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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례신사선 철도민간투자사업...폭풍전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11/29 [17:49]

5개 컨소시엄 경쟁 구도, 평가심의위원 선정 아직도 미확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지연...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질듯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올해 12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었던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의 진행이 심상치 않다. 관련 업계에서는 심의 대상은 많은데 평가기관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의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이번 철도 민간투자사업은 국내 굴지 대기업들이 참여한 것이 관전 포인트다. 이례적으로 GS, IBK투자증권, 농협, 한신공영, 하나금융투자 등 5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11월 11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한 5개 컨소시엄을 심의할 평가위원이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평가기관을 선정함에 있어 검증경험이 부족하고 평가위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산하기관에 무리하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교통분담금 이미 다 냈는데...위례신사선 언제 타보나?

 

위례신도시는 2005년 당시 주거 안정과 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기획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강남권 인근에 4만여 세대를 신규 공급했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인 위례신도시는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서울과 연계되는 대중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위례신도시와 강남을 연결하는 위례신사선은 지역 주민들에게 있어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더딘 진행속도 때문에 지역민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 위례신사선 추진에 있어 서울시가 부담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례신사선 구상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도시 건설 사업이 착수될 2008년 무렵, GS건설이 최초로 용산~송파에 이르는 위례선을 서울시에 제안했지만,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위례신도시-서울과의 연계 대중교통망 구축이 지지부진하자 2014년 위례신도시 입주민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미 분양가에 교통분담금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부와 서울시는 입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지난 2014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마련하고, 2015년 도시철도기본계획을 변경해 위례~신사 간 도시철도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2017년 1월 가칭 ‘강남메트로주식회사’로부터 민간투자사업 변경 제안을 받아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민자적격성 조사를 의뢰하고, 이듬해 10월 민간투자사업 적격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6월 서울시의회 동의절차를 거치면서 민간투자사업(위험분담형, BTO-rs)으로 최종 추진키로 결정했다. 최초 위례선 제안 이후 10여년 만이다.

 

▲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노선도     © 서울시 제공

 

◆ 위례신사선, 업계에선 귀하신 ‘몸’...일단 뛰어들고 보자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은 위례신도시~삼성역(2호선)~신사역(3호선)을 잇는 총 연장 14.7km의 경량전철로 건설되며, 정거장 11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조 4,892억원 규모이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 동의절차 이후 위례신사선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지난 7월 ‘제3자 제안공고’를 냈다. 11월 11일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받은 결과 무려 5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서울시에서 자체 추진 중인 철도 SOC사업이 희귀한 상황에서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위례신사선’의 수주를 위한 경쟁구도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초 사업을 제안한 GS건설 주도의 가칭 강남메트로주식회사뿐만 아니라 IBK투자증권이 주도하는 강남도시철도주식회사, 농협은행이 이끄는 위례신사선주식회사 등 주요 건설, 금융사가 대거 뛰어드는 모양새다. 철도민간투자사업에 발을 들여본 적이 없는 한신공영과 한양건설 등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참여 컨소시엄     © 국토매일

 

◆ 일부 컨소시엄 무리하게 구성...사업 역량 제대로 평가해야

 

철도업계 내부에서는 위례신사선 사업 수주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 중 실제로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을 시행할 역량이나 경험이 부족한 기업·금융기관이 무리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철도 건설·운영사업이 건축·토목뿐만 아니라, 차량·신호제어·통신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 산업이기 때문에 각 분야별로 상호 호환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운영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대일무역관계 악화 등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기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수주를 위해 근시안적으로 외산 시스템을 도입·운영하려는 컨소시엄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위례신사선은 기본적으로 경량전철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경량전철 수주·제작 실적은 차량 3사 중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등이 보유하고 있고, 다원시스는 중량전철 수주 실적은 있지만 아직 경량전철은 제작해본 경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량전철의 경우 차량·신호제어·관제 등이 일반 전철 구간에 비해 컴팩트(compact)하면서도 소수의 인력으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상호 호환성이 높은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진산전이 제작한 한국형 고무차륜 경량전철 (K-AGT)     © 우진산전 제공

 

철도신호업계에 종사하는 B씨는 “국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개발한 LTE-R기반 한국형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KTCS)은 어렵사리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도시철도용 신호제어시스템이고 이미 신림선·동북선 등 경전철 사업에 도입하면서 상용화 단계에 있는데, 일부 컨소시엄에서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국산 신호시스템 도입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 기술·제품을 국산화하는 이유는 결국 생애주기비용(LCC)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도 큰데, 위례신사선 수주라는 목전(目前)의 이익 때문에 부랴부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외산 시스템을 도입하려 든다면 나중에 엄청난 유지·보수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철도 전장품업체에서 일하는 C씨는 “일부 컨소시엄은 사실상 철도 민간투자사업을 주도해 진행해본 경험 자체가 없고, 차량마저도 외산을 들여와 사업을 제안했다”며, “최소한의 건설·운영 능력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철도산업계가 상생하기 위해 힘이 들더라도 국내 기술로 차량을 제작·생산하고, 유지·보수를 위한 능력도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인데, 단지 ‘수주를 위한 수주’에만 목매 차량·신호를 외산으로 도배한다면 국내 철도산업이 고사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로템이 제작한 우이신설 경량전철 차량     © 우이신설트랜스 제공

 

◆ 금융기관 주도 컨소시엄 구성...현장 감각 떨어져

 

일부 철도업계 관계자는 최근 철도 민간투자사업이 지나치게 재무적 투자자(FI) 위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사업을 할 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사업의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는 FI가 철도건설‧운영사업을 주도할 경우 철도 건설‧운영에 대한 현장 감각이 떨어져 시공 과정에서 오히려 사업 진행 자체가 더디거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C건설사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민간SOC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민간투자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금융권의 ‘투자’는 필요할 수밖에 없고,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FI가 사업 자체를 주도할 경우 오로지 ‘수익’에 목적을 두고 사업 방향이 설정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철도산업 전반을 고려해 거시적 안목에서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민간 도시철도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심의기관은 아직 ‘협의 중’, 서울연구원 거론...글쎄?

 

이례적으로 5개 컨소시엄이 참여한 위례신사선 민간투자사업을 떠안고 있는 서울시는 난감한 입장이다. 5개 컨소시엄을 평가함에 있어 시간적 여유도 필요하고, 충분한 검증능력도 확보해야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눈초리에 사업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컨소시엄을 ‘공명정대’하게 심의할 평가기관이 선정되지 않아 더욱 초조하기만 하다.

 

“위례신사선 평가심의기관은 협의단계 중”이라는 것이 사업 주무부서인 서울시 도시기반본부의 공식입장이다. 당초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평가심의를 위해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등과 접촉했지만 PIMAC에서는 ‘업무과다’ 등의 사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연구원 전경     © 서울연구원 제공

 

대안으로 서울연구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서울연구원의 경우 경험부족 등으로 인해 위례신사선 심의평가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평가심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이 충분한 평가능력 즉, 평가위원 Pool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서울연구원의 경우 이제 시작단계라는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의 경우 향후 주요 민간사업으로 추진될 ‘잠실 마이스(MICE) 개발’, ‘서부간선 및 동부간선 지하화’ 등등 민간투자사업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민자사업 평가기관으로 등록한 상태이며, 최근 ‘서울아레나’ 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한 심의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서울시에서 추진할 예정인 민간투자사업을 평가함에 있어 다양한 분야의 평가위원이 일정 수 이상 확보되어야만 관련 규정에 의해 평가심의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위원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며, “위례신사선 제안서 평가를 위해 촉박하게 심의위원을 모집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오해다”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기반본부 관계자는 “위례신사선이 서울시가 추진한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으로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는 5개 컨소시엄을 꼼꼼하게 평가해야만 한다”며, “결국 공정한 평가를 기반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어야만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인 만큼, 올해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목표’로 세우고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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