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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최대 90% 절전? "부당광고 논란"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6/05 [17:15]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최대 90% 절전? "부당광고 논란"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6/05 [17:15]

자사 특정제품 MAX 냉방모드-무풍모드 비교수치, 소비자 오해 소지
국민신문고에 절전 성능 강조, 부당광고 접수돼 "공정위, 사실 확인할 것"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삼성전자가 출시한 무풍에어컨이 부당광고 논란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최대 90% 절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 화근이다. 마치 다른 에어컨을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전기사용량을 90% 절약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무풍에어컨 TV광고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부당광고로 신고된 상태이다. 절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사건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형 무풍에어컨 TV광고에서 '최대 90% 절전'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아직 6월 초순인데 한낮에는 30도에 이르는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벌써부터 에어컨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진 상태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에어컨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한 가전매장에서 만난 60대 주부 A씨는 "'90% 절전을 강조하는 삼성 무풍에어컨 광고를 보고 제품을 확인하러 나왔다"며 "장시간 에어컨을 사용하면 늘 걱정되는 것이 전기료인데 무풍에어컨은 전기료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가 출시한 2020년형 무풍에어컨(=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 국토매일


그렇다면 90%라는 수치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현재 제일기획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2020년형 무풍에어컨 광고 영상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광고 "에어컨은 할 수 없다 무풍만이 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은 포털에서도 쉽게 검색 가능하다.

 

30초 분량의 영상에서는 "마음껏 틀어놔도, 하루종일 틀어놔도, 최대 90% 절전,  9%가 아니라 -90%, 역시 무풍이 으뜸이죠?"라는 내용을 순차적으로 전달한다. 문제는 '최대 90% 절전'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의 17초에서 노출시키는 해당 문구는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최대 90% 절전'이라는 문구의 하단에 적힌 글자들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단에는 '자사 AF25TX975CA 제품의 MAX 냉방모드 대비 무풍모드 비교실험 결과'라고 조그맣게 노출시켰다. 90이라는 숫자는 해당 제품의 기능 중 'MAX냉방모드'로 가동시켰을 때와 '무풍모드'로 가동했을 때를 서로 비교한 경우 순간 전기 사용량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무풍에어컨 광고 중 일부. '최대 90% 절전'이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하단에는 수치를 산출된 근거도 함께 명시했다.  © 국토매일

 

관련 업계에서는 "냉방을 위해 컴프레셔(압축기)를 작동시키는 에어컨의 특성 상 전력소비량을 기존 제품과 대비해 90%까지 줄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한다. B씨는 "장시간 가동했을 경우 실제 소비전력량을 기준으로 타 제품과 비교한 수치가 의미가 있는 것이지 특정 제품에서 작동하는 '모드'로 상호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2010년대 이후 출시된 에어컨은 상당수가 '정속형'이 아닌 '인버터형'이다. 정속형은 가동시간 내내 컴프레셔가 최대로 운전되기 때문에 전기료가 많이 든다. 반면 '인버터형'은 실내 온도가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컴프레셔의 작동 속도를 조절한다. 정속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적게 드는 이유이다.

 

인버터형은 설정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소비전력이 높아지지만 도달 이후에는 줄어든다. 이후에도 컴프레셔 작동 정도에 따라 소비전력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순간 소비전력이 아닌 일정 시간동안 측정한 소비전력량을 가지고 비교했을 때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절전효과'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무풍에어컨은 인버터형에 '무풍'이라는 기술을 추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무풍모드처럼 풍량 조절을 통해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절약되는 전력소비량은 기존 제품 대비 10% 정도 수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2010년대 이후 가정용 스탠드형 에어컨 제품의 상당수는 인버터형을 채택하고 있다"며 "타사에서 판매 중인 인버터형 에어컨과 비교했을 때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90이라는 수치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 유튜브를 통해 노출하고 있는 무풍에어컨 광고의 일부 캡처.  © 국토매일

 

타 언론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풍에어컨 무풍갤러리' 제품을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전기료 부담을 최대 90% 덜어주는 무풍 미세 초절전'으로 기재했다가 지난달 21일 "전기 사용량을 최대 90% 줄여주는" 으로 변경했다. 3일 뒤에는 '소비전력을 최대 90% 줄여주는 무풍 미세 초절전"으로 재수정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모드는 타사에는 없는 기술이고 실제로 절전효과가 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에어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기술'과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이러한 광고 방식은 타사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마치 삼성의 '무풍'만 부정적으로 호도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일부 소비자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도 인지하고 문구를 수정했으며 '무풍'기술의 우수성이 국·내외에서 입증되고 있는만큼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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