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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도안전법, ‘현장’ 실행에 초점 둬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12/07 [15:30]

[기자수첩] 철도안전법, ‘현장’ 실행에 초점 둬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12/07 [15:30]

▲ 장병극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지난 1일 국회에서 ‘철도안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언론에서는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KTX 등 고속·일반열차의 객실 내에도 영상기록물(CCTV)를 확대 설치한다는 내용에 주목했다. 아무래도 철도 이용객들 입장에서 체감하기에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CCTV 설치는 올해 초 국토부와 철도 관련기관 등에서 크게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사고 방지 및 분석 등을 위해 기관차 내 운전실에 CCTV를 설치하도록 명시한 철도안전법 개정안 시행을 두고 철도노조를 비롯한 철도종사자들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당시 CCTV 설치를 두고 철도기관사들에게 사고책임을 덮어씌우려 한다며 과도하게 개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과 사고 재발 및 분석, 철도안전 확보를 위해 CCTV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국토부측 입장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기관차에 CCTV가 설치되기 시작했고, 관계 법령에 따라 역사를 포함한 철도 주요시설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철도안전법 개정을 통해 운전실뿐만 아니라 모든 객실에도 CCTV를 설치해 각종 범죄 예방 및 사고 방지에 기여하고, 객실 내 금지행위를 어기는 승객에 대응해야 하는 철도 종사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철도안전법에서 더욱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바로 ‘철도종사자’의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철도안전 종합계획’에 철도종사자의 안전 및 근무환경 향상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도록 규정한 부분이다.

 

지난해 말 수정 고시된 ‘제3차 철도안전 종합계획(수정)’을 살펴보면 “대형철도사고 Zero화, 2022년까지 철도사고 및 사상자 50% 감소”를 목표로 5개의 주요 추진분야를 선정하고, 각 분야별로 5개의 신규과제를 만들어 이를 이행하도록 했다.

 

‘철도 종사자 안전역량 강화’ 관련 대목에서는 현재 문제점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철도운영기관의 안전관리 전문조직 역량 강화 ▲종사자 자격제도 고도화 및 지속적 개선 ▲철도종사자 안전확보 방안 ▲철도종사자 교육훈련 내실화 ▲철도종사자 비상대응 능력 향상 등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철도안전법 개정으로 철도종사자 안전관리를 ‘체계화’하도록 추가로 규정한 것이다.

 

철도안전법이 처음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리고 제도 상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를 갖춰 놓더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그저 종이로 남을 뿐이다.

 

철도안전법을 제정한 이유는 그야말로 철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자가 취재 차 코레일 충북본부(現 충북지역관리단)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퇴직을 앞 둔 안전처 소속 직원분이 인근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손을 가리키며 ‘지적 확인’을 했다.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우연히 분당 차량기지를 지나칠 일이 있었다. 소속 직원 분은 주변에 열차가 지나가지도 않고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철길을 건널 때마다 ‘지적 확인’을 했다.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었지만 너무 순식간이라 기록으로 담지 못했다.

 

촘촘한 제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안전’은 현장에서 실행될 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적 확인’은 철도 종사자에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기자는 ‘기본’이 체화(體化)된 모습을 목격했다. 올 한해 수많은 현장을 누비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철도안전법. 끊임없이 보완·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의 ‘안전’을 담보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실제로 의도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돌아볼 일이다. 때로는 복잡한 규정보다 단 몇 가지의 ‘기본’이 되는 수칙만으로도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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