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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1호선 신길역 탈선의 교훈 "노후차량 교체, 예산 지원 절실"

한국철도 자체조사...차축 베어링 파손 "차축검지장치 서둘러 도입해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4/16 [17:49]

[심층] 1호선 신길역 탈선의 교훈 "노후차량 교체, 예산 지원 절실"

한국철도 자체조사...차축 베어링 파손 "차축검지장치 서둘러 도입해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4/16 [17:49]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지난 14일(화) 신길역 인근에서 발생한 1호선 경인급행전동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으로 차량 노후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철도(코레일)은 동종 노후차량 7편성(70량)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체 조사한 결과 사고 차량의 차축 베어링이 파손돼 고열이 발생하면서 차축이 절손(絶損)되고, 이로 인해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다고 15일(수) 밝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이다.

 

▲ 1호선 신길역 인근에서 탈선한 전동열차의 차축. 한국철도 자체조사 결과 차축 베어링 파손으로 고열이 발생해 차축이 절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국토매일

 

◆ 차축베어링 파손, 수명 다한 것..."정비이력 살펴봐야"

 

차축은 양쪽의 차륜을 고정시키기 위해 설치되는 차량의 축을 말한다. 차축을 보호하며 윤활작용을 할 수 있도록 축상에 장착된 것이 차축 베어링이다. 

 

열차 운행 중 차축에 압입되어 있는 차축 베어링이 손상되거나 내부의 윤활유(그리스)가 결빙하게 되면 과도한 마찰로 인해 베어링부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축상발열(軸箱發熱, Heat generated from axle box)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결국 차축 변형이나 손상을 초래해 열차의 탈선사고가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이번 사고는 베어링 파손으로 인해 축상발열이 일어나면서 차축을 손상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차축 베어링 파손으로 인한 탈선사고의 대표적인 경우로 2013년 2월 호남선 익산-황등역 사이에서 발생한 화물열차 탈선, 2014년 2월 경부선 직산-두정역 사이에서 발생한 새마을호 탈선 사고와 2014년 4월 4호선 숙대입구-삼각지역 사이에서 발생한 전동열차(회송차량) 탈선사고 등을 들 수 있다. 작년 3월 14일에도 영동선 봉성-거촌역 사이를 운행하던 화물열차가 베어링 발열로 인해 차축이 절손, 탈선되는 사고가 있었다.

 

해당 사고들의 조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베어링 파손에 이른 과정과 구체적인 원인은 각 사고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비미흡 혹은 정비방법 개선 등을 지목하고 있다. 3가지 사고 사례에서는 모두 궤도나 기타 시설물에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 1호선 신길역 탈선사고 복구작업 모습  © 국토매일

 

2014년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차축베어링 발열에 의한 운행장애 분석' 논문에 따르면 차축베어링의 손상 원인은 주로 기계적인 수명에 도달하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차량도 운행한지 약 25년이 경과한 노후 차량이다.

 

철도 사고 조사관련 전문가 A씨는 "베어링 파손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차량은 내구연한이 도래하고 있는 노후차량으로 차축 베어링의 정격수명 도달에 따른 피로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비소흘을 비롯해 외부 충격 등의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씨는 "앞선 유사 사고 사례의 경우 결과적으로 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정비주기를 놓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차륜 박리 및 찰상 등에 의해 진동특성이 달라지면서 차축베어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들도 있는 만큼 해당 차량의 정비이력과 정비방법, 그리고 선로 상태 등을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후차량 교체 "안전걸린 중대 사안, 예산 지원 필요"

 

한국철도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우선 동종 노후 차량 7편성(70량)을 1편성씩 중정비 사업소에서 즉시 점검키로 했다. 특히 차축 베어링 등 주행장치는 정밀 점검을 시행한다. 또한 현재 운행 중인 광역전철 전체 차량(2664량)에 대해서도 단계별로 일제 점검을 하고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주행장치 등 주요부품에 대한 전수 검사 및 정비·유지보수 강화 등 특별관리를 할 예정이다. 

 

열차보유대수가 가장 많은 한국철도에서도 이미 노후차량 교체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차량 및 동종차량 70량의 경우 올해 10량, 내년에 60량을 교체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차량을 제작 중인 상태이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공사 자체 재원 약 7503억 원을 투입해 노후 차량 대체용 신규 차량을 도입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7247억 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국철도(코레일)은 지난 15일(수) 대전사옥 영상회의실에서 신길역 전동열차 사고 관련 긴급 대책 회의를 갖고 노후 전동열차 안전 확보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 국토매일

 

하지만 재원이 문제이다. 더군다나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운송수익이 급감하면서 비상경영체제까지 선포한 한국철도의 재무상황은 어렵기만 하다. 한국철도는 노후차량의 적기 교체를 위해 관계 당국에 재정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전장품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C씨는 "꼼꼼하게 차량을 유지·보수하는 것도 당연하거니와,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내구연한이 도래한 열차는 신속하게 교체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하는 사고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미 국토부와 주무부처와 운영기관에서도 노후차량 교체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려고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라며 "철도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노후 차량 및 시설 개량 등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첨단 정비·검측장비 "이제 옵션 아닌 필수"

 

차축 베어링뿐만 아니라 차축, 차륜, 대차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다양한 검지장치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국철도는 작년에 계약·구매한 전동열차부터는 차량에 차축 온도를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고속선 등에서 운영 중인 지상차축검지장치도 확대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 고속선로에 설치된 '차축온도검지장치(Hot Box Detector)'. 비정상 온도를 검지할 경우 자동으로 기관사 및 관제사에게 경보를 전달한다.  © 국토매일

 

전문가 D씨는 "이미 선행 사고 사례를 토대로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각종 철도 안전 장비들이 개발·적용되고 있다"며 "철도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안전장치들을 일종의 옵션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기술과 결부시켜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사전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장치들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도는 차량정비뿐만 아니라 선로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차량정비 시간 확보를 위해 경인선 운행 편성 감축을 검토하고 선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선로점검차 2대를 추가하기로 했다. 고성능 초음파 레일 탐상기를 도입하는 등 선로점검에 있어서도 첨단화·자동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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