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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길사랑장학사업단,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어서오세요”

이강훈 도공 전 부사장 길사랑장학사업단 대표로 영전…국감 지적 “나몰라라” 또 다시 반복된 악습

조규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2/10 [16:18]

[단독] 길사랑장학사업단,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어서오세요”

이강훈 도공 전 부사장 길사랑장학사업단 대표로 영전…국감 지적 “나몰라라” 또 다시 반복된 악습

조규희 기자 | 입력 : 2020/02/10 [16:18]

지난 달 15일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겸 고속도로장학재단 이사장 출신인 이강훈 씨가 길사랑장학사업단 주식회사 신임대표로 취임했다. ⓒ 한국도로공사


[국토매일-조규희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국정감사 지적을 무시하는 모양새다. 지난 18년 국정감사에서 김석기 한국당 의원은 한국도로공사 임원이 길사랑장학사업단 대표로 취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지난 달 또 다시 도로공사 부사장을 길사랑장학사업단 대표에 임명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도로공사가 이미 만들어 둔 기득권을 쉽게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달 15일 길사랑장학사업단 주식회사 신임대표로 이강훈 씨가 취임했다. 이 대표는 지난 해 12월까지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고속도로장학재단 이사장을 겸직한 인물이다. 도공은 “공익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비롯해 수익 기부, 배당 결정, 재원 마련을 위해 도공 임원 출신이 사업단 대표로 임명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사업단은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감에서 지적이 나왔던 내용인데 시정 조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국토위 국감결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도공의 답변이 절차 상 하자는 없어 보인다. 국감에서 이를 지적했던 시점은 15개월 전으로 거슬러 간다. 보편적으로 국감보고서 채택에 6~7개월이 소요되는데, 국토위 국감결과보고서는 간사 간 이견이 커서 채택되지 못했고, 총선을 앞둔 현재까지 완성이 안 됐다. 즉, 피감기관인 도공에겐 때마침 좋은 핑계거리가 생긴 셈이다. 

 

이번에 선임된 이강훈 대표를 비롯해 지금까지 사업단 대표를 역임한 인물 모두 도공 고위 간부 출신이며, 이들의 연봉이 도공 임원급에 준하는 1억 원 이상이다. 합리적 판단에서 전관예우를 의심할 수 있게 하는 대목. 

 

역대 사장단을 살펴보면 이강훈 대표, 신재상 전임 대표를 비롯한 7명이 부사장 출신, 1명이 본부장 출신, 1명이 부장 등 고위 인사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중 다수가 도공 재직 시절 고속도로장학재단 이사장을 겸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도공 임원 퇴임 후 길사랑장학사업단으로 옮기는 과정이 체계화 돼 있다고 추정할 수 있게 하는 사실들이다. 현재 고속도로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해 11월 새롭게 등기이사로 합류한 진규동 도로공사 사장직무 대행이 맡고 있다.

 

길사랑장학사업단(주)은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교통사고 희생자 가족의 장학사업을 위해 설치한 고속도로장학재단이 65%, 한국도로공사의 노조가 35%를 출자해 세운 민간기업이다. 그럼에도 자본금과 연매출이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명시된 규모(자본금 10억, 연매출 100억원)보다 작아 법적으로 재취업을 제재할 수는 없다. 즉,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도공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틀리진 않다.

 

그러나 여전히 도공과 길사랑장학사업단 간 업무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김 의원 역시 “길사랑장학사업단(주)은 한국도로공사가 소유한 하이패스센터 및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H&DE) 소유의 휴게소에서 편의점, 커피점, 주차장 운영, LPG 충전소 등의 위탁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업무연관성 있는 사기업으로의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을 명시하고 있는 공직자윤리법 취지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업무연관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수익을 재단에 배당해 안정적 장학금을 재원 마련한다는 회사 설립 취지에도 도공 인사의 낙하산 행렬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수익을 극대화해 재단 지원금을 늘리는 사업단의 우선순위를 고려한다면 비용 대비 저효율인 도공 인사를 굳이 대표 자리에 앉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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