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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동산 정책, 정부-시장 상호 균형 견제 필요

김상봉 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교수

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김상봉 교수 | 기사입력 2021/06/28 [13:40]

[기고] 부동산 정책, 정부-시장 상호 균형 견제 필요

김상봉 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교수

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김상봉 교수 | 입력 : 2021/06/28 [13:40]

▲ 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김상봉 교수     ©국토매일

[국토매일=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김상봉 교수]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현 정부의 모든 정책을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70%를 넘는 국민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박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해외에서 높이 평가받는 코로나19 대응과 첨단소재 및 신재생산업으로의 구조 전환 등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정책들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부동산 정책에 따른 피로감으로 정부정책에 반감을 가진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국민의 실망과 불신이 임계점을 넘은 것처럼 보여진다.

 

정치란 크고 위대한 것을 논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결국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이 주요 미션이다.

 

이러한 먹고사는 일 가운데 요즘 옷이 없어 분노하는 사람은 없으며 굶어죽는 사람도 과거에 비하면 현저하게 줄었지만 집 문제는 다르다.

 

집이 없어 애타는 사람, 집을 사고 싶은데 정부가 이런저런 규제로 막아 놓아서 분노하는 사람, 집이 있지만 세금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분노하는 사람, 전세를 주면서 분노하는 사람, 전세 살면서 분노하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집 문제가 현 정부의 가장 큰 정책의 실패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진보ㆍ보수 여하를 막론하고 정치지도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한다.

 

그래서 정책을 이념의 도구라고 한다.

 

다만 진보적 사고는 정부와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보수적 사고는 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한다.

 

현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대상으로 만들어낸 정책은 부동산 투기근절과 자산의 균등한 배분을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열정을 가지고 정책을 발현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 의한 부동산 시장의 통제 및 규제를 위한 정책개입이 급증하면서 과도하게 시장기능을 제어하고 규제해 왔다.

 

우리가 소를 우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것처럼 물을 먹느냐 마느냐는 결국 소의 의지와 욕구이다. 정부정책의 의도대로 시장은 호락호락 움직여 주지 않는다.

 

정부정책이 실패하는 주요 이유가 정부정책의 의도대로 시장이 기능해 줄 것이라는 안이한 사고에서 나온다.

 

이는 정치적으로 얘기하면 정책입안자의 안이함이고 전문적으로 얘기하면 시장에 대한 정보비대칭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 현 부동산시장은 이제는 정부정책으로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있는 것 같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국민의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높아진 불만이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

 

스물다섯 차례나 점철된 부동산 규제정책은 처음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강한 그리고 지나친 의지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정부는 시장시스템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된 계층과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의 관여와 개입이 주효하고 정부의 역할로써 적확하다는 점을 늦었지만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가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부 및 공공시스템과 경제적 논리에 기초한 시장시스템은 상호 균형과 견제가 필요하다.

 

정책을 발현하는 정부시스템과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시장시스템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매우 중요한 수레의 양 바퀴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에 기초한 부동산 정책의 발현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추구하는 가치에 지나치게 매몰된 정책에 의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경외시하거나 지나치게 건드리면, 정치는 실종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가끔 정책을 보고 투표하라고 하지만 정책이 개개인에게 이익이 되고 손해가 되는가를 기준으로 투표하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처럼 대부분의 유권자는 감성에 의해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정치가 정책에 의해 먹고사는 문제를 크게 건드리면 열혈 지지자도 이탈하게 된다.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유권자는 넘길 수 없는 선이 있다.

 

선을 넘은 녀석들처럼 그 선을 넘으면 열혈 지지자도 잡아두기 어렵다.

 

미국의 흑인 유권자가 링컨 대통령 이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대이동한 역사적 사실이나 캐나다 진보보수당이 다수당에서 단 2석으로 몰락한 현실을 보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의해 일정 임계치를 넘으면 국민의 감성을 압도하게 된다.

 

자신이 가진 부동산과 자산에 대해 크게 위협을 받거나 이래저래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사람은 분노한다.

 

집을 가진 사람은 전세줄 때 화가 나고,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대출 규제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해서 화가 나고, 집 없는 사람은 오르는 집값을 보며 허탈해하고, 집 있는 사람은 세금이 올라서 또한 불안해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나 정권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에 매몰된 정책이 아니라 결국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와 정책이 추구하는 종착점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열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데 이 중 철저한 시장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폭락에 대해 정부의 책임으로 비난하지는 않는다.

 

부동산시장이 시장논리에 맡겨져 있고 정부는 여기에 세세하게 정책으로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성장사회와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과 절대인구의 감소, 전국단위 빈집증가 등 부동산시장이 폭등하는 현상은 사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정책에 의해 지나친 시장관여와 잘못된 시그널에 의해 부동산 시장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부풀어지는 풍선과도 같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보수성향의 정부와 진보성향의 정부에 의해 입장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역할에 의해 부동산시장을 견인하고, 보정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이 매우 크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시장이 혼돈일 경우 언론이나 국민은 정부가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정부의 역할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진보성향의 정부일지라도 시장의 기능을 절대 불신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강화된 다수의 정책개입을 시장의 기능에 돌려줘야 한다.

 

정부가 모든 부담과 책임을 떠안을 필요가 없고 인간 개개인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의해 시장기능이 작동하도록 해줘야 한다. 정부정책 그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시장기능에서 소외되거나 진입하기 어려운 계층과 국민을 대상으로 정부정책의 적극적 개입을 추진하고 계층간, 지역간 불균형해소를 위해 정부정책의 역할을 명확히 정립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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