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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5주년 특집좌담회] 적정공사비 문제, 오랜 숙원...공사비 현실화 개선 필요

“제 값 받는 건설환경 구축돼 있지 않다는 뜻, 낙찰제도부터 개선해야”

박찬호 기자 / 김승섭 기자 | 기사입력 2020/09/22 [17:05]

[창간15주년 특집좌담회] 적정공사비 문제, 오랜 숙원...공사비 현실화 개선 필요

“제 값 받는 건설환경 구축돼 있지 않다는 뜻, 낙찰제도부터 개선해야”

박찬호 기자 / 김승섭 기자 | 입력 : 2020/09/22 [17:05]

▲ 국토매일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공공공사 적자 현실화 방안'을 주제로 특집 紙上 좌담회를 개최했다.  © 국토매일

 

[국토매일=박찬호/김승섭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회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토매일’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사회 경제발전의 한 축인 건설현장 및 근로환경의 변화에 대해 5명의 전문가들과 지상 좌담회를 통해 ‘인건비’ 상승, ‘근로환경’ 변화, ‘저가 낙찰률로 인한 품질저하’ 등 문제점을 짚어 그 개선방안을 물어봤다.

 

사회는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사회로 진행된 지상좌담회에는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유현 남양건설 상무,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주종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가나다순)이 참석했고 이번 좌담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했다.

 

■ 사회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공사비적자란 단어 속출, 공사비현시화 절실, 원인파악과 개선방안 필요"

■ 주종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

 "올해부터 실거래가격과 차이가 큰 시급공정부터 개선하고 공기연장과 관련된 간접비 문제 개선 과제 마련”

■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공사비 부족 부작용 매우심각한 현실, 공사비 산정·관리체계 대한 현실태 및 문제점 발굴, 시 차원의 제도 개선”

■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낙찰률로 낙찰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가격에서 낙찰가격이 정해질 수 있도록 낙찰제도 개선해야”
■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발주자 불공정행위는 많은 부분 감소했으나, 여전히 관련 행위가 계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계속된 개선 노력이 필요”

■ 유현 남양건설 상무=

 “재료비, 노무비, 경비 및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합계액의 98%미만 입찰자는 낙찰자 선정에서 배제하면 덤핑입찰을 막을 수 있어”

 

▲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 국토매일

사회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건설현장의 근로환경이 크게 변화되면서 인건비와 안전관리 비용 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공사비적자라는 단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적정 공사비현실화가 요구되고 있는데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개선방안은 무엇인지요.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적정공사비 문제는 건설산업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묵은 숙제다. 공사비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은 매우 심각한게 현실이며 부족한 공사비로 인해 불법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로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 열악한 근로환경과 고용불안으로 인한 청년층 유입감소와 노령화 가속, 임금체불, 산재다발, 숙련인력 기반 붕괴 등 다양한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공사품질 저하 및 안전사고 다발의 주된 원인을 낮은 공사비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공사비를 높게 줄 경우 업체만 배불리고 실제 안전 및 품질을 담당하는 하도급 업체나 근로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공사비 부족의 원인으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공사비 산정을 위한 기획단계 부터 예정가격 결정단계까지 절차진행 단계에 따라 공사비 삭감, 원가산정 시 설계 반영 부적정, 예산에 맞춰 원가설계, 입·낙찰단계에서의 낙찰률 적용, 시공단계에서의 다양한 불공정 관행 등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건설공사의 품질 및 안전 확보와 좋은 일자리로의 혁신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해오고 있다. 적정공사비를 보전하여 주고자 주계약자공동도급 및 직접시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적정임금제와 건설근로자 주휴수당 지급 및 원가반영 기준을 마련하여 시행중에 있다.


또한, 원가설계 현실화를 위해 서울형 표준품셈 개발, 예산 삭감 위주가 아닌 공사품질과 안전 확보를 위한 계약심사 및 설계 경제성 평가(VE)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문제점 인식 아래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2019년 1월), 건설산업 활력제고 방안(2019년 8월)을 통해 관련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일선 건설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관련부서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내년 4월까지 운영해 공사시행 전 단계에서의 공사비 산정과 관리체계에 대한 현실태 및 문제점을 발굴하고 서울시 차원의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 할 예정이다.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공사비의 적자 문제는 기본적으로 발주기관의 예정가격 산정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예정가격 산정기준이 되는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의 하향조정을 짚어봐야 한다. 표준품셈은 항목마다 다르지만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약 18% 하락했다.

 

표준품셈을 적용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약 6.3%의 예정가격 하락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공종은 가격이 약 27.4% 하락했다. 이 두 가지의 하락 효과만으로도 표준시장단가의 전신인 실적공사비가 처음 도입된 2004년 대비 예정가격이 11.8% 하락했다.


여기에 발주기관은 예정가격을 조정하는 절차를 한번 더 거치게 된다. 조달청의 경우 자체적으로 조사한 가격을 적용하여 예정가격을 도출하고, 지자체는 계약심사제도를 통해 공사비의 적정성을 검토하는데, 문제는 상당수 발주기관이 관행적으로 예산에 맞춰 공사비를 임의로 삭감한 후 발주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1월 국회 정책토론회 자료에 보면, 당초 설계가격 대비 약 13.5%가 삭감되어 발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자는 예정가격이 낮게 산정돼 있으면, 입찰가격을 높게 써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질문 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우리나라의 입·낙찰제도는 입찰산식에 따라 정해진 일정 낙찰률이 아니면 낙찰받기 어려운 구조이고, 실적이 없으면 차후 영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적자를 감수하면서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정 공사비 반영을 위해서는 예정가격 산정기준을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하며, 발주기관 역시도 공사비 삭감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또한, 낙찰률로 낙찰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가격에서 낙찰가격이 정해질 수 있도록 낙찰제도 개선도 있어야 한다.

 

유현 남양건설 상무= 공사비 적자를 다시 해석하면 제값 받는 건설환경이 구축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공사비가 여유가 있어야 안전시공도 담보되는데, 박한공사비를 쪼개고 쪼개다보면 부실공사의 개연성의 커질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대에 수주만큼 기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자공사 걱정으로 수주기쁨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입·낙찰제도 시스템만 제대로 활용하면 공사비 적정화는 의외로 간단하다.

 

수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표준시장단가가 많이 현실화 됐지만 여전히 표준시장단가가 실거래단가를 한 박자 늦게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세부공종의 설계단가가 과소 책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은 그 온전한 가격이 공사비에 그대로 반영돼야 한다.


즉 100억원 공사에만 보장되는 순공사원가 보장을 전 공사에 적용해야 한다. 재료비., 노무비, 경비 및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합계액의 98%미만 입찰자는 낙찰자 선정에서 배제하면 적어도 덤핑입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국토매일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우리 건설산업에서 적정공사비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나, 최근 안전 및 품질, 환경관리 강화, 불공정관행 개선 목적의 개별 제도(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에 수반하는 비용은 추가적인 지급(계상)이 이뤄지지 않은 채 계약상대자에게 전가하고 있어 적정공사비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요약 가능하다.


저희 연구원이 최근 설문한 다양한 설문 조사에서도 현행 공사비 산정 절차 및 수준이 매우 부적정하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발주자(50명)와 종합건설사(150명) 응답 결과 적정공사비 개선을 우리 건설산업 적정공사비가 부족한 원인은 크게 전통적인 문제 4가지와 최근 신설된 문제 1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첫째로는 비전문적인 사업규모·사업비 추산 시행, 총사업비관리제도와 관련된 예산절감 기조 지속, 비전문적 예산조정 절차 다수 운영, 저가 유도로 변질된 지자체 계약심사제 등 ‘비과학적·예산 삭감 중심의 사업비 관리 프로세스’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저희 연구원 조사 결과 기획단계 초기 사업비 추정가 대비 실제 수주금액은 약 50~70%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둘째, ‘공사비 산정 체계의 불합리성이 지속’되고 있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표준시장단가 및 표준품셈과 실행단가와의 괴리가 지속발생하고 있고(표준시장단가 축적 자료의 왜곡 등), 낮은 견적가, 조사가의 구조적 문제 또한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됐듯이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현장여건, 공사기간, 수량, 지역여건 등에 대해 반영이 불가능한 단가 견적이 기본적 한계 또한 근원적 문제이고, 설계가격에 대한 낮은 신뢰와 더불어 법적 상한선 대비 낮은 제비율에도 불구하고 추가적 감액이 빈번히 발생하는 간접비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 번째로는 ‘가격 평가 중심의 입·낙찰제도’가 지속되고 있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개별 제도별 여러 문제를 안고 있으나, 요약하자면,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낙찰 하한율 근접 운찰제인 적격심사제와 예가율 및 균형가격, 균형 단가 맞추기로 변질된 종심제, 기술보다 가격 위주 평가 방식의 기술형 입찰제로 인해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넷째, 공기연장 비용 미지급, 추가공사비 미확보 및 미지급,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기준 부당 운용, 발주처 과업의 계약상대자 부당 전가, 법령을 상회하는 현장기술자 배치 및 경력 요구, 발주처의 부당한 시설물 이전비용 강요 등 ‘공공발주자 불공정 관행’도 지속되고 있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지속적인 제도 및 운영방식 개선을 통해 최근 이러한 발주자 불공정행위는 많은 부분 감소하였으나, 올해 초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전히 관련 행위가 계속되는 점을 고려할 때 계속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사회적 약자 보호 중심의 정부 관련 정책 확대(사회보험료, 품질 및 안전관리비 낙찰률 배제, 하도급 적정성 심사 기준 강화, 시중노임단가 이상 지급 의무화, 주휴수당 등)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의 정책 운용으로 인한 순공사비를 줄이는 문제가 발생 중이다.

 

(이 같은 문제를 풀어나가자면)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인식 개선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 대다수는 건설산업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건설공사가 많은 이익이 창출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로 인해 적정공사비 지급을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 이를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적극적 제도 개선 행정을 추진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 될 수밖에 없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 또한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 역시 금지해야 할 것이다.

 

▲ 주종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  © 국토매일

주종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 공공 발주공사부터 ‘일한 만큼 주고, 받은 만큼 일하는’ 정당한 룰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의 공사비가 책정되고 지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공사비 원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시장단가와 표준품셈의 산정체계 개선 등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우선 표준시장단가는 과거 5개년 계획에 따라 전체 공종을 순차적으로 조사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실거래가격과 차이가 큰 시급 공종부터 우선 개정토록 개선했다.


또한, 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 항목별로 상승률에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 항목별 비중에 따라 각각의 비율을 적용토록 했다. 최근 노무비가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기존방식 대비 원가 수준을 현실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품셈은 노후시설 점검·보강 등 유지보수 공사 품셈을 신설하고 폐기물처리비는 폐기물의 분류를 기존보다 세분화하여 특수 폐기물 처리에 있어 비용이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적정공기 보장을 위한 공기산정기준 제시, 공사 수행시 필수적인 보증수수료 인하 등 공사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은 저가 하도급, 부당 특례 등 불법과 부당한 관행 대신 하도급 업체와 현장의 노동자에게까지 대가가 누수 없이 전달될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국토부에서는 작년 저가 하도급 판정 기준을 상향하고 임금직접지급제를 의무화했다. 올해도 대금지급시스템을 개선하고 적정임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장의 산업계 여러분들도 땀의 대가가 공정하게 전달되는 건설산업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100억 원~300억 원미만 공사 대부분이 저가낙찰률로 인한 품질저하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입·낙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주종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 100∼300억 공사의 경우, 과거 기술변별력이 낮은 적격심사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 왔으나, 작년 12월부터 가격과 기술력을 균형있게 평가하기 위해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했다.


일부 저가낙찰 사례가 발생하는 등 아직, 시행초기의 혼란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간이형 종심제가 시장에 안착되면, 종전의 적격심사제에 비해 가격과 기술역량의 균형있는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낙찰자 평가시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발하거나 불공정한 대가감액을 유도하는 요소들은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한편, 사업 유형별 평가기준을 다양화하는 등 기술력 중심의 사업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방안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시범사업 이후 올해 본격 도입된 간이 종심제의 경우 제도 도입 논의 시 적정공사비 지급을 위해 낙찰률을 3% 가량 올린다는 계획으로 출범한 제도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조달청 등 주요 발주기관에서 발주한 간이 종심제 적용 공사 85건의 평균 낙찰률이 80.79%로 오히려 기존 적격심사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간이 종심제를 폐지하고 다시 예전 적격심사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사견으로는 제도 도입 원년인 올해 간이 종심제 폐지는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이기에 크게 3가지의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로는 동점자 처리기준의 개선이다. 종심제 동점자 처리기준은 1순위로 ‘공사수행능력 점수와 사회적책임 점수의 합산 점수가 높은 자’가 우선이며, 2순위로 ‘입찰금액이 낮은 자’로 결정하는 데 대부분 1순위가 만점일 수밖에 없어, 사실상 저가투찰을 유도할 수밖에 없는 현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또한 합리적 예정가격의 산정이 뒤따라야 한다. 새로운 발주제도 도입을 통해 낙찰률이 낮아지더라도, 합리적 예정가격 산정이 이뤄졌다면, 입찰자가 자신만의 역량을 통해 적정공사비를 보전 받고 합리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최저가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낙찰률에 대한 발주기관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유현 남양건설 상무= 100억~300억원 미만 시장 입찰참여자는 대부분 중소업체들이다. 자체 견적보다는 견적전문대행사 의존도가 매우 높다. 원래 적격대상이었던 구간을 적정공사비와 기술력을 다 잡겠다고 간이종심제를 도입했다.

 

결과는 정 반대다. 곳곳에 저가투찰을 유인하는 구조적 요소 때문에 적격보다 낮은 낙찰율이 나타나고 제도개선의 더 큰 명분이었던 기술력은 공사 참여업체의 기술력 향상이 아닌 더 많은 화살을 보유한 견적대행사의 ‘유사담합’ 파워게임 능력만 키우고 있다. 간이종심제를 적용했던 ‘어란진항 정비공사’는 기존 적격심사 평균낙찰률보다 4%로나 낮은 77%대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엔 이 제도가 실패작임을 발주처 스스로가 보여준 케이스도 있다. 간이종심제 뿐만 아니라 모든 종심제 공사의 낙찰자선정의 키(Key)는 균형가격이고, 이 균형가격은 ‘무효입찰업체 수’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세종통합사옥 신축공사’ 발주처인 한전이 ‘무효입찰업체 수’를 수차레 바꿔 1순위 대상이 몇 번이나 바뀌는 입찰결과 번복사태가 발생했다. 공사원가 중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의 합계액의 15%이내에서는 엄연히 이윤을 보장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행중인 간이종심제는 이윤을 음(-)의 투찰만 균형가격에서 제외하도록 하여 이윤을 ‘0’으로 쓰도록 유인하고 있다.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당장 굶지 않기 위해 그런 제도가 가져다 줄 폐해를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더 이상은 건설업체가 특히 중소건설업체가 이런 오락가락제도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순공사원가의 98%미만 투찰자는 낙찰에서 배제하고 입찰가격산식을 조정해서 낙찰율 상향을 시도해야한다. 그래도 적정공사비를 확보할 자신이 없다면 최근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500여 건설업체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간이종심제를 기존 적격제도로 환원시켜야한다.

 

▲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 국토매일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 기존 100억∼300억 공사에 적용하던 적격심사제도는 80%의 낙찰하한율이 정해져 약 15년이나 계속됐. 반면, 그동안 발주기관이 산정하는 예정가격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계속 하락해 실질 공사비 부족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낙찰하한율이 아닌 균형가격. 즉, 시장가격에서 낙찰자가 결정되도록 간이형 종심제를 도입했지만, 최저 77%대에서 낙찰자가 결정되는 등 당초 도입 의도와 전혀 다른 낙찰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종합심사낙찰제의 동점자 처리기준에서 찾을 수 있다. 현행 규정은 종합점수가 동점인 경우 가격이 낮은 입찰자가 낙찰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입찰참여자는 가능한 한 낮은 가격으로 투찰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가심사기준에 따라 기준단가 대비 ?15%까지 단가를 낮추게 되고, 결국 적격심사 낙찰하한율보다 낮은 70%대 낙찰률이 속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간이형 종심제에서 저가투찰을 막기 위해서는 균형가격에 근접한 입찰자가 낙찰되도록 동점자 처리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간이형 종심제의 저가낙찰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동점자 처리기준 개정이 필요하고, 여기에 덧붙여 단가심사 기준을 현행 ±15%에서 ±13%로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건설공사 추정금액 300억 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적격심사기준에 따라 낙찰자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적격심사제도는 저가 낙찰로 인한 부실시공과 건설산업의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5년 7월부터 도입된 제도로, 덤핑과 담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격과 능력을 갖춘 건설업체에게 공사원가에 근접하는 공사비를 확보해주어 성실한 시공을 유도하려고 도입했다.


공공공사의 낙찰하한률은 과거 표준품셈으로 공사원가를 산정하던 당시를 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 낙찰 하한율이 17년간 약80∼87% 수준으로 고정돼 있다.


반면 외국에선 낙찰률이 90%를 넘는다.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15년 기준 일본 공공공사의 평균낙찰률은 국토교통성 발주 시 91.8%,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면 9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연방도로청 발주 공사의 낙찰률이 93~107.5%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공사원가 산정기준인 표준품셈이나 표준시장단가가 현실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격심사 낙찰하한률이 고정돼 실질낙찰률은 더욱 하락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건설업은 원가산정프로그램, 전자인력관리제, 임금직불시스템 사용 확산에 힘입어 예전과 달리 많이 투명해진 게 사실이다.


여러 기관에서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사원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낙찰자 결정방법인 적격심사 기준(낙찰하한율 상향 등)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백용태 본지 편집주간= 공공공사 수행에 있어 발주기관과 시공사간의 분쟁소지가 많은 간접비용문제는 대부분 공기연장으로 손실비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다면.

 

▲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 국토매일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 장기계속공사의 경우 발주처의 계획변경, 민원 등 내·외부 요인에 의하여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발주기관의 귀책사유로 인한 공기연장시 발생하는 건설사업자의 간접비용 및 손실비용을 둘러싸고 당사자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간 발주처의 우월적 지위로 인해 간접비 청구를 주저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간접비를 적극적으로 청구하고 있다.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등에는 공사지연에 따른 간접비는 실비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계약당사자간 협의에 의하여 처리할 수 밖에 없으므로 분쟁의 소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기연장 사유 발생시 책임사유를 명확히 파악하고 계약당사자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인력 및 장비 등의 현장유지관리계획서를 공동 작성함으로써 실비 등 간접비를 객관적으로 산출하해 할 것이다.


김충권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우선, 용어정의부터 다시 할 필요가 있다. 공사가 중단되면 현장대리인 인건비 등 간접비용 이외에도 현장에 설치된 기계임대료 등 직접비용 문제도 발생한다. 따라서 간접비라는 용어는 시공업체의 피해를 과소평가할 우려가 있는 만큼 추가비용으로 재정의해 문제점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특히 공기연장 추가비용 문제는 주로 장기계속공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장기계속계약은 매년 예산반영 범위 내에서 차수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체예산 확보 없이도 첫 해 예산만 반영되면 신속한 사업 개시가 가능한 장점이 있어 많은 발주기관이 활용하고 있으나, 장기적 재원조달 방안 없이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사업규모가 비교적 큰 건설공사의 경우 매년 차수별 예산반영액 부족으로 공기연장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장기계속공사 총공사기간 연장으로 발생한 현장관리 인건비 등 추가비용은 발주기관이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장기계속공사의 ‘총공사기간’을 잠정적 합의로 보고 그 구속력을 부인한 대법원 판결(2018년 10월 30일)로 인해 장기계속공사 총공사기간 연장에 책임이 없는 계약상대자가 공기연장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됐다.


그 결과, 장기계속계약은 전적으로 정부·발주기관의 책임인 차수별 예산 부족반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민간사업자에게 전가되는 대표적인 불공정 계약제도가 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계속공사 공기연장 추가비용의 지급 근거를 계약법령에 명시해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 때 지급근거를 명시하도록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회기만료로 폐기되어 건설산업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다만, 기재부로 하여금 대안을 제시토록 한 바 있어, 현재 기재부가 주관하는 국가계약 혁신TF 안건으로 논의 중에 있다. 공기연장 기간에 발생한 추가비용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는 기준이 나오도록 논의를 적극 진행해 나갈 것이다.

 

▲ 유현 남양건설 상무     ©국토매일

유현 남양건설 상무= 시공사의 귀책사유가 아닌 공기연장 간접비는 당연히 지불돼 한다는 것을 공무원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예산절감의 덫이 그 분들의 재량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당한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도 향후 받을 ‘감사’ 앞에서는 담당 공무원을 ‘방관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

 

우선 계약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비 지급을 법률상 명문화시켜 법의 포용에 맡겨야한다. 또한 기획재정부 사전협의를 생략하고 공기연장으로 인한 간접비 지급도 물가변동이나 설계변경과 마찬가지로 총사업비 관리지침 자율조정항목에 포함시켜 적정공사비 지급제도를 스마트화 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5년 ‘공사일시중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실무상의 혼선 및 불필요한 분쟁 발생을 적극적으로 억제 중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정부 및 국회에서는 공기연장 비용에 대한 개선 의지를 피력한 점은 매우 환영할 만한 사항이다. 하지만 지난 1991년부터 문제 제기된 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도 개선이 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


현행 공기연장 비용과 관련한 문제는 크게 5가지 카테고리(예산운용 방식에 따른 쟁점, 지연 공기, 실비 인정기준에 대한 쟁점, 관련 법·제도 미비로 인한 쟁점, 발주자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쟁점, 실무자 인식 부족에 따른 쟁점) 내 27개 세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황이다. 그간의 개선도 지엽적으로 일부만이 이뤄졌기에 근원적으로는 법률 개정과 총사업비관리지침 개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판단된다.


이에 빠른 법률 개정이 필요하며, 특히 장기계속계약에서의 총괄계약의 구속력 인정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함. 이 외 개선방안으로는 다음의 사항이 함께 이뤄져야 관련된 분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적으로는 일본의 유사사례 해결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음. 일본의 경우 지난 2015년 ‘공사일시중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실무상의 혼선 및 불필요한 분쟁 발생을 적극적으로 억제 중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 장기계속공사 총괄계약의 법적구속력을 불인정한 대법 판결을 계기로 공기연장과 관련한 간접비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장기계속공사 간접비 관련 개선과제를 마련하고 재정당국과 협의해 오고 있다.


기재부는 국가계약법령 개정을 통해 불가항력으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는 경우 추가 간접비를 발주기관이 부담하고 하도급업체가 지출한 간접비도 지급대상에 포함되도록 했으며, 연차별 계약기간의 연장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해 차수 계약을 해지하는 발주기관의 편법적 행위를 금지토록 계약예규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기연장으로 인한 간접비용과 관련하여 업계가 느끼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 내에서 협의를 계속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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