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기자수첩] 미세먼지 "중국 탓 아냐"…시민·업계 의견 무시한 환경부

조규희 | 기사입력 2020/01/16 [18:21]

[기자수첩] 미세먼지 "중국 탓 아냐"…시민·업계 의견 무시한 환경부

조규희 | 입력 : 2020/01/16 [18:21]

▲ 조규희 기자     © 국토매일

[국토매일-조규희 기자] 겨울이 되면 추위만 걱정하던 시절이 좋았다. 추위보다 미세먼지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추위'에서 '미세먼지'로 바뀔 정도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부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현 정부에선 지난 2017년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문 대통령 임기내인 22년까지 총 7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나쁨' 초과 일수를 70% 감소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정이 반환점을 돈 현재, 목표 달성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지난해 말 한국환경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11월 17개 광역자치단체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80㎍/㎥를 초과해 나쁨 또는 매우나쁨으로 기록된 일수는 총 294번이었다. 전년 동기(231번) 대비 27.2% 증가한 수치다. 정부의 노력이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종합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대책을 발표하고 시행했지만 국민은 더 나쁜 대기질 속에서 살고 있다. 정부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업계에선 정부가 미세먼지의 근본적 원인을 잘못 판단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전문가는 "편서풍 지역에 속한 한국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훨씬 많다"라며 "국내를 청정하게 만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국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 차단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 18년 3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의 발표도 눈여겨 볼만하다. 정 연구원은 "중국 춘절 폭죽 사용으로 발생한 대규모 오염물질과 같은 성분이 한국에서 발견됐다"며 "이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비단 정 연구원의 발표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의 근본적 원인이 중국에 있다는 의견이 많지만 중국정부와 한국정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진행된 '2020 제1차 한중 미세먼지 전문가회의' 개최에 앞서 환경부는 "국내 미세먼지의 중국 영향에 대한 국민들의 과잉 인식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미세먼지 원인이 중국이 아니라면 환경부는 그 근거를 밝히는 게 우선돼야지, 무턱대고 중국 영향이 크다는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틀렸다고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