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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항만재개발사업의 정책제언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연구실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장 | 기사입력 2021/11/08 [09:11]

[전문가 기고]항만재개발사업의 정책제언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연구실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장 | 입력 : 2021/11/08 [09:11]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장(사진=국토매일).  © 국토매일

[국토매일=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장] 항만은 고대시대부터 지금까지 국가 또는 도시 발전의 시작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다.

기원전 9,000년경에 건설된 인류 최초의 도시 예리코(Jericho)도 항만도시였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후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선 아이네이스가 도착했던 카르타고를 건설한 페니키아인들이 만든 지중해 고대 도시들도 항만도시였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건설하여 인류 역사 상 가장 번성한 도시 중 하나였던 알렉산드리아도 항만도시였다.

이후 세계 역사의 패권과 흐름은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변해왔다.

지금도 세계 10대 도시 중 대부분의 도시는 항만으로 성장한 도시이다. 항만 없이 성장한 주요 도시는 역사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생계를 위해 또는 무역을 위해 항만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정착하면서 도시가 되었고 이후 성장하면서 힘을 길러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항만은 국가와 도시 성장의 중심에 있어 왔고 지금도 중심에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 항만도 생명주기가 있다. 생겨나서 성장하고 쇠퇴하여 사라지는 과정을 겪는다.

항만재개발은 쇠퇴하는 항만을 사라지도록 두지 않고 새로운 기능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오래된 항만은 도시의 중심부에 있다. 항만으로 성장한 도시들은 항만에서 도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가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신도심이 생겨나고, 항만은 신항만이 개발되면서 구항만의 기능은 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도심과 구항만은 사람과 화물의 이용이 줄어들게 된다.

항만재개발사업은 이러한 항만과 항만주변에 사람의 발길을 다시 모으는 사업이며 항만구역을 중심으로 원도심과 신도심을 연계 발전시키고 지역 전체가 활력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항만재개발사업이 지역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낙후해져가는 지역사회를 한층 발전시켜 국가균형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에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오래된 항만을 다양한 기능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항만재개발사업은 2007년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한 여수엑스포와 지자체 주도의 동해·묵호항 사업은 완료되었고, 부산항 북항 1단계, 인천항 영종도, 고현항, 광양항 묘도 등은 진행 중이며, 광양항 3단계 투기장, 인천항 내항, 부산항 북항 2단계 등은 준비 과정에 있다.

항만공사나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착수 이후 완료된 사업은 없다. 항만재개발사업은 그 특성 상 사업범위가 매우 넓고 매립, 부지조성 등으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2022년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이 2008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라는 점을 본다면 그 기간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여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시작과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쟁점도 발생하고 있다.

공공성 확보, 지역의 요구, 경관보호, 사업방식, 사업성 강화,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항만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약 14년 정도 지났으나 다른 개발사업들과 비교한다면 이제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어 다양한 논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본고는 이러한 논의 과정과 항만재개발사업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공공성 확보의 기준은 모호하다. 그래서 제시된 명확한 기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만재개발은 항만이라는 공공시설을 활용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공공성 유지가 필요하다.

특히, 개방성, 접근성의 관점에서 그간 접근하지 못했던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하게 제공되어야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제3차 항만재개발기본계획에서 공공성 확보 기준을 제시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판단된다.

둘째, 지역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앞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항만재개발사업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그래서 지역의 요구도 다양하고 많은 것이다. 그러나 현행 항만재개발사업의 지역사회 참여는 사후적이며 반사적이다.

이러한 형태는 지역사회의 의견을 사전에 반영하기 어렵고 진행 과정에서도 많은 충돌을 야기한다.

시민 및 지역사회는 요구주체가 아닌 참여 주체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시민과 지역사회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역할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민간의 참여 확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항만재개발사업은 기본적으로 항만공사 또는 민간의 참여와 투자로 이루어진다.

또한, 대규모 사업비가 장기간에 걸쳐 투입되는 사업이고 공공성이 크게 강조되는 만큼 민간의 사업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일정부분의 재정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에 재정지원기준을 두고 있으나 현행 제도내의 지원 가능 시설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공원, 녹지, 주차장 등 개방성 및 접근성을 위한 시설에 대한 요구와 비중은 높으나 지원의 대상이 아니다.

재정지원 대상 시설이 확대 되어야 하는 점이다. 넷째, 사업절차의 단순화이다. 필요한 절차는 사업의 안정성, 투명성, 공정성을 위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필요한 절차는 사업의 장기화를 초래한다.

특히, 항만재개발사업은 장기간 동안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시기 단축은 사업비 절감과 직결된다.

사업시행 주체, 토지소유형태, 개발대상 부지 형태, 사업규모 등 사업별 특성 등을 고려한 절차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다.

다섯째, 소규모 재개발사업의 확대도 고려할만하다. 소규모 재개발은 민간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사업구조일 것이다.

그러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노후 및 유휴 항만부지를 지역에서 부족한 공공시설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국유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의 정주여건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제언들이 있을 수 있으나 정리해 보면 다양한 논의의 과정과 다양한 해법들을 도출하는 숙의의 과정을 통해 항만재개발사업이 더욱 성숙하고 지역경제 성장의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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