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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 “입찰진입 불리하다”…16개 시ㆍ도회장단 ‘뿔났다’

입찰조건-자재비 포함한 발주금액, 업종면허 3~5개 요구, 자격기준 등 걸림돌

최한민 기자 | 기사입력 2021/02/22 [14:25]

전문건설업 “입찰진입 불리하다”…16개 시ㆍ도회장단 ‘뿔났다’

입찰조건-자재비 포함한 발주금액, 업종면허 3~5개 요구, 자격기준 등 걸림돌

최한민 기자 | 입력 : 2021/02/22 [14:25]

전문건설협회 중앙회관 전경사진 ©국토매일

[국토매일=최한민 기자] 새해부터 시행된 건설업간 업역 폐지가 두 달여 만에 혼란을 초래하면서 전문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7일, 18일, 전문건설협회 16개 시ㆍ도회 회장단과 14개 업종별협의회 회장단은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전문건설협회 중앙회를 항의 방문하고 긴급 비상 대책 회의를 가졌다.

 

회장단은 업역규제가 폐지되면서 기존 업역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문건설업이 수주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조차 잃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근 관급공사 내역 대부분이 종합건설업에 유리하고 전문건설업은 3~4개 업종을 가지고 있어야 진입이 가능하다며 입찰에 참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문건설업 다 죽게 생겼다고 격분했다.

 

회장단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통해 ▲무의미해진 유예기간 ▲불공평한 상호 시장 진출 ▲발주기관의 자의적 잣대 등 경쟁을 불리하게 만든 문제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합리적인 기준을 반영해 달라며 주문했다.

 

긴급회의에서 시‧도 회장단은 전문건설업계의 생사가 달린 현 사태에 대해 협회가 책임져야하며 관련 책임자 처벌과 아울러 전국 발주기관을 대상으로 시위도 불사겠다는 강한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문건설업계의 요구 사항을 토대로 업역 폐지에 대한 쟁점과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무의미해진 유예기간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과 함께 상호 경쟁 활성화 과정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영세기업에 대한 보호 장치로 2억 원 미만 공사에는 2024년까지 종합건설업이 원도급 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건설업계는 올해 업역 폐지가 본격 시행되는 구간인 공공공사의 발주금액 책정에서부터 발목이 잡혔다. 그 예로 공공공사의 경우 공공기관에서 입찰금액에 자재비를 포함해 발주하다 보니 소규모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종합건설업 진입을 확대했다.

 

상수도공사업이나 포장공사업 등은 전체 비용 가운데 30%에서 40% 정도를 자재비가 차지하는 업종이다. 그러나 실제 공사비용은 1억 4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이상 정도인데도 자재비를 포함하다보니 종합건설업이 진입하고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관급자재비가 기초금액에 포함돼 종합건설업이 지방 소규모 공사까지 다 입찰해 2억 원 미만 공사로 잡은 전문건설 보호장치가 무의미해졌다”며 “총 발주금액에서 관급자재비는 제외하고 공사비용을 분리 발주해야한다”고 말했다.

 

▶불공평한 상호 시장 진출

상호 시장을 개방했지만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이 서로의 업역의 도급을 얻는 데에는 불공평한 장치가 있다.

 

종합건설업은 전문건설업이 수행하는 단일 공사의 입찰이 용이해진 반면 전문건설업은 종합공사를 시공할 수 있는 기술능력과 자본금 등 세부 등록기준을 갖추어야 입찰할 수 있다.

 

이처럼 종합공사는 더욱 폭넓은 입찰 기회가 열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전문건설업의 입찰 시장은 전국 소규모 공사나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광주시에서 개찰된 총 2억 원 규모의 3ㆍ15표지석 및 4ㆍ19혁명 기념탑 건립관련 공사에는 무려 17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지역에 따라 기존보다 3배 가까이 입찰 참가 업체 수가 늘어난 곳도 있으며 대부분 종합건설업이 수주하는데 유력하다.

 

또 다른 전문건설 관계자는 “상호 시장 개방이라지만 불공정한 기준으로 제대로 된 경쟁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정 금액의 기준을 정해, 전문건설업도 실적만 가지고 종합공사 입찰에 참가할수 있도록 입찰기준을 허용해 주어야 한다” 고 호소했다.

 

▶발주기관의 자의적 잣대

정부가 올해 예산을 상반기에 70% 이상 집행한다고 밝히면서 연 초 공공발주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실과 동떨어진 발주공고에 전문건설업계는 비상이다.

 

지난 2일 발주된 서울시 도봉구청사 공공형 실내놀이터 증축 공사(건축(기계)) 공고는 상호 시장 진출 허용 공사로 고시된 공고를 보면 ▲실내건축공사업 ▲토공사업 ▲습식ㆍ방수공사업 ▲석공사업 ▲도장공사업 ▲비계ㆍ구조물해체공사업 ▲금속구조물ㆍ창호ㆍ온실공사업 ▲지붕판금ㆍ건축물조립공사업 ▲철근ㆍ콘크리트공사업 등 9개 업종면허를 보유한 전문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뒀다.

 

이처럼 기존 1개의 전문면허를 가진 전문건설업체가 부대공사로 처리가 가능했던 입찰건도 발주처가 공종 표기를 복합공사로 판단해 전문면허가 두 개 이상 많게는 13개까지 입찰 참가요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문건설업계의 실상은 이런 자격을 갖춘 업체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전문건설면허 소지자 65%가 1개의 단일면허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전문건설업은 각 공종별로 요구되는 기술자 채용과 자본금도 갖춰야 한다.

 

한 관계자는 “편의성만을 따른 발주기관의 재량이 커지면서 기존 부대공사에 해당하는 공정을 모두 복합으로 보고 있어 하나의 면허로는 입찰이 불가하다”며 “국토교통부는 시장 재조사와 부대공사의 개념을 재정립해 발주기관에 통보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간 업역폐지가 2021년 새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전국지자체 및 관급공사 입찰을 둘러싼 전문건설업계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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