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는 이달 11일 도심항공교통(UAM : Urban Air Mobility) 실증 행사를 여의도에서 가졌다. © 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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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매일 김영도 기자] 1903년 라이트형제가 처음 동력 비행기를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인간도 하늘을 날을 수 있다는 동경이 앞섰지만 한편으로 추락하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백년이 지난 현재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대륙을 횡단하면서 우리의 일상을 달라지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보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끝없는 도전과 기술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관 정책공동체가 만들어 낸 UAM 실증
국토교통부는 이달 11일 도심항공교통(UAM : Urban Air Mobility) 실증 행사를 여의도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유인드론(이하 PAV : Personal Air Vehicle) 기체의 수직이착륙과 비행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심교통항공 운용관리 체계를 입증해 미래 교통수단으로 사용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실제 이날 PAV 외에도 여러 대의 소형 드론(초경량비행장치 : 중량 12kg 이상)을 동시에 띄워 관제센터에서 기체 식별과 운항표시 및 안전성 등을 시연하며 미래 상용화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토교통부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한지 4개월 만에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를 가진 것은 매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으로 ‘민관 정책공동체 UAM TEAM KOREA’와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빌딩 숲에서 통제 관리가 가능한지를 실증해야 하는데 수도방위사령부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으면 서울 도심을 비행할 수 없어 여의도 수변에서 실증행사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왜 UAM인가?
UAM 국내외 시장은 걸음마 단계로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국제 항공산업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항공산업 제조부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항공안전기술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항공운송실적은 세계에서 8위로 상위권에 속하지만 항공기 및 부품 제작산업은 15위로 전체 시장의 0.7% 비중을 차지하면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다.
특히 드론 기체 개발 분야에서 중국이 오래 전부터 개발을 시작해 우리나라가 소형 드론 개발을 시작할 무렵 이미 PAV 개발에 들어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해 그 결과물로 이번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 중국 이항사의 216기가 메인 기체로 비행을 선보였다.
드론이 4차산업혁명의 국책과제로 선정된 것은 박근혜 정부시절이지만 실제 드론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07년으로 당시 국내 수입업자가 독일에서 대당 천만 원에 호가하는 ‘에어로봇’이라 불리는 드론 두 대를 수입해왔지만 정부의 인식도가 낮아 판로 개척에 실패했다.
사실, 초경량비행장치 드론은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심항공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빌딩들 사이로 부는 풍력을 이겨내기에는 체공 시간이나 출력이 약하고 각종 전선이나 통신선 등 장애물이 많아 실제 상업용도로 운용하기에는 아직까지 기술적인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도서산간 등 외지에 직접 물품을 배송하고 안전성이 보장된 일정한 항공길을 자율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적합하고, 방송 촬영, 건설현장 측량, 보안순찰, 방제, 드론쇼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다이나믹한 레이싱 레포츠 등 다양한 활용성은 갖고 있다.
따라서 PAV와 같은 대형화 된 고출력의 드론이 초소형비행장치 드론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화물수송이나 여객운송 등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UAM 시장의 최후 승자는?
세계투자금융기관 모건스탠리가 UAM 세계시장을 전망했을 때 2040년까지 730여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세계 항공시장은 5천조 원으로 1천조 원에 가까운 새로운 항공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화물 및 여객 운송이 가능한 PAV 수직이착륙기(eVTOL: :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한화시스템과 현대자동차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7월 국내 최초로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전격 발표하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전기추진시스템 기술 진보와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항공기 및 자동차 제조사들도 PAV(Personal Air Vehicle) 시장에 다수 참여하는 등 미래교통 체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한화시스템은 ‘고효율’, ‘저소음’ 전문 기술 보유 기업 ‘오버에어’에 약 3백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산업 보안국(BIS)의 특수 유출 허가(Deemed Export License) 승인을 받았고 2월에는 오버에어 개소식을 통해 에어택시 공동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여객운송용 버터플라이 기체 모형 © 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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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A에 위치한 오버에어 본사에 한화시스템의 핵심 엔지니어 6명이 파견돼 오버에어의 PAV인 ‘버터플라이’ 기체를 개발 중이다.
오버에어는 세계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가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의 핵심 파트너사 중 ‘카렘 에어크래프트’에서 분사된 기업으로 모기업이 수직이착륙기(VTOL) 전문업체로 ‘고효율’, ‘저소음’의 에어택시를 구현할 수 있는 다수의 특허와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오버에어의 PAV인 버터플라이는 ‘전기식 수직이착륙기(eVTOL)’ 타입으로 카렘 에어크래프트의 저소음, 고효율의 최적 속도 로터(Optimum Speed Tilt Rotor) 기술이 적용된다.
한화시스템은 “방산기업으로 항공분야에서 항공전자 및 ICT 기술력을 축적해 왔으며 성능, 가격, 디자인, 고도화된 자동비행, 안전성을 두루 갖춘 PAV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최근 한국공항공사와 ‘UAM 세계시장 선도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는데 UAM 통합감시와 관제, 항로운항, 수직이착륙장(vertiport) 시설, 탑승 서비스 관련 소요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2028년까지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상용화 계획을 밝히고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했다.
올해 1월 우버(uber)와 UAM 기반한 UAM 사업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CES에서 실물크기의 UAM 비전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날개 15m, 전장 10.7m의 S-A1은 조종사 포함 총 5명 탑승이 가능하며, 활주로 없이도 비행이 가능한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eVTOL)기능이 탑재됐으며,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해 안전하고 조용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속 290km로 최대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현대차 UAM 기획지원팀 정현진 책임매니저는 “UAM 상용화 계획을 바탕으로 2026년 상용화 목적의 에어 카고 (Air cargo) 사업을 위한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를 개발할 예정으로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위해 국내 유수 협력업체 발굴에 나서는 등 다양한 UAM 양산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