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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토안전관리원, 한 지붕 두 가족 되나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0/11/23 [09:46]

[기자수첩] 국토안전관리원, 한 지붕 두 가족 되나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0/11/23 [09:46]

▲ 김영도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 김영도 기자]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던 소방과 방재라는 각기 다른 행정 직렬이 소방방재청이라는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으로 살면서 소방의 날, 방재의 날을 따로따로 행사를 가졌다.


2006년 13회 방재의 날 행사장에서 행사사진을 찍던 사진사가 심정지가 오면서 쓰러졌지만 현장에 있던 어느 누구도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몰라 발만 동동구르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 자리에는 소방공무원은 없었고 방재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직 공무원들만 참석한 탓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진사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이후 소방방재청은 다중이용 공공장소에 심폐소생장치를 설치하고 국민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쳤지만 정작 방재직 공무원들은 훈련하는 것을 보지 못해 혀를 찼던 기억이 남아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이 한국건설관리공사의 고용을 승계 받아 내달 10일 국토안전관리원으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지만, 양 기관은 직급과 임금 체계를 놓고 아직까지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데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뒷짐만 진채 강건너 불구경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안전관리원 출범에 대해 양 기관의 통합이 아닌 새로운 기관에서 양 기관이 다 같이 새롭게 출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그다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동안 6차례나 한국건설관리공사의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방만경영 등으로 리스크가 높아 모두 매각에 실패했을 만큼 침몰해가는 표류선 같은 공기업을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떠 안기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공기업 특성상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만 철저하게 했더라도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최근에는 공사가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판매사와 운용사 재무상태나 실적 및 리스크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적자금 20억 원을 단번에 투자한 것만 보아도 경영부실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재무팀장 한 개인의 판단으로 결정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지금까지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투자한 공공기관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정관계 인맥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인데 국토안전관리원 출범이 오버랩되는 것을 지우기 어렵다.


국토부는 건설현장의 사망사고 감축 등 안전강화를 위한 전담기관이 없어 설계 단계부터 사업이해 및 안전관리역량을 갖추고, 시설물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전문적인 공공기관이 필요해 국토안전관리원을 출범시킨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건설 부조리 및 부실공사 근절을 위한 건설감리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공단은 시설물의 안전과 유지관리 그 외 관련 기술 연구, 개발 등 기관별 특성이 있어 시너지 유발 효과를 기대하지만 당장에 업무의 효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정부와 공단은 공사의 고용승계 조건으로 격에 맞게 직급을 한 단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공사는 동일한 노동의 가치를 주장하며 동일 직급과 임금을 굽히지 않고 있어 3년이라는 한시적인 고용승계 기간동안 이원화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시각이 크다.


국토부는 공사의 고용승계와 관련해 양 기관이 협의해 가져오면 그때가서 장관의 도장만 찍어주면 된다는 논리인데 한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갈등의 골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다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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