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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북철도 연결, 경의선·동해북부선만 해답일까?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7/20 [15:39]

[기자수첩] 남북철도 연결, 경의선·동해북부선만 해답일까?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7/20 [15:39]

▲ 장병극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개성연락사무소 폭파는 남북관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결국 통일부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했다. 경색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이인영 의원이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임종석 특보는 남-북 도시 30곳과 협력사업을 추진 의사를 밝히며 조만간 북측에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자는 독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요지는 남북경협사업에 있어 물꼬를 틔우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철도건설 사업이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에만 치우쳐 있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개성공단 및 금강산 경협 등 한정된 범위의 사업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철도관련 기관 및 업계 모두 남북철도 연결은 향후 국내 철도산업 발전에 있어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데 의심치 않는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 여부’이다. 지난 20년 간 기대만 안겨주었던 경의선과 동해북부선 연결 사업은 신의주를 경유한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등 대륙철도와의 연계까지 구상한 소위 ‘큰 그림’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다. 하지만 단추를 꿰고 있지 못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과연 문 대통령이 말한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이란 어떤 것일까? 본지에 전화를 건 독자는 과감하게 새로운 노선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新노선은 경춘선과 2025년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철도를 일부 활용해 춘천-화천에서 DMZ를 넘어 북측의 창도-원산을 이어주는 ‘신경원철도’였다. 또한 창도에서 분기해 내금강을 경유, 장전(외금강)까지 철도를 신설한다면 관광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미 동서고속철 건설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의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독자의 개인 의견이다. 그런데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 경색된 국면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의선과 동해북부선의 경우 한국의 입장에서는 ‘큰 그림’을 그려나기기 위해 절실한 노선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다급하지 않다.

 

독자가 말한 내용은 결국 “일단 서로가 원하는 최적의 접점에서 남-북간 철도가 연결될 수 있는 노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어려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관광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에서 원산 갈마단지와 금강산 관광까지 연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면 ‘문’은 쉽게 열릴 수도 있다. 일단 DMZ를 넘어가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설정한다면 지금 그들이 필요한 것이 “정말 무엇인지” 냉정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누군가는 이 제안을 보고 허무맹랑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의선·동해북부선 등 남북철도연결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라면 한번쯤은 ‘무엇이 문제였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항상 경계해야하는 것. ‘우리’만의 ‘틀’에 갇힌 막연한 환상, 그에 따른 순진한 착각이 아닐런지.

 

※ 본 기사는 철도경제신문(2020.7.19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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