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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시철도 개량의 묘수 급행화, 경부선 사태 반면교사 삼아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1/28 [16:42]

[기자수첩] 도시철도 개량의 묘수 급행화, 경부선 사태 반면교사 삼아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1/28 [16:42]

▲ 장병극 기자     ©국토매일

[국토매일] 지난달 28일(토)부터 수도권 전철 운행 시각표가 대폭 조정되었다. 국토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부선 급행전철 투입 때문이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나도록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28일(화)부터 일부 운행 시각표를 또 다시 개정하게 되었다. 벌써 3번째이다.

 

국토부는 기존에 용산이나 서울역에서 착발하던 경부선 급행전철을 30분 단위로 대폭 늘리고, 도심 내부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청량리까지 운행 구간을 연장했다. 금천구청역과 군포역에 대피선을 만드는데 무려 250억 원을 투자했다.

 

시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급행전철 투입으로 인한 시각표 개정 이후 아무리 애를 써도 전철은 공지된 시각표를 맞추지 못했다. 심지어 일반전철이 급행전철을 추월하는 헤프닝까지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운영기관인 한국철도가 고스란히 민원세례를 맞고 있는 형편이다.

 

대피선 설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급행전철이 일반전철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금천구청과 군포역에 설치된 대피선은 구조상 급행전철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승강장을 추가로 신설하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급행전철을 운영하려다 보니, 일반전철 추월용 대피선이 본선을 우회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분기기 통과 시 제한속도는 시속 40km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개의 역에 설치된 추월용 대피선에 진입한 급행전철이 느리게 통과할 수밖에 없다.

 

급행전철의 선행사례인 9호선의 경우 시공 당시부터 급행전철운영을 염두하고 설계했다. 급행전철이 일반전철을 추월할 경우 보통 60km/h 이상으로 통과한다. 일각에서는 기존선 급행화를 위한 대피선 건설의 첫 사례인 경부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되어 과천·분당선 등에서 검토 중인 급행화 계획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기존선 개량화 사업의 일환으로 구상 중인 도시철도 급행화 계획은 노후화된 기존 도시철도를 효율적으로 개·보수해 운영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철도를 운영한지 40여 년이 경과하면서 노후화로 인한 개·보수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TX 등 광역급행철도가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자체와 운영기관은 기존 도시철도 시설물과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묘수를 찾고 있다. 그런 면에서 기존 도시철도 급행화는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다만, 이번 경부선 급행화 사건처럼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않은 일방적인 전시행정은 운영기관과 이용객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선례를 남긴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기존선에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신규 노선을 건설하는 것 이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해당 노선을 이용한 승객들이 가진 고유한 삶의 리듬과 겹쳐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기관에서 수행 중인 기존선 급행화 연구과제가 ‘이용 패턴’ 분석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경부선 급행전철 운영은 우리나라에서 대피선까지 건설해 운영하는 첫 기존선 급행화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첫 단추를 잘 못 꿸 수도 있다. 그러나 잘못이 있으면 이실직고 실토해야 한다. 그리고 단추를 다시 바르게 꿰어 나가야만 이후에도 기존선 급행화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다. 국토부의 현답(賢答)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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