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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희룡은 ‘부동산 특급’이 될 수 있을까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4/25 [18:53]

[칼럼] 원희룡은 ‘부동산 특급’이 될 수 있을까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입력 : 2022/04/25 [18:53]

▲ 전병수 논설위원.     ©국토매일

[국토매일=전병수 논설위원] 박찬호.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아시아인 최다인 124승을 달성한 대투수다. 그는 많은 기록을 남겼다.

 

소속팀인 LA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적이 있을 뿐 아니라 메이저 리그에서 한국인 선수 중 최초로 홈런을 친 선수이기도 하다.

 

그의 주무기는 강속구와 낙차가 큰 커브였다. 한때는 LA 다저스 제1선발로 에이스급 대우를 받기도 했다. 코리안 특급이라 불리어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췄다.

 

박찬호처럼 이른바 ‘넘사벽’이라 여겼던 서구의 스포츠 시장을 개척한 사례는 많다.

 

LPGA 통산 25승을 빚어내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세리, 1970~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폭격했던 차범근 등이 있다. 모두가 오늘날 전설이라고 부르는 이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동양인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해당 종목의 최상위 시장에서 당대의 최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데 있다. 배고팠던 시절, 외환위기에서 희망을 갈구했던 국민들을 위로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이 개척한 메이저 리그를 비롯해 유럽 축구리그, LPGA 등 세계 정상급 스포츠 무대에서 오늘도 한국선수들이 월드클래스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흥민, 최지만, 박인비, 신지애 등이 그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명됐다. 내달 2일 열리는 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낙마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사 청문회 과정에서 국회가 제동을 건다 하더라도 윤 당선자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자의 인사 스타일과 두터운 신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관전 포인트는 원희룡이 헝클어진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하는 데 있다. 물론 그의 이력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 사법시험 수석 합격, 검사, 변호사, 국회의원, 제주도지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 등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는 ‘대장동 일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어필하기도 했다. 과연 그의 이런 이력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그의 앞에는 난제들이 쌓여 있다. 우선 윤 당선자가 공약했던 각종 부동산 정책들을 재점검하고 시행 가능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해야 한다. 시행 불가능한 과대 포장 공약들은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정치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건설과 부동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도 정돈해야 한다. 건설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건설 원자재 대란과 이에 따른 시장 혼란,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중단 등 급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

 

높아진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한 집값 급상승, 임대차 보호법 4년차 도래에 따른 전세 값 상승과 전세시장 혼란 등도 시급성이 요구되는 현안들이다.

 

장기적으로는 윤 당선인이 공약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급 로드맵, 3기 신도시의 차질 없는 건설, 서울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와의 정책 협력 등이 필요하다. 물론 짧은 임기 동안 모든 문제를 대 해결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시장의 불안정성만은 제거해 줘야 한다. 시장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키를 잡아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그가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정치인 출신 장관의 실패를 경험했다. 

 

김현미 전임 장관 시절 스물여덟 번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야구로 치면 사사구만 남발한 모양새였다. 시장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과 전문가의 조언을 외면한 아집이 정책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전 장관 역시 나중에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하면서 실패를 인정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다.

 

박찬호를 두고 왜 코리안 특급이라고 불렀을까.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뛰어난 실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로 큰 덩치의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때로는 커브를 구사해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상대 타자의 능력과 심리상태, 당일 컨디션 등을 분석해 적절한 공을 던진 것이다. 외환위기의 절망 속에서 국민이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원희룡이 부동산 시장의 특급이 되려면 정치인 특유의 욕심은 내려놔야 한다. 적어도 장관 재임 기간만큼은 정책과 시장에 정치의 입김을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

 

그런 다음 박찬호처럼 시장의 상황에 맞춰 강속구를 뿌리든지, 커브를 던지든지 해야 한다. 그래야 삼진도 잡고 땅볼도 유도할 수 있다. ‘특급’이라는 칭호는 아무한테나 붙여주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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