인 점을 감안한다면 레일이 지속적으로 열을 받아 레일 장출현상(레일이 늘어나 휘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인지…? 만약 시설물로 인한 사고로 규명된다면 시설 유지보수 담당기관인 코레일로 책임문제의 축이 기울게 된다.

 

복수의 기관 및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열차가 취약개소인 선로분기기에서 탈선한 것이 아니다"며 "갑자기 날이 더워지면서 레일이 늘어나 탈선사고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코레일은 무더위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레일 온도를 원격으로 측정하고 차열페인트를 도포하거나, 구간에 따라 레일살수장치까지 가동시키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궤도로 인한 것으로 나온다면 올 여름 안전관리체계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한 철도기관 관계자는 "기상청에서 올해 여름은 매우 덥다고 예보했다. 아직 장마철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면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고열차와 선행열차 간의 배차간격이 4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철도관제에서 대응하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차량결함으로 인한 탈선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한 승객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전부터 객실 에어컨이 작동을 멈췄고 내부에서 연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만약, 원인이 차량결함으로 규명된다면 SRT 정비를 위탁받은 코레일 뿐만 아니라 운영사인 SR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 SR열차가 레일을 탈선해 주저않아 있는 후부 동력칸 사고사진  © 국토매일

 

이에 대해 국토부는 "기온상승에 따른 레일관리 문제와 차량정비 불량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 취약한 부분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현 유지보수체계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특히, 선행열차에서 이상징후를 감지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경위가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하고, 열차운행 중에 이상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기관사가 즉시 감속할 수 있도록 철도관제체계의 일체 정비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올들어 고속열차 탈선사고가 두 번이나 일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철도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군다난 서슬퍼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철도기관이 안전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모 기관 관계자는 "5개월 만에 또 고속열차가 탈선했다. 시설물 문제든, 차량 문제든 탈선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철도안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라며 "안전체계를 원점에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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