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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론이 조장하는 '코로나19 핀셋'...신도림역發 1호선 불안감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3/17 [17:57]

[기자수첩] 언론이 조장하는 '코로나19 핀셋'...신도림역發 1호선 불안감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3/17 [17:57]

▲ 장병극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신도림역 인근 구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인되자 언론들은 일제히 '신도림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기자가 다른 취재를 위해 1호선을 타고 이동하던 지난 12일에도 신도림역을 촬영하는 카메라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하루 10만명이 이용하는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發 대중교통불안감. 신도림역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는 구로 콜센터 확진자의 거주지와 이동 동선을 파악한 결과 이들 전철 노선을 이용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언론들은 신도림역이 수도권 집단감염의 뇌관이 될 수 있다거나 신도림역에 출입할 때마다 찝찝하다는 등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집단감염은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내 '콜센터'에서 이루어졌고 콜센터의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었는데 정작 신도림역이 마치 집단감염의 온상지처럼 꼬리표가 붙어버렸다. 신도림역뿐만 아니라 콜센터 확진자의 이동경로가 발표되자 1호선 전체로 그 꼬리표가 확대되었다. 신도림역의 출퇴근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관련 기사의 메인 사진이 되다시피 했다.  

 

기자는 초소형 카메라를 들고 객실 내를 분주히 움직이는 모 언론사를 가만히 응시하며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아마도 객실을 촬영하던 시간이 오후 3시경이었으니 구로 콜센터 확진자 발생 여파로 이용객이 더욱 줄었다는 일종의 프레임을 만들고 싶은 것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오후 3시는 전철 이용객이 가장 적은 시간대이기도 하다. 낮 시간대에 한산한 전철을 타고 있던 이용객들은 언론사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도리어 언론이 불안감을 조장한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1호선은 경부, 경원, 경인선 등을 운행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광역철도노선으로 운영기관은 한국철도(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서울역-청량리역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서울교통공사(16편성)과 한국철도의 전동차가 함께 투입돼 운영 중이다.

 

수도권 전철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는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전철에게 코로나 확산의 온상지라는 딱지를 붙이는 순간 그 파급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수도권 전철의 일일 이용객 수치만 봐도 답은 분명해보인다. 이용객의 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불안감은 커진다. 수도권 전철은 당장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교통수단이다. 

 

무엇보다 아직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 사례가 정식 보고되지 않았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대중교통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브리핑을 통해 수차례 언급한 상태이다. 개인위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는 것이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감염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대중교통 자체가 '뇌관'이라는 수식어는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무책임한 보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도시철도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자 전 역사와 객실 등을 대상으로 방역을 강화했고, 지난달 23일 심각단계로 격상되자 총력을 기울여 이른바 '집중방역'을 시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철도와 서울교통공사는 구로 콜센터 확진자의 이동경로가 발표되자 신도림역의 출입구 게이트, 대합실, 화장실, 승강장 및 환승통로 등 구석구석 방역 소독을 실시했다.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전철 내의 방역소독도 추가로 진행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국철도의 경우 지난해 대비 누적 운송수익이 약 1624억 원 감소(12일 기준)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물론 운송수익 감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필요하지만 일단 "코로나 확산 방지"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그것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이기도 하다.

 

부동산대책도 아닌데 언론이 '코로나19 핀셋 지목'에 일조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자 오히려 시민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나서 돕는 모습이었다. 언론은 뒤늦게 쫓아갔을 뿐이다. 신도림역 혹은 1호선 사례처럼 수도권 전철을 굳이 '핀셋 지목'하지 않더라도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운송수익 감소라는 수치로 나타난다. 여기에 정체도 불분명한 불안심리를 증폭시킬 필요가 있을까?

 

밀집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불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기자는 출퇴근 시간에 하루 2시간씩 그리고 취재 차 수시로 1호선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이기도 하다. 기자의 눈에는 오히려 승객들이 스스로 지켜야할 예방수칙들을 간과하는 사례들을 자주 목격한다.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핀셋'이 펜촉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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