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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내부거래 '통행세' 혐의 공정위 ‘포착' '철퇴’ 맞나

공정위, 계열사 간 식자재 거래에 'SPC삼립' 끼워넣은 부당거래 포착

박찬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6/12 [16:18]

SPC그룹 내부거래 '통행세' 혐의 공정위 ‘포착' '철퇴’ 맞나

공정위, 계열사 간 식자재 거래에 'SPC삼립' 끼워넣은 부당거래 포착

박찬호 기자 | 입력 : 2020/06/12 [16:18]

[국토매일-박찬호 기자] SPC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거래에 '통행세'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과징금 등의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당지원·일감 몰아주기 혐의의 검찰 고발로 이어질지는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른바 ‘통행세’는 거래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기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해 해당하여 공정위는 이를 총수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에 의도적으로 이익을 몰아주는 대표적인 사익 편취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그동안 SPC그룹의 내부거래를 조사하면서 SPC그룹이 계열사간 식자재 구매에 실질적 역할이 없는 SPC삼립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통행세 받으며 부당한 내부거래를 했다고 보고 있다.

 

SPC삼립은 6개의 비상장 계열사(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 샌드스마일, SPC GFS, 비엔에스)를 두고 있는데, 그 중 3곳은 제빵용 밀가루, 액상계란, 육가공 제품을 파리바게뜨 등에 납품해왔다. SPC삼립이 지분을 100% 보유한 곳이었다. 이들 세 곳 매출은 ‘각 자회사→SPC삼립→파리바게뜨 등’을 거치는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SPC삼립은 ‘파리바게뜨’의 파리크라상이 40.66%의 지분을 보유하고, 허영인 회장과 일가가 지분 32.89%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여기서 SPC삼립의 최대주주며 SPC그룹의 지주사 격인 파리크라상은 허 회장 63.5%,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 11.68%,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 11.94%, 허 회장 부인 이미향 3.6%를 합치면 가족이 모두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SPC그룹의 제과제빵 계열사인 샤니와 호남 샤니 등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최대 주주(지분율 69.86%)로,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가까운 회사다.

 

샤니가 만든 빵을 파리크라상, 호남샤니, 샌드팜, 비알코리아, SPC삼립, SPC네트워크, SPC GFS 등이 구매하고, 호남샤니가 만든 잼 파리크라상, 호남샤니, 샌드팜, 비알코리아, SPC삼립, SPC네트워크, SPC GFS가 사주는 식으로 내부거래를 고착화했다.

 

허 회장 일가가 막대한 재산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샤니의 매출액은 2246억원인데 이 중 99.68%인 2239억5000만원은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이었다.

 

이렇게 해서 허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매출액은 4조3345억원, 영업이익 708억원, 당기순이익 191억원을 올렸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결기준에 따른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4월 SPC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 조사에 나서 지난해 4월 현장 조사를 마치고 11월 SPC그룹 측에 부당 내부거래가 있었다는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PC측의 소명절차가 이어져 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종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원회의 개최가 지연되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연된 것은 아니고 정상적 절차 수준”이라며 “다음 주 중에 전원회의를 열어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원회의에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제재 수위다.

 

허 회장 일가가 복잡하게 얼킨 계열사 구조를 오랫동안 이용한 데다 허 회장이 아내에게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넘긴 후 사용료를 챙겨줘 배임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적도 있기에 ‘괘씸죄’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SPC그룹은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이 경우 명시적인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처벌에 적용되는 공정거래법 23조 2항을 적용하지 않고 총수 일가 등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을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23조 1항 제7호 불공정행위 금지 조항을 적용해 제재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당 내부거래가 적발될 경우 관련 매출의 2~5%가량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SPC그룹 총수 일가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총수 재산을 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총수 일가의 특정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 준 회사가 검찰 조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여럿 있다.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등 거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그간 일감 몰아주기 관행으로 숱하게 도마에 올랐던 만큼 제재수위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에게 의견을 듣고자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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