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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기업 취업위한 철도사관학교, 중소기업은 인재에 목마르다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19/12/24 [11:34]

[기자수첩] 공기업 취업위한 철도사관학교, 중소기업은 인재에 목마르다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12/24 [11:34]

▲ 장병극 기자     ©국토매일

[국토매일] “같이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없어요.” 서울과 지방을 불문하고 철도관련 업체를 방문하면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 중 하나이다. 경기가 불황이라지만 일손이 필요한 곳은 있기 마련이다. 철도관련 업체에서는 지금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

 

대학들이 취업률을 지표로 학생 모집에 열을 올리면서, 소위 ‘현장 중심형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어왔다. 2000년대 이후 각 대학들의 생존과도 직결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성화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었던 시절은 지났다. 심도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면 이제 대학원을 진학해야한다. ‘전문학사’ 혹은 ‘학사’는 일종의 ‘사회화’ 과정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대학이 학문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취업양성소로 전락해버렸다고 개탄한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면 대학도 변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말로만 외치는 ‘융·복합’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차라리 고리타분한 기존 분과학문의 체제를 넘어 현장 중심의 실용성을 겸비한 학제로 개편하는 것이 On-Demand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고, 학생도 원하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손에 꼽을 정도였던 ‘철도 특성화 대학’들이 많아졌다. 운영기관들과 MOU를 체결하고 경험이 풍부한 철도분야의 박사급 연구원을 모셔와, 현장의 경험이 강의실에도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전문성도 갖추어 나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철도 특성화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의 목표는 한결같다. 이미 입학할 때부터 목표는 ‘공공기관’에 두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2만개의 부품들로 완성되는 차량과 이를 움직이기 위한 종합 시스템”인 철도는 그저 공기업 취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철도라는 시스템을 받치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이 ‘손짓’을 해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애석하게도 대학에서 배운 ‘특성화’된 지식이 철도산업을 지탱하는 수많은 소재·부품기업들로 흘러들어 참신한 아이디어와 제품을 생산하는 길로 이어지기는 요원해 보인다. 대학이 내세운 ‘철도사관학교’가 진정 철도산업계를 지탱할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성을 가진 ‘학교’인지 되돌아 볼일이다.

 

그저 ‘공공기관’에 취업만 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목전(目前)의 현실을 두고 학생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애당초 철도 사관학교를 내세운 ‘대학’ 스스로가 공기업과 사기업, 또 사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계층화시켜 취업점수를 매기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11월 말 철도학회 주관으로 학생창의전이 열렸다. 주요 ‘철도 특성화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몇 가지 질문을 하자 쑥쓰러워하면서도 당차게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철도 특성화대학’의 참모습을 본 순간이기도 했다.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사진으로 담았다.

 

한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철도는 스마트 유지·보수와 승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각종 시스템을 연구·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젊은 아이디어들이 샘솟고, 그 아이디어들이 ‘철도산업’과 만나 불꽃 튀기는 장면을 보고 싶다.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더 많은 기사를 쓰더라도 그런 순간과 조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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