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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기획] 평택 국제대교 붕괴의 책임은 누가?

국토부 사고조사위 평가는 부실시공 서울시는 무혐의

정해권 기자 | 기사입력 2020/02/10 [14:17]

[탐사 기획] 평택 국제대교 붕괴의 책임은 누가?

국토부 사고조사위 평가는 부실시공 서울시는 무혐의

정해권 기자 | 입력 : 2020/02/10 [14:17]

사고 구간의 발주처 및 지자체는 처벌 권한 없어

▲ 사고당시 평댁 국제대교 모습  © 국토매일

 

[국토매일-정해권 기자]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온 국민을 아찔하게 했던 평택국제대교의 붕괴사고에 대한 국토부 사고조사 결과는 시공사의 잘못과 설계상의 하자로 나타났지만,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의 결론에도 시공사인 대림건설은 처벌권한을 가진 서울시로부터 지난해 무혐의 판정을 받아 사고 이후의 안전관리와 사고 업체의 처벌에 관한 법령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제대고 붕괴사고에 대해 당시 국토교통부 1차관이던 손병석 차관은 평택 국제대교 교량 상판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전날 오후 사고가 난 경위를 확인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가릴 것을 지시했다. 또한, 전면 차단 중인 세종-평택 자동차 전용 국도(국도 43호선)의 오성교차로~신남교차로 구간(14km)에 대한 교통통제 계획을 점검했다.

 

손 차관은 “관련 법령에 따라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사고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하며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긴 하나,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실로 위험천만한 사고였다”라고 규정한 뒤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 사고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여 붕괴 원인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는 사고 당시 근로자들이 휴식 중이어서 대형 참사를 면했지만, 사고 당시 정황을 살펴보면 오후 3시 24분쯤 팽성읍 신대리에서 건설 중이던 총 길이 1.3km의 평택국제대교의 상판 4개(240m) 중 230m가 갑자기 떨어졌고 공사 차량 2대 등이 파손됐고 이날 주말 작업에 나섰던 근로자 17명은 붕괴사고 순간에는 쉬고 있던 상태여서 인명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붕괴사고 발생 30여 분 전쯤 육상에서 상판을 제작한 뒤 기존 상판과 연결해 기계로 밀어내는 방식인 ILM 공법으로 60m의 상판 1개를 추가로 연결하고서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자 평택시는 추가 붕괴를 우려해 붕괴된 교량 아래로 지나는 국도 43번 오성교차로~신남교차로 구간을 통제하는 등 긴급 조치를 취했다.

 

평택 국제대교는 평택시 팽성읍 본정리∼포승읍 신영리 11.69㎞를 왕복 4차로로 연결하는 평택호 횡단도로의 일부 구간이며, 2427억 원이 소요되는 평택호 횡단도로 중 평택 국제대교 공사비는 절반이 넘는 1320억 원이다.

 

▲ 평택 국제대교 시고조사위원회 브리핑  © 국토매일

 

2014년 2월 평택시가 평택 국제대교 시공사로 대림산업에 공사를 맡겼고, 붕괴사고 당시 공사 진척률은 58.7%로 국토부는 2017년 8월 28일에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평택 국제대교 붕괴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가 조사 6개월여만인 2018년 2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설계상의 문제와 시공상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총체적 부실이 있었음을 발표하며, 설계 및 시공 감리사의 처벌을 주문했다. 국토교통부 이성해 기술안전정책관은 사고조사 결과에 대해 이번 사고가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는 “건설사고를 유발한 경우 일벌백계(一罰百戒)한다.”라는 원칙 아래에 행정처분, 형사처벌 등의 제재 절차를 엄정히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사고조사가 끝나면 조사 보고서만 발주청 및 인허가 기관으로 송부하여 처분을 맡겼던 예전과는 달리, 영업·업무정지 등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까지 국토교통부가 직접 위반 사항을 적시하여 처분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대림산업 답변서 받는 시간만 한 달 사고 후 2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대림산업 처벌 안 받아…

 

그러나 국토부의 ‘일벌백계’와 같은 외침은 실제 처벌의 주무 기관인 서울시와는 다른 것으로 국토부의 외침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등 처벌은 해당 건설사가 소재한 담당 지자체가 담당한다. 국토부는 위반 사실을 지자체에 통보해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대림산업의 본사가 서울에 있어 행정처분의 관할관청 역시 서울시가 담당한다.

 

국토교통부가 평택국제대교 부실시공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날은 2018년 3월 26일. 사고조사 발표일(1월 17일)로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고조사위원회에서 1월 중간발표 이후 최종 보고서를 작성, 완료하면서 검토 작업을 거치느라 시간이 걸렸다"라고 했다.

 

서울시도 늑장을 부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4월 6일 대림산업에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한은 2018년 5월 10일까지로 답변 접수에만 한 달의 시간을 준 셈이다.

 

국토부가 합동 조사를 통해, '부실시공'이라고 명백한 결론을 짓고, 공문에도 법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지만, 업체의 해명을 또 들어봐야 한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그러나 2019년 10월 1일, 서울시는 대표사인 대림산업에 대해 부실시공 관련 처분 제외 결정을 내렸다. 이유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 행정처분 발령 적법성 검토 질의 등 관련 자료 검토 결과, 고의나 과실로 부실시공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토부의 조사 당시까지 법 위반 상태가 계속되고 있더라도 실제 징계 처분이 지자체로 위임되는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해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혐의나 처분 불가로 처리되고 있다”라며 “위반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지자체가 즉시 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불공정행위가 해소되는 경우에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업체는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림산업의 평택 대교 부실시공은 영업정지 처분(최대 1년)을 받을 수 있는 중대 위법 사안이다. 국토부가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대림산업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4조, 제82조 등을 위반했다고 적시돼 있다.

 

특히 산업 기본법 제82조를 위반한 업체는 영업정지 처분(혹은 도급 금액의 30% 과징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위반 사항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토부의 사고조사 위원회 결과는 서울시가 마련한 청문회에서 전혀 설득을 얻지 못한 채 사고 원인에 대한 결로만 있을 뿐 책임자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법적, 제도적 허점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대림산업 측은 본지의 취재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관련 사고에 대해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하였으며, 서울시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며 “대림은 평택국제대교 사고 이후 새로운 공법을 도입하여 안전하게 시공을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다시는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현장을 관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입장을 보내 왔다.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로 교량 붕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행정기관과 지자체의 불협화음으로 내려진 무혐의 처분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국제적 신뢰와 함께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사고 자체보다는 재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방침이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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