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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5시간에 300mm 물 폭탄, 수마 할퀸 삼탄역 복구 '구슬땀'

명서천교, 현장근무자 판단...미리 열차운행 멈춰 “대형 참사 막았다”
코레일 충북본부, 3주 째 집에 못 들어갔지만...국민 이동권 지킴이 사명감
철도공단-중부내륙선 시공사 발 빠른 협조 “인력·장비 신속 투입”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8/24 [15:31]

[현장르포] 5시간에 300mm 물 폭탄, 수마 할퀸 삼탄역 복구 '구슬땀'

명서천교, 현장근무자 판단...미리 열차운행 멈춰 “대형 참사 막았다”
코레일 충북본부, 3주 째 집에 못 들어갔지만...국민 이동권 지킴이 사명감
철도공단-중부내륙선 시공사 발 빠른 협조 “인력·장비 신속 투입”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8/24 [15:31]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3일 첫 차부터 충북선을 운행하는 모든 열차를 멈춰 세웠다. 만약 열차가 그대로 다녔다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긴박한 순간이었다.”

 

삼탄역에서 충주방향에 있는 명서천교와 터널 사이의 노반이 지난 3일 오전 9시 경 수마(水魔)를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미 지난 2일 충북선 삼탄역 구내를 횡단하는 수로가 역류하면서 물바다가 됐다. 공전역은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유입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번 집중호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구간이다. 

 

코레일 손인수 충주시설사업소장은 “지난 2일 5시간 만에 약 3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충북선 동량-삼탄-공전-봉양 간 노반과 자갈도상 유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며 “당시 삼탄역과 공전역의 경우 역 구내를 포함한 구간 전체에 토사가 유입되고, 분기기 등 선로의 정상적인 기능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 삼탄역 인근(충주방향) 명서천교. 교량-터널 사이에 노반 전체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 국토매일

 

◆ 3주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삼탄역 총력복구 펼쳐

 

기자가 코레일 충북본부의 안내를 받아 지난 19일 충주시 산척면에 있는 삼탄역을 방문했다. 처참했던 수해현장의 흔적들은 역 진입로부터 곳곳에 남아 있었다. 유실된 도로와 제방은 일단 응급 복구를 하고 작업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해둔 상태였다.

 

삼탄역 근무 관계자는 “삼탄역은 천등산과 인등산이 인접해 낙석 우려 지역은 미리 보강을 해 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큰 수해를 입게 됐다”며 “충북선 개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탄역 상부에서 하부로 관통하는 작은 수로시설이 있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서 수로의 물이 역류하면서 순식간에 역 구내가 침수됐고 다량의 토사가 유입됐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삼탄역에 들어서자 분기기를 비롯해 파손된 궤도와 신호·통신시스템 등 막바지 복구에 한창이었다. 역 구내에 유입된 토사는 대부분 정리된 상태였고, 유실된 노반 복구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 삼탄역 구내. 토사제거 및 노반복구 작업은 거의 마무리됐다. 현재 궤도 및 신호·통신시스템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 국토매일

 

폭우가 지나간 후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충북본부 시설사업소 직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삼탄역 구내에 유실됐던 선로 복구를 위해 궤도와 침목을 고정시키고자 체결장치를 조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손인수 사업소장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삼탄역 구내의 노반 복구 작업은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궤도는 특수차를 이용해 자갈 다짐 작업까지 완료하면 대부분의 응급 복구는 마무리한 셈”이라고 말했다. 

 

손 소장은 기자에게 복구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에도 자갈 다짐용 특수차를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투입시키기 위해 수시로 업무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는 “20일에 태백선까지 개통시키면 이제 남은 구간이 충북선 충주-제천 구간인데 신속하게 복구를 완료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해가 발생한 이후 직원들이 3주째 집에 가지도 못하고 있지만 개통이 최우선이라는 목표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소장은 “명서천교와 터널 사이에 유실된 노반을 복구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며 “철도공단과 긴밀하게 협조해 복구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 궤도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코레일 충주시설사업소 직원들.     © 국토매일

 

◆ 코레일-공단-협력사 삼위 일체 “가용 장비 최대한 투입”

 

처음 삼탄역에 수마가 할퀴고 간 직후에는 피해 복구에 난항을 겪었다. 국지성 호우가 그치지 않아 지반이 약화됐고, 곳곳에 선로와 진입도로마저 유실된 상태에서 산골짜기에 있는 수해 현장까지 복구 장비를 투입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코레일 충북본부는 30여 명의 공사 자체 인력과 장비뿐만 아니라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와 긴밀하게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합동으로 복구 작업을 펼쳐 나갔다. 

 

다행히 철도공단 충청본부 충주내륙사업소에서 장비와 인력이 속속 도착했다. 충주 인근에는 중부내륙선 이천-충주 구간 철도가 건설되고 있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중부내륙선 5공구(충주 구간)을 맡고 있는 대림건설과 선진엔지니어링 등 협력사의 장비와 인력을 긴급 공수했다”고 설명했다.

 

▲ 명서천교 노반유실 구간 복구작업 현장.  © 국토매일

 

철도공단 충청본부 박만호 사업소장은 “삼탄역 수해 현장에서 차량으로 50분 정도의 거리에 철도 신설 공사 현장이 있어 삼탄역에 신속하게 장비와 인력을 투입할 수 있었다”며 “노반 복구에 필요한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그리고 현장 인부들을 동원해 삼탄역 복구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 20일 명서천교 수해 복구 현장에서 만난 대림건설 이천-문경 철도건설 제5공구 주민영 부장은 “포크레인(백호)는 하루 8~9대, 텀프트럭은 6~7대를 투입해 명서천교 인근 수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며 “옹벽 보강 작업 등에도 작업 인력을 별도로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충북본부 안전처 관계자는 “지금은 코레일이 궤도를, 철도공단이 신호·통신 등 시스템을,중부내륙선 건설 협력사에서 노반 복구 작업 중심으로 동시 진행 중이다”며 “충북선이 이번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코레일과 공단, 철도건설 협력사 등이 한마음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삼탄역 구내 침수 원인으로 지목된 수로시설. 삼탄역 하부를 관통하는데,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물이 역류했다.  © 국토매일

 

손인수 소장도 “삼탄역 등 수해복구에 있어 인력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어 복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명서천교를 비롯해 노반 유실 등 피해 규모가 막대하지만,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최대한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충북선 개통 이래 처음 있는 일 “열차 미리 멈춰 세웠다” 

 

충북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코레일 충북본부는 7월 31일부터 재해대책본부를 가동했다. 2일 집중호우로 인해 충북선뿐만 아니라 태백선·중앙선 등 선로 곳곳에서 피해가 나기 시작했다. 

 

삼탄역 수해 복구 현장 취재에 동행한 코레일 박병남 홍보실 차장은 “주민신고나 현장 직원의 판단에 의해 열차 운행을 중지시켜 피해를 막은 사례가 21건이고, 이중 시민 제보도 5건”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현장의 재량을 중시했던 유연한 대응이 최악의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삼탄역 구내. 복구차량 이동 등을 위해 임시도로를 만들어 놨다.  © 국토매일

 

코레일 장영철 충북본부장은 “미리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지 않았더라면 열차가 무너져 내리는 명서천교를 그냥 통과했을지도 모른다”며 “아찔했던 상황이지만 직원들의 발 빠른 대처와 현장 중심 대응 능력을 발휘하면서 위기를 풀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복구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민의 이동권을 지킨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전 직원이 합심하고 있다”며 “8월까지 복구 작업을 마무리하고 9월께 충북선을 개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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