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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는다”

대한측량협회 이명식 회장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14/05/12 [19:14]

“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는다”

대한측량협회 이명식 회장

김영도 기자 | 입력 : 2014/05/12 [19:14]
▲ 대한측량협회 이명식 회장     © 김영도 기자
대한측량협회 19대 회장으로 연임된 이명식 회장은 지난 2월 25일 회장선거에서 상대 후보와 동점을 이뤄 협회 정관에 의해 당선되는 흔하지 않은 이변을 낳으면서 달리는 말의 기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일화를 남겼다.


 위기를 기회로 

 
협회 정관에 따라 대한측량협회가 선택한 이 회장은 협회가 출범한 이후 현업에 종사하는 지역출신의 경영인으로 처음 18대 회장직에 당선되었으며 협회의 존속이라는 가장 큰 시련과 위기가 닥쳤을 때 재연임을 통해 슬기롭게 어려움을 나가는 혜안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8일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이 발의한 ‘공간정보산업진흥법’과 민주당 김관영 의원이 10월 24일 발의한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11월 1일 발의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3개 공간정보 법안으로 측량업계가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동안 민간 중소 측량 업체들이 해오던 공간정부구축사업을 대한지적공사가 할 수 있도록 3개 공간정보 법안이 문호를 개방했다는 우려감으로 업계는 위기감이 고조되었고 국토교통부와 8차례의 지리한 TF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이명식 회장은 공간정보 3개 법안 개정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전방위로 개정 저지를 진두지휘해오던 전임 회장으로서 19대 회장 선출에 협회 존속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연임을 선언하며 재출마하게 됐다.

이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사업에 전념할 수 없어 회장직을 연임해야할지 고민스러웠다”며 “공간정보 3개 법안이 목전 앞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이 업무파악을 하다보면 큰일을 놓칠 수 있어 법 개정만큼은 마무리해야겠다는 각오로 출마했었다”고 말한다.

그의 당선이 비록 절반의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대한측량협회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온 그의 손을 들어 공간정보 3개 법안 개정 저지를 위해 마지막 항전에 나서게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직능위원회 박수현 의원 주최로 3월 31일 국회에서 중소측량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간정보산업 활성화 방안 정책간담회를 열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측량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국토교통부와 대한지적공사의 이해 폭을 좁히는 성과를 낳았다.

이를 계기로 4월 10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공간정보 3개 법안이 법안심사소위로 회부된 이튿날 11일 여의도에 소재한 대한지적공사 공간정보연구원에서 국토교통부가 대한지적공사와 대한측량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극적으로 상호 업무협약을 갖도록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급조된 양상이 뚜렷했지만 대한측량협회에서 요구한 대부분의 사항들이 전면 수용됐다는 낭보를 업계에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이명식 회장은 2011년 대한측량협회 18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측량시장 확대와 측량산업 경쟁력 강화, 협회 공적기능 강화, 고객서비스 제고 등 구제척인 방안들을 마련해 실천하면서 회원사가 주인되는 협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

회원사들에게 협회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평가심사시 공정성을 기한다든지 협회가 올바르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많은 부분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협회 사무실이 임대로 사용하고 있어 보증금도 꽤 들어가 있지만 매년 3억 4천만 원 정도 관리비 나가고 있다”며 “어떻게든 임기동안 조그만 건물이라도 협회 사옥을 마련해 지출을 줄이고 업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발주량이 줄면서 그동안 난립되어 있던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탓에 보따리 장사가 늘어나 업역 발전에 저해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협회는 QR코드를 제작해 협회 공식회원임을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업체라도 서류를 제출할 때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회사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어 측량업의 신뢰도를 제고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이명식 회장은 2012년말 측량관련용역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받는데 앞장서왔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은 공공기관에서 발주되는 측량용역에 대해 직접 생산증명서를 발급받은 업체만 참여할 수 있고 대기업은 공공시장 조달 참여가 배제되는 제도이다.

이명식 회장은 “측량분야는 오래된 전문분야인데도 실제 주업이 아닌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입찰에 참여해 저가하도로 수주하면서 측량시장의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어 중기법에서 고시하고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측량업종을 지정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공간정보 3개 법안을 개정하는 과정 중에 대한지적공사와 업역을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측량업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받아 업역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최종 합의에 중소기업자간 경쟁업종은 대한지적공사에서 침해하지 않도록 명문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협력 파트너로 신뢰관계 회복 

 
대한측량협회는 이러한 정책변화로 대한지적공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오해와 갈등을 청산하고 동반자적인 파트너십을 새롭게 구축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명식 회장은 “공간정보 3개 개정안의 취지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개정안에 업역 침해조항이 많아 반대했던 것”이라며 “경쟁자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김영표 사장과 지속적인 교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대한지적공사와 태국 물관리사업에도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중이고 공간정보 3개 법안에 대한 시행령 시행규칙도 협의해 공동용역을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것이라도 충실함으로 


또 이명식 회장은 “협회가 공간정보산업협회로 지적협회와 통합되면 협회 규모가 커져 기술자와 업계 모두가 더 잘될 수 있도록 우리 현 임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협회에 등록된 측량업종은 지적을 포함해 항공측량부터 일반측량업까지 11개 업종이 있고 일반 측량업의 경우 3600개사중 절반 정도인 1800개사 정도가 소규모 업체들이다.

최근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큰 기업에서부터 작은 영세기업들까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무허가 업체의 난립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명식 회장은 “처음 지방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조그마한 영세 업체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왔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 분들에게 조금만 도움을 주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에게 용역도 발주해주는 등 회원사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협회 소속된 전국 130개 분회장들은 분기별로 교감을 가지며 업역 발전을 위한 제안과 방향에 대해 의견들을 제시하는 등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이명식 회장은 앞으로 통합협회 출범에 따른 발전방향에 대해 “그동안 협회가 수입이 편중되어 직원들도 국가위탁사무에 치중되어 상대적으로 회원사들에 대한 지원사업이 약화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협회 운영에 대한 균형을 맞춰 국가 위탁사무 보다 교육, 연구, 기계검증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 협회 기능을 제대로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는 것이 협회 발전에 대한 지론이다.

그는 또 “요즘은 대형공사, 초고층 장대교 등 측량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에 반해 사회적인 위상이 낮아지고 있어 측량업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고 실질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협회도 측량사들에 대한 처우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식 회장은 공제회 운영을 통해 회원들에게 보증증권이나 이행증권을 끊는다든지 작은 것부터 하나씩 챙겨 회원들을 도우면서 안정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법 개정과 더불어 하위법에 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리 없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과 일이 좋아 일을 찾아하는 사람의 인식 차이는 매우 크다. 그런 연유로 이명식 회장에게 시련과 위기는 또 다른 기회로 비쳐지는 까닭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68년 청주기계공고를 졸업한 그는 토목직 공무원 생활을 거쳐 1973년 (주)충청에스엔지’의 전신인 충청측량설계공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측량업을 해오면서 가업으로 아들 재관ㆍ재영씨가 승계하고 있다.

이명식 회장은 “자녀들이 나를 보고 자연스럽게 관련분야를 전공을 해서 기술사도 받고 박사과정도 마쳐 둘이 사무실을 운영해 나가다 보니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측량이 내 인생의 천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주)충청에스엔지는 과감한 투자와 합리적인 경영,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반측량을 비롯해 지하시설물측량, 공공측량, GPS측량, 수치지도제작, GIS 및 소프트웨어 개발, 도시ㆍ경관계획, 토지적성평가, 교통영향평가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회장은 “소규모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꾸준히 하다보면 인정받는 날이 오기 마련”이라며 “돌아보면 좋은 적도 있었지만 회사 경영이 어려워 거의 망하는 수준 정도까지 간적도 있었다”고 굴곡이 많던 지난 시간들을 회상했다.

한국전쟁의 유복자로 태어난 그는 가난으로 녹록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내야 했지만 그의 어머니는 사회에 밝음을 심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의 밝은 명(明), 심을 식(植)자를 써서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이명식 회장은 30대부터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해 국제라이온스협회 충북지구 총재, 청주 YWCA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나눔의 결실을 맺어오고 있으며 작년 10월부터 충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8대 회장으로 사랑에 빚진 자의 삶을 다하며 축복의 통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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